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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호

2022 대학별 수시 분석 01 _ 고려대

자기소개서 폐지, 서류 평가 항목 조정, 전형 간 복수 지원 확대

고려대 2022학년 수시 모집은 전년의 틀과 유사하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변화가 크다. 우선 전형 간 복수 지원을 확대 허용하고, 자기소개서를 폐지했다. 또 서류 평가에서 계열 적합성과 성장 가능성을 포괄한 자기계발 역량 항목을 신설하고, 학생부 교과 전형의 교과 평가에서 진로선택 과목은 성취도 A 비율에 따른 변환 석차등급을 반영한다. 지난해 블라인드 평가 도입에 이어 진로선택 과목 성취 평가, 학생부 기록 축소 등의 대입 환경의 변화가 큰 상황에서 정량·정성 평가의 각 요소를 활용해 학교의 교육 환경, 학생의 성장 과정과 과목 선택 이력의 의미를 짚어내겠다는 설명이다. 고려대 인재발굴처 최미정 책임입학사정관에게 2022 수시에서 꼭 짚어야 할 부분을 들었다.

취재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사진 제공 고려대학교 입학처


대학별 전형 분석 자문단

오원경 교사(경기 홍천고등학교)
박영출 교사(경남 남해해성고등학교)
이동헌 교사(서울 미림여자고등학교)
허준일 교사(대구 경신고등학교)






지난해 처음 진행한 블라인드 평가의 결과는?

고교 유형별 합격 비율은 예년 수준이다. 예상했던 결과다. 애초에 수험생의 소속 고교에 대한 평가를 시행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공통 고교 정보’를 활용하지 못해 평가에 어려움이 있었다. 과목을 선택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한 수험생들을 평가하려면 교육 환경과 학생들이 이수한 과목·성적 사이의 맥락을 읽어내야 한다. 학생이 스스로 선택한 것인지, 학교 교육과정의 영향인지에 따라 자기 주도성이나 지적 호기심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학교 간 차이는 보지 않지만, 교육과정 편제표와 같은 학교 출신의 지원자 서류를 교차 점검하며 지원자의 소속 학교 안에서의 과목 개설·이수 현황을 살폈다. 올해도 비슷하다.



‘공통 고교 정보’ 11고교에 대한 정보를 알리고자 대학 측에 제공하는 자료. 개별 고등학교에서 교내 시상 내용, 3개년 교육과정 편성표 등을 포함해 작성하며, 이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취합해 대학에 제공했다.



올해 전형 간 중복 지원을 모두 허용했다. 이유는?

지원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교과 전형인 학교 추천 전형의 경우 학교장 추천을 받아야 한다. 평가에서 교과 비중이 크고, 수능 최저 학력 기준도 높다. 지원자 풀이 좁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학생이 재학 중인 학교 내 구성원의 특성이나 지원 경향에 따라 전형이 요구하는 교과 역량이 충분한데도 지원을 못할 수 있다. 학생의 역량이 아닌 환경상의 이유로 지원에 제약이 생기는 셈이다. 전형 선택에 따라 당락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런 결과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전형 간 복수 지원을 허용하면서, 학교 추천 지원자가 최저 기준이 있는 종합 전형인 학업 우수형에 함께 지원했을 때, 중복 합격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학업 우수형의 1단계 통과 인원을 종전 5배수에서 6배수로 확대했다.


왜 종합 전형에서 자기소개서를 폐지했나?

자기소개서는 학생부를 보완하는 역할이다. 학생부에 학생의 학업이나 학업 외, 인성적 면이 충실히 담기면 자기소개서로 부연할 필요가 없다. 고려대 지원자들의 학생부 기록은 대부분 충실한 편이다. 때문에 학생과 학교의 부담을 낮춰주려 지난해 자기소개서를 선택적으로 제출하게 했다. 또 2024학년 자기소개서 폐지가 예고된 상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폐지했다.


올해 고3은 진로선택 과목 성적이 성취도로 기재된다. 학교 추천 전형의 교과 성적 산출 방식을 설명해달라.

A~C 성취도를 받은 학생들의 비율을 반영한 변환 석차등급을 활용해 교과 평균 등급을 산출한다. 진로선택 과목의 평가 변화를 고려해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했다. 그 결과 성취도별 비율을 반영하는 교과 성적 산출 방식을 활용할 경우, 도전적으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한 학생들이 등급을 잘 받기 위해 전략적인 과목 선택을 한 학생들에 비해 교과 전형에서 불리한 부분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 고려대는 학교 추천 전형에서도 서류 평가를 20% 반영한다. 이를 통해 공동 교육과정 이수 등 지원자의 추가적인 노력을 고려하므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서류 평가는 어떻게 진행하나?

크게 학업과 인성, 그리고 자기계발 역량을 살핀다. 종전 계열 적합성과 성장 가능성을 묶어 자기계발 역량으로 통합했다.

기존 평가 지표대로라면 학교마다 다른 과목 선택 허용 범위나 학생들의 중도 진로 변경이 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학년 때 공대로 진로를 튼 학생이 <물리학Ⅱ>까지 공부하고 싶어도, 재학 중인 학교가 <물리학Ⅰ>을 2학년에만 개설하면 이수하기 어렵다. 학생 의지와 관계없이 과목 선택이 가로막히는 셈이다. 이에 따른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기계발 역량을 신설했다. 계열에 대한 이해·준비, 탐구 역량, 환경 극복 노력 등을 살핀다.


학교 추천 전형에서 면접을 없앴다.

고려대는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논리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뿐 아니라 인성적 측면을 함께 평가해왔다. 하지만 면접 고사가 수험생에게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전형 요소라는 현장의 의견 또한 적지 않았다. 팬데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학교 추천 전형에서 우선적으로 면접을 폐지했다. 개별 고교에서 추천 여부를 결정할 때 학생의 인성적 측면까지 고려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학업 우수형은 제시문 기반 비대면 화상 면접을 실시한다.


고려대는 인문 계열 최저 기준이 자연 계열보다 높다.
올해 수능 체제가 바뀌어 인문 계열 학생들의 충족률이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인데?

현재로서는 최저 기준 조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수시에서 최저 기준이 있었던 학교 추천형과 학업 우수형의 충족률은 인문 계열 60.2%, 자연 계열은 55.3%로 집계됐다. 다만 2023학년 학교 추천 전형의 최저 기준을 4개 영역 등급 합 기준 1등급씩 낮췄다.


계열 적합형의 합격자 중 일반고 출신이 17% 정도다. 일반고에서 어떤 학생이 지원하면 좋을까?

수능보다 계열 관련 활동을 두드러지게 해온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해 신설한 전형이다. 전형 특성상 영재학교나 특목고 지원자가 많았다.

현재 창의적 체험 활동 영역이 많이 줄어서 학생부는 과목 이수 이력과 세특 기록이 평가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이다. 계열에 필요한 과목을 어렵더라도 적극적으로 이수했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고교에서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누가 봐도 어려울 것 같은 과목을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이수하며 관련 역량을 드러내면 좋다.


지난해 계약학과인 반도체공학과와
첨단 학과(융합에너지공학과·데이터과학과·스마트보호학부)
합격자의 고교 유형별 비중은?

일반고 학생의 합격 비중이 높았다. 반도체공학과·융합에너지공학과·데이터과학과·스마트보호학부에 최종 등록한 일반고(자공고 포함) 출신 합격자 비율이 각각 60% 이상을 차지했다. 합격생들은 학교생활에 충실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리학> <화학>은 Ⅱ과목 이상 이수했으며, 수학·과학 관련 동아리·대회 참여 및 수상 실적도 풍부했다. 교과 성적이 우수하고, 관련 역량이 뛰어나면 적극적으로 지원해보길 권한다.


올해부터 학생부 수상 실적이 학기별 1개로 제한된다. 수상 실적 선택 시 고려해야 하는 점은?

지원 전공 계열과 관련된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우선 선택하되 너무 치우치지 않았으면 한다. 과학 경시대회 수상이 두 개 이상 겹친다면, 하나는 토론이나 외국어 관련 대회를 선택하는 등 다양한 역량을 보여주면 좋다. 기록 내용이 축소되면서 참가 인원, 순위, 참가 학년까지 유심히 살펴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올해 고려대 수시 지원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려대는 학교생활을 열심히 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의지가 있다. 학생부 기록 여부에 따라 학교생활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대학에 평가받거나 보여주기 위한 공부나 활동이 아닌, 스스로 내실을 다져가는 학교생활을 하길 바란다. 교육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도, 대학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학생을 선발할 것이다.








주요 전형 분석





지원하려면 학교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개별 학교당 2021년 4월 1일 기준 3학년 재적 학생 수의 4%까지 추천할 수 있다. 재학생·졸업생 비율은 학교 재량이며, 전형별, 계열별로 지원 인원을 제한하지 않는다. 전형 방법은 작년과 같지만 교과의 영향력이 60%에서 80%로 높아졌다. 면접 폐지도 주목해야 한다. 지원하면, 포기할 기회가 없다. 교과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추천을 받는 만큼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합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진로선택 과목의 성취도별 분포 비율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진로선택 과목 성취도에 따라 석차등급 점수를 변환하는 데, 이 점수가 클수록 2단계 교과 평균 등급, 3단계 학생부 교과 점수가 하락하는 구조이기 때문. B를 받거나, 성취도 A를 받더라도 분포 비율에 따라 환산된 점수의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서류 평가에서는 자기계발 역량 70%와 인성 30%를 반영한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작년과 동일하지만, 자연 계열 모집 단위의 수학 선택 과목이 <미적분>과 <기하>로 지정됐다. 수능 응시 인원의 감소 추세, 수능 체제의 변화 등을 감안하면 충족이 쉽지 않다. 수능에 자신 있다면 적극 도전해볼 만하다. 서울대 지역 균형 선발 전형, 연세대 추천형, 성균관대 학교장 추천 전형, 서강대 고교장 추천 전형 등과 지원자 풀이 겹칠 수 있다.




자기소개서가 폐지되고 1단계 통과 인원이 작년 모집 인원의 5배수에서 6배수로 변경된 점, 학교 추천 전형과 복수 지원 허용 등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서류 평가의 경우, 학업 역량 50%와 자기계발 역량 30%, 인성 20%를 반영한다. 제시문 기반 면접은 평가 당일 지정 고사실로 입실해 비대면 화상 면접(준비 12분, 면접 6분)으로 진행된다.

1단계 합격자 발표는 11월 18일(목), 면접 일정은 인문계가 11월 27일(토), 자연계가 11월 28일(일)로 수능 이후에 면접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2021학년 지원자 1만3천141명 중 최저 기준 충족자가 2천700명으로 충족률이 20% 내외였다. 실질 경쟁률은 2.23:1로 최저 기준 충족이 합격의 최대 관건이다.





작년과 전형 방법이 거의 동일하나 자기소개서가 폐지됐다. 정시 확대 기조 속에서 모집 인원이 78명 감소한 자연계와 달리 인문 계열은 26명을 더 선발한다.

서류 평가에서 학업 우수형과 평가 역량 반영 비중에서 차이가 있다. 학업 역량 40%와 자기계발 역량 40%, 인성 20%를 반영한다. 면접은 인문계 11월 13일(토), 자연계 11월 14일(일)로 수능 이전에 실시한다. 제시문 기반 면접은 비대면 화상 면접 방식으로 학업 우수형과 같으나, 준비 시간이 2배(21분)라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최저 기준이 없어 전문 교과 중심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다소 유리할 전망이다. 다만 과거 특기자 전형이나 지난해 계열 적합형에서 교과 등급이 높고, 전공 적합성이 뛰어난 일반고 학생의 합격 사례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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