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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호

새로 보는 전공 적합書 _ 지리학과

통섭적 사고력 키우는 책 읽기

취재 김지영 리포터 janekim@naeil.com
도움말 박정재 교수(서울대학교 지리학과 학과장)·안중희 편집자(문학사상사)
자료 각 대학 학과 홈페이지·전공 안내서



지금 지리학과는? 11자연환경+인문환경 아우르는 융합 학문

외침이 잦았던 우리나라의 역사를 강대국에 둘러싸인 요충지 성격을 띤 지리학적 특성에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지리학은 단순히 지역의 특성을 연구하는 게 아니라 지표에서 일어나는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을 아울러 연구하는 융합 학문이다.

크게 인문지리학, 자연지리학, GIS(지리정보과학) 세 영역으로 나뉘는데, 인문지리학은 경제지리 사회지리 도시지리 정치지리 문화지리 역사지리 교통지리 등으로, 자연지리학은 지형학 생물지리학 기후학 토양지리학 수문학 등으로 구성된다. GIS는 공간 정보를 수집·탐색·관리·분석하는 분야로, 정보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현대 사회에 필수적인 핵심 IT 기술로 자리 잡았다.

학문 간 융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에서 지리학은 사회 여러 분야의 현상을 통섭하는 도구로 큰 힘을 갖는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다방면에 관심이 많고, 사회문제를 진단할 때 융합적인 사고를 즐긴다면 지리학에 도전해보자.
졸업 후에는 건설·도로·항공·GIS 기업 등에서 일하고 교육계, 국토지리정보원, 한국교통연구원 등 공공기관에 진출한다.


대학이 말하는 지리학과 11복잡한 사회문제 해결할 새로운 패러다임

“지리학은 학문의 세분화 경향에 밀려 중요성이 간과돼왔습니다. 그러나 사회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융합과 통섭에 기반한 지리학자의 통찰력은 미래의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쓰임새가 점차 커질 것입니다. 전체를 구성하는 개별 요소를 파악한 후 이를 종합적으로 통찰하는 능력은 지리학자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이기 때문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의 발달은 인간 노동력을 상당 부분 대체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학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와 자연재해는 앞으로도 제어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코로나19 같은 팬데믹의 주기는 점차 짧아지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와 팬데믹은 인간이 자연을 과도하게 간섭한 결과입니다. 인위적 교란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국토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합니다.”
_ 서울대 지리학과 박정재 교수



ONE PICK! 전공으로 가는 북 내비게이션


환경의 차이가 결정한 인류의 역사


총 균 쇠
지은이 재레드 다이아몬드
옮긴이 김진준
펴낸곳 문학사상사


책은 ‘왜 백인들의 문명이 더 발달했는가?’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에 대한 결론 역시 단순하다. ‘각 지역의 환경의 차이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인종이나 선천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단지 환경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서울대 지리학과 박정재 교수는 “이 책은 지리, 즉 환경의 차이가 인류의 역사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융합적인 탐구를 거쳐 보여준다. 지리학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며 추천했다.

인류 역사상 문명의 시작을 알린 농업혁명. 유라시아 대륙은 농사에 유리한 기후 덕분에 일찍이 농경 사회로 진입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이 지역 사람들은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생긴 무기와 병원균의 도움으로 다른 대륙의 민족을 희생시키며 터전을 확장해나갔다. 이런 대륙 간의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유라시아 대륙은 횡으로 긴 데 비해,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은 종으로 길다. 횡으로 길다는 것은 같은 위도대를 의미한다.

위도가 같은 방향으로는 기후가 비슷해서 농사의 전파에 훨씬 유리했다. 농업이 발달하면서 문자와 철도 갖게 됐다. 농업에 필요한 가축도 길렀는데 여기서 전파된 균 덕분에(?) 유라시아 대륙의 사람들은 면역력이 있었다. 이에 비해 면역력이 없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균에 의해 떼죽음을 당했다. 결국 문자, 철, 균은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식민지화하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책을 펴낸 문학사상사 안중희 편집자는 “지리적 조건이 전 세계인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밝힐 목적으로 쓰인 책이다. 특히 ‘어째서 인류 문명의 발전이 각 대륙에서 다른 속도로 진행되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지리적 환경을 이유로 들어 설명해 지리학과 지망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 꿈을 응원해! 선배의 독서와 진로 이야기

"<지리쌤과 함께하는 우리나라 도시 여행>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간접 여행 떠나보세요”


이동혁
건국대 지리학과 1학년


Q. 지리학과에 진학하게 된 동기는?

지리학과에 지원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문화재나 박물관 등 역사 현장을 찾아 직접 경험하고, 보고, 느끼고, 배우는 체험형 학습이 마냥 좋은 ‘역사 덕후’였죠.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역사 동아리 부장으로 활동하며 적극적으로 답사 활동을 하고 좋아하는 역사 공부를 계속했어요.
그러다가 <세계지리> 과목을 배우면서 지리를 접하게 된 거죠. 공간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지리’가 답사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최고의 학문으로 느껴졌어요. ‘지리’라는 학문에서는 제가 그냥 걸어 다니거나 단순히 생활하는 모든 것이 답사가 될 수 있었거든요. 그렇게 저는 지리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지리학과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었어요.


Q. 나만의 학과 지원 팁이 있다면?

학과에서 배우며 느낀 점은 ‘통찰력’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고등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을 넘어 ‘왜? 어떻게?’가 요구되거든요. 어떤 원인의 결과로 해당 경관, 현상, 차이가 나타나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해요. 지리학과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통찰력을 갖춘 학생을 최고의 인재상으로 여겨요. 주위 공간에 관심과 의문을 갖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경험을 쌓다 보면 통찰력이 자라 있을 거예요. 지리학은 광범위한 학문이어서 여러 학문과 융합돼요.
그만큼 종합적인 사고가 요구됩니다. 저처럼 역사와 지리를 융합할 수도 있고, 각자 흥미 있는 과목에 지리를 융합해나가면서 키운 자신의 종합적 사고력을 학생부에서 보여준다면 좋은 전략이 될 거예요.


지리쌤들과 떠나는 도시 답사 여행

리쌤과 함께하는 우리나라 도시 여행
지은이 전국지리교사모임
펴낸곳 폭스코너


“우리나라 여러 도시들의 역사적 배경과 지리적 경관을 잘 설명해주는 책이에요. 전국의 지리 선생님들이 도시를 직접 답사하고 쓴 책이기 때문에, 읽으면서 제가 실제로 답사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세 권의 책이 시리즈로 구성되어 다양한 도시들을 책으로 답사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어요. 특히 2권에서 소개된 인천은 개항부터 일제강점기, 6·25전쟁, 도시 개발까지 ‘근현대사 나이테’라고 표현할 만큼 경관 곳곳에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었어요. 너무 인상적이어서 직접 답사를 다녀오기도 했죠. 실제 여행처럼 재미있게 우리 도시들을 알아갈 수 있는 책이에요. 코로나19로 이동이 힘든 이때, 이 책 속으로 답사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가깝고도 먼 북한 여행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4: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지은이 유홍준
펴낸곳 창비


“대한민국 사람은 가기 힘든 북한을 책으로나마 방문할 수 있었어요. 절대적 거리는 가장 가깝지만 심리적 거리는 제일 먼 북한이 늘 궁금했거든요. 수많은 시도 끝에 북한에 갈 수 있었던 지은이는 북한에서의 모든 것을 책에 섬세하게 담았어요. 책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삶도 많이 볼 수 있어요. 농담이나 걱정을 주고받는 일상들까지요. 문화재와 자연경관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고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많이 훼손됐지만 대동강과 함께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는 평양성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평소 알기 힘든 북한의 문화와 주민들의 삶, 직접 볼 수 없는 북한의 문화유산들을 이 책으로 경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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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리포터 janekim@naeil.com
  • BOOKS & DREAM | 꿈과 흥미, 대입과 通하다 (2021년 05월 19일 10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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