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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0호

우리 학교 도서관 1 | 경기 소래고 _ 바쁜 아침, 우리가 도서관에 가는 이유?

“정약용 벤치마킹한 ‘읽기’ 훈련, 긴 수능 지문 두려움 없어졌어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고등학생들은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하기 일쑤다. 한데 경기 소래고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 아침 시간을 쪼개 학교 도서관으로 향한다. 본관에서도 떨어진 곳을 일부러 찾는 학생들. 이유는? 도서관 프로그램 때문이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오랜 시간 꾸준히 운영하는 만큼 독서 습관은 물론 읽기 능력까지 높일 수 있다고.‘책’이라면 고개를 젓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발걸음을 이끌어낸 소래고 학교 도서관의 이야기를 담아봤다.

취재 송은경 리포터 eksong@naeil.com
도움말·사진 이상애 사서(경기 소래고등학교)


제대로 읽는 법, 도서관에서 배워요!

수요일 아침, 학교 도서관에 모인 학생들은 익숙하게 자리를 잡고 무언가를 읽기 시작한다. 책은 아니다. 학교에서 만든 출력물로 신문에서 발췌한 지문이다. 지문을 읽은 학생들은 시간을 체크해 분당 얼마만큼의 글자를 읽었는지 확인한 후, 관련 문제를 풀어 지문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점검한다. 이는 다산 정약용의 독서법을 벤치마킹한 소래고식 ‘NIE 독서’의 시작이다.

소래고 도서관을 총괄하는 이상애 사서는 “매 지문마다 문제지를 만들어 학생들이 글을 빠르게 읽는 한편, 정확하게 읽는 것에도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읽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글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속독이 끝나면 원하는 사람에 한해 1천 자 정도 되는 지문을 그대로 옮겨 적는 초서를 하거나, 지문을 읽고 얻은 교훈이나 생각을 적는 질서 활동을 한다.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다 보니, 학생들은 참여하는 것만으로 긴 지문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빠른 시간 안에 정독하는 훈련으로 독해력 향상에 도움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생활 속 다양한 지문을 통해 배경지식을 쌓는 것은 덤이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해 개설됐다. 2018학년 수능은 국어를 비롯해 여러 영역의 지문이 유난히 길었다. 수험생들의 어려움을 본 재학생들이 해법을 찾고 싶다고 요청해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소래고 도서관은 이처럼 학생들에게 필요한,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최소 1년, 길게는 9년 동안 진행함으로써 지난해 전국 도서관 운영 평가에서 우수 학교 도서관으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기 소래고는 ‘NIE 독서법’뿐만 아니라 매년 주제를 달리하는 방학 프로그램인 ‘3개년 독서 교실’, 학업에 지친 학생들의 힐링을 위한 ‘책과 그림과 음악으로 하는 명상’, 개인별 진로 독서 계획을 바탕으로 실생활 속 직업에 대해 알아보는 ‘NIE 진로 독서’ 등 지난 2011년부터 20여 개의 다양한 도서관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학생, 학교 도서관을 말하다

빠르고 정확히 읽는 ‘완소’ NIE 프로그램




“배경지식도 얻고 생각도 정리해볼 수 있어 좋았어요”

NIE 독서법의 좋은 점 중 하나는 단순히 읽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사서 선생님과 직접 내신 10개가량의 문제들을 풀며 내가 정확하게 읽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또 지문과 연계된 문제들로 다른 배경지식까지 얻고,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주관식 문제로 제시문에 대한 생각도 정리해볼 수 있었죠. 1년간 꾸준히 했다는 뿌듯함, 당장 보이지는 않지만 예전의 나보다 독서 실력이 나아진 것 같다는 기쁨을 느껴요.
_ 3학년 권소희


“저도 모르게 책 읽는 속도가 빨라졌어요”

저는 원래 책 읽는 속도가 엄청 느렸어요. 그래서 글을 빨리 읽고 문제를 푼다고 해서 속독 능력이 향상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학교 도서관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했더니 저도 모르게 책 읽는 속도가 빨라지더라고요. 내용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요. 저에겐 정말 유익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_ 3학년 권희애



사서 추천 도서

“읽어두면 삶이 바뀔 두 권의 책

이상애 사서


클라우드


지은이 윤혜식
펴낸곳 미디어샘

코로나19로 그동안 늦추었던 미래가 왔습니다. 이미 다가온 미래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궁금하다면, 또 미래를 이끌 기업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자 한다면 <클라우드>를 추천해요.

클라우드는 단순한 IT 기술이 아니에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데 최적화된 플랫폼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매일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는 IT 분야에서 그 트렌드를 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클라우드만큼 기술 스펙트럼이 넓고, 업데이트가 빠르며,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술도 없답니다.
미래를 예견하는 열쇠를 쥐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랍니다.


쓰레기 제로 라이프

지은이 실비 드룰랑
그린이 장 부르기뇽
옮긴이 이나래 펴낸곳 북스힐

그동안 우리는 미래 세대를 생각지 않고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며 살았습니다. 더구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더 많은 일회용 쓰레기들을 만들어 그야말로 쓰레기 대란 상태죠.

<쓰레기 제로 라이프>에는 쓰레기로 고통받는 지구를 생각하는 제로 카라비스투유 가족이 2015년부터 실천한 쓰레기 제로 노하우가 담겨 있어요. 책에서는 쓰레기를 줄여야 하는 이유와 그 실천 방법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 가족들처럼 세상을 바꾸는 삶인 쓰레기 제로 라이프에 도전해보실래요? 이 책이 하루에 한 개의 쓰레기라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돼, 세상을 바꾸는 삶에 동참하기를 바라며 추천합니다.



학교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학생들의 쉼을 돕기도 하고, 학습이나 입시에 도움을 주기도 하죠. 학생들과 사서 교사가 전하는 각양각색 학교 도서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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