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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985호

EDUCATION 해외통신원 | 각국의 의식·문화

캐나다 학교가 급식 안하는 이유, 다양성 존중

각 나라는 오랜 역사를 통해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나간다. 그러나 캐나다는 미국과 비슷하게 다양한 민족이 모여 만들어진 국가다. 따라서 한국처럼 특정 의상이나 음식 등 특별한 문화를 찾아보기 어렵다.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사는 곳이니만큼 각자의 문화를 존중하고 지지한다.


정체성을 찾아가는 10대, 옷으로 규제 NO!

캐나다는 다양한 민족이 혼재된 데다 영국의 오랜 식민지였기에 독자적인 역사가 거의 없다. 따라서 전통 의복으로 칭할 만한 것이 없다.

그래도 캐나다 하면 떠오르는 의상을 찾자면 원주민인 에스키모의 복장과 영국, 스코틀랜드의 전통 의상을 들 수 있다. 붉은 제복에 승마바지, 챙이 있는 모자를 쓴 기마 경찰복 역시 영국의 것과 비슷하다.

직업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캐나다는 비교적 출근 복장이 자유로운 편이다. 물론 상황에 맞지 않는 의상은 제한하지만, 자신이 판단했을 때 일하기에 적합한 의상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어린이집에서는 활동적인 업무를 해야 하기에 레깅스, 운동복, 면티 등 편한 복장이 허용된다. 그러나 몇 가지 규칙이 있다. 레깅스를 입을 시에는 특정 신체 부위가 과하게 도드라질 수 있으므로 긴 상의가 필수다. 운동복을 입을 시에는 무릎이 늘어나 있으면 안 되고, 면 운동복은 허용되지 않는다. 면티 또한 가볍고 편하므로 근무할 때 적합하나 노출이 심한 것은 금지하는 식이다.

학생들의 옷차림도 자유롭다. 캐나다에는 교복이 없다. 학생들이 각자 판단하기에 공부에 가장 집중할 수 있는 편한 의상이라면 자유롭게 입을 수 있다. 노출의 정도도 규제하지 않는다. 체인이 달린 가죽 옷, 엉덩이 밑부분이 보이는 짧은 바지, 브래지어가 보이거나 등이 깊이 파인 상의 등 어떠한 옷이라도 허용한다.

학생들에게 옷에 대한 규정을 둬 행동을 제한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규제보다는 자유를 보장하는 것 같다.


인종·국가별 풍습, 개인 취향 고려
식단 다양한 대학 식당

캐나다는 많은 문화와 풍습이 존재하고 그 모두가 존중되는 편이다. 우리나라처럼 떡국, 송편, 불고기 등 전통음식은 없지만 대표 음식이라고 느낀 한 가지가 있다. 요리법은 간단하지만 포만감을 주는 애피타이저, 푸틴이다. 푸틴은 감자튀김 위에 그레이비 소스를 듬뿍 뿌린 후 그 위에 모차렐라 치즈를 올린 음식으로, 소스와 치즈가 배어 부드럽고 바삭하다.

호불호 없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캐나다 내 거의 모든 패스트푸드점에서 판매하며 가격도 저렴하다. 고등학교 매점이나 대학 기숙사 식단에도 자주 등장한다.

캐나다의 모든 학교에서는 급식이 없다. 다양한 인종이 있을뿐더러, 동물성 재료뿐 아니라 동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제품, 달걀, 꿀 등을 전혀 먹지 않는 비건을 비롯한 여러 단계의 채식주의자도 많고, 특정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등 사람들의 식습관과 식성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각자 준비해 먹는 것을 모두의 생활과 문화를 존중해주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학생들은 각자 준비한 도시락을 먹기 때문에 별도의 식당이 없다. 고교 매점에서는 햄버거, 핫도그, 피자 등 간편한 패스트푸드를 주로 판매한다.

대학 기숙사 중 부엌이 설치된 방에서는 각자 요리를 해 먹을 수 있지만, 부엌이 없는 방에서 지내는 학생들은 기숙사 식당을 이용해 끼니를 해결한다. 기숙사 식당은 정해진 시간에만 음식을 판매하기 때문에 그 시간에 식당에서 먹거나 음식을 포장해간다. 대학 기숙사에서는 샐러드부터 초밥까지 다양한 식단을 제공한다. 채식, 비건, 글루텐프리, 땅콩 프리 등 다양한 식습관과 알레르기를 고려한 식단이 제공돼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수업 시간에도 식사 자유롭게 할 수 있어

고교 내에서는 식사 장소에 대한 제한이 없다. 따라서 어느 곳에서나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교실, 복도, 식당, 강당, 운동장 등 자신이 머문 자리의 뒤처리만 책임진다면 가능하다.

대학 또한 기숙사 식당의 음식을 포장해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있다. 기숙사의 식사 시간과 수업 시간이 겹친다면 음식을 포장해서 수업을 들으면서 먹기도 한다.

캐나다 음식은 냄새가 심하지 않아 남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 각자 생활 리듬에 맞춰 점심시간이든 수업 시간이든 자유롭게 도시락을 먹는 것이 허용된다. 단,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들이 많아 땅콩 음식은 금지한다.

보통 도시락으로는 샌드위치를 가장 많이 준비한다. 대부분의 학생이 부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직접 도시락을 준비하기 때문에 간단한 샌드위치를 선호하는 편이다. 중동 아시아 친구들은 브리토 같은 랩을 도시락으로 자주 준비한다.

서로 식습관이 다를 수 있어 음식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한국은 급식이 일반화돼 있고,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체험학습 날에도 부모님이 준비해주는 경우가 많다. 한국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름을 느낀다.



1 캐나다에서 즐겨 먹는 푸틴. 갈색 그레이비 소스와 치즈 가루를 뿌린 감자튀김이다.
2 대학 친구들과의 단체 사진. 운동복이나 편한 복장을 주로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토론토대 기숙사 메뉴 중 일부. 샐러드부터 초밥까지 다양한 음식이 준비돼 있다. Grab and go라고 쓰여진 것은 포장 음식이다. 보통 수업 시간에 가지고 가서 먹을 때 이용한다.


캐나다 Canada


김재희 | 캐나다 통신원

학교와 학원, 집이 반복되는 지루한 삶이 싫었던 15살 때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캐나다에서 보냈고, 현재는 토론토대 2학년으로, 환경학과 인지과학을 복수 전공한다. 캐나다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된 것이다. 캐나다에서의 유학생활과 한국과 다른 캐나다의 학교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싶다. 캐나다 유학에 대한 궁금증은 sallykim8813@gmail.com으로!


2020년엔 유학생 통신원과 학부모 통신원이 격주로 찾아옵니다. 7기 유학생 통신원은 캐나다와 싱가포르, 4기 학부모 통신원은 중국과 영국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유학 선호 국가이지만 중·고교의 교육 환경과 입시 제도 등 모르는 게 더 많은 4개국. 이곳에서 생활하는 유학생과 학부모의 생생한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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