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문화와 민족, 종교가 어우러진 싱가포르는 다양성이 하나의 강점인 나라다.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살아가기에 음식이나 축제 등 여러 문화가 공존한다.
실제 싱가포르는 퓨전 음식의 천국으로도 불린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문화가 융합된 퓨전 요리인 페라나칸 요리가 대표적이다.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돼지고기에 말레이시아 조미료인 코코넛 밀크와 허브, 칠리, 향신료를 섞거나 말레이시아 요리에 면이나 숙주, 간장 등의 중국 재료를 첨가해 음식을 만든다.
다민족 국가, 다양한 식문화 공존
싱가포르는 반숙 달걀과 카야 버터 토스트 등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한다. 카페나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 이들도 많다.
싱가포르의 학교 급식은 같은 음식을 배식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푸드코트처럼 여러 종류의 음식점이 입점해 있어 원하는 음식을 선택해 먹는다. 급식으로 말레이시아와 태국, 인도 음식을 비롯해 퓨전 음식도 만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중국계인 화교가 전체 인구의 74%를 차지해 중화 문화권의 음식을 즐긴다. 대표 음식인 볶음국수 호키엔미는 새우와 오징어 등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중국 음식이다. 한국 음식에 비해 시거나 짜고 특유의 향이 강한 편이다.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사용하는 삼발 소스 또한 싱가포르 음식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삼발 소스는 고추, 후추 등 다양한 향신료와 소금, 식초, 젓갈 등을 섞어 짠맛과 신맛을 내는 소스다. 그 밖에 머드 크랩을 걸쭉한 토마소 칠리 소스로 볶아 매콤하게 맛을 낸 칠리 크랩, 페라나칸 요리인 락사 등이 싱가포르의 대표 음식이다.
고급 레스토랑부터 노점상 집합소 호커 센터까지
싱가포르에는 작은 노점 여러 개를 모아놓은 푸드코트 ‘호커 센터’가 곳곳에 있다. 호커 센터가 생기기 전에는 비인가 노점상들이 즐비했다. 그러나 정부가 비위생적 실태를 해결하고 거리를 정비하기 위해 버스터미널이나 공공주택 주변에 음식 센터를 세웠다.
로컬 음식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와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한 장소에서 먹을 수 있고, 4천 원 정도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이 부담 없이 이용한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정부가 관리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저임금 노동자나 학생 등 한 끼에 큰 비용을 지급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하다.
싱가포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만4천달러가 넘는 나라인 만큼 부유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레스토랑도 즐비하다. 실제로 브런치 카페나 레스토랑의 경우 1인당 3만 원은 줘야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많고, 경치가 좋은 바의 경우에는 1인당 5만 원은 기본이다. 싱가포르는 이처럼 다양한 외식 문화가 발달해 있다.
고교 때까지 교복 필수, 교복 규정 엄격한 편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에 있는 국가 중에서도 특히 적도에 가까운 곳에 위치해 연중 날씨가 늘 후덥지근하다. 연중 평균 기온은 26~27℃이며, 연중 최저 기온 또한 23℃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 한국 기준으로 보면 항상 여름이다. 이러한 열대기후 때문에 영화관이나 대형 쇼핑몰, 미술관 등은 상시 에어컨을 틀어야 한다. 따라서 실내 문화생활을 즐길 때는 긴 바지를 입거나 카디건 또는 셔츠 등이 외출 필수품이다.
싱가포르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고등학교, 2년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까지 모두 교복을 입는다. 학교마다 교복에 대한 규정은 엄격하다. 운동화나 양말도 학교에서 정해준 색깔과 디자인만 가능하다. 대체로 흰 양말과 흰 운동화를 신는다. 교복은 단색인 학교가 많고, 몸에 달라붙지 않고 품이 넉넉해 활동이 편하며 바람이 잘 통한다.
더운 날씨 탓에 상의는 넥타이 없이 카라 있는 셔츠 형태인 경우가 많고, 여학생들은 반소매에 치마를, 남학생들은 주로 반소매에 긴 바지를 입는다. 학교에 따라 반바지를 입기도 하는데 보통 중학교 때는 긴 바지만 허용되는 곳이 많다. 회사원은 셔츠에 긴 바지를 입어야 한다. 날씨를 참작해 직원들에게 블레이저나 넥타이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싱가포르의 경우 여러 문화가 공존하 는 만큼 문화의 특색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전통 의상도 만날 수 있다. 유명한 관광지 중 한 곳인 아랍 거리는 아랍 상인들과 이슬람 교도들에 의해 형성됐다.
이곳 사람들은 이슬람 문화권의 영향을 받아 이슬람 여성의 전통 복장인 히잡을 쓰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힌두교의 가장 큰 축제인 디파발리 때는 힌두교인들이 인도 전통 의상을 입는다. 디파발리는 빛의 축제로, 집과 사원에 등불을 밝히고 힌두교 신들에게 감사 기도를 올린다.
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싱가포르의 화교들은 음력 1월 1일에 신년 축제를 즐긴다. 이 날은 많은 화교가 중국 전통 옷을 입고 새로운 해의 시작을 축하한다. 주로 빨간색이나 노란색의 전통 복장들을 입고 화려한 행사들을 펼친다. 다양한 민족이 정착한 싱가포르답게 서로 다른 문화를 인정하며 공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1 싱가포르 고교의 교복. 싱가포르는 학교의 규율이 센 편이다.
2 노점이 모여 있는 싱가포르의 호커 센터. 4천 원이면 든든히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3 각 문화의 축제를 즐기는 모습. 인도의 전통 의상과 중국의 전통 의상.
싱가포르 Singapore
이한규
싱가포르 통신원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운 환경에서의 경험과 외국인과의 자유로운 대화를 꿈꾸며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미국 특유의 여유로운 개인주의 사회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친화력과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는 추진력을 배웠다. 고등학교 졸업 후 예일대가 싱가포르국립대와 공동으로 설립한 Yale-NUS College에 진학해 현재는 경제학과 3학년이다. 싱가포르만의 교육 방식, 문화, 생활 등 교육과 유학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고 싶다. 싱가포르 유학에 대한 궁금증은 hankyu lee95@u.yale-nus.edu.sg로!
2020년엔 유학생 통신원과 학부모 통신원이 격주로 찾아옵니다. 7기 유학생 통신원은 캐나다와 싱가포르, 4기 학부모 통신원은 중국과 영국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유학 선호 국가이지만 중·고교의 교육 환경과 입시 제도 등 모르는 게 더 많은 4개국. 이곳에서 생활하는 유학생과 학부모의 생생한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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