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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뉴스

985호

2021 수시 REVIEW

연쇄 이동 늘고 새 교육과정 영향력 시작

코로나19와 함께 한 1년, 힘겨운 시간을 지나야 했지만 2021학년 수시는 이제 마무리됐습니다. 2년에 걸쳐 학생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대학은 신입생 충원에 비상이 걸린 해이기도 했죠. 대학은 수시 모집에서 선발하기로 한 인원을 모두 채우지 못하면 정시로 넘겨야 합니다. 이를 ‘수시 이월 인원’이라고 하죠. 코로나19로 입시 일정이 늦춰지면서 충원 합격 기간은 하루 더 짧아졌지만, 대학마다 충원 합격에 적극 나서면서 수시 이월 인원을 최소화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졌습니다. 그만큼 합격생들의 연쇄 이동도 활발했다는 후문입니다. 그러나 지역 거점 국립대와 중위권 대학, 지역 사립대는 학생 수 감소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받는 첫 세대가 치른 대입이기도 하죠. 진로선택 과목이 상대평가로 남아있던 만큼 등급 산출의 부담 때문에 아직은 학교마다 선택 과목 활성화에 차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블라인드 평가가 맞물리면서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온 학교들은 유의미한 합격 사례들이 적지 않았다는 전언입니다. 2021학년 수시 결과를 짚어보며 어느 해보다 변화가 큰 2022학년 대입을 점검해봅니다.

취재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
도움말 김장업 교사(서울 영훈고등학교)·김형길 교사(부산 예문여자고등학교)
박진근 교사(충남 논산대건고등학교)·장광재 교사(광주 숭덕고등학교)·장지환 교사(서울 배재고등학교)
정제원 교사(서울 숭의여자고등학교)·조만기 교사(경기 판곡고등학교)









Q 학령인구가 2년 연속 감소했고, 수능 결시율도 높아진 해다. 이는 특히 수시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충족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는데, 실제 예년과 다른 변화가 있었나?


경기 판곡고 조만기 교사 절대평가인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이 전년 7.4%에서 12.66%로 증가하면서 최저 기준 충족률에 미친 영향력이 수능 응시 인원 감소보다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수도권 대학의 수시 충원 합격 기간이 예년에 비해 짧아졌지만, 대학마다 최대한 충원하려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최저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 해당 전형의 합격선이 더 낮게 형성되는 현상도 확인했다.


서울 배재고 장지환 교사 서울시교육청 진로진학정보센터에서 제작한 상담 프로그램 ‘쎈진학(Senjinhak)’에서 공개한 자연 계열의 수능 성적 누적 분포에 따르면 국·수·영·탐 평균 2등급의 표준점수 합은 2020학년과 2021학년 수능 모두 380점이었는데, 예측 전국 누적비는 2020학년 7.6%에서 2021학년 8.71%로 증가했다. 표준점수 합 380점 학생들은 2020학년 수능에서는 50%만 1등급으로 영어 등급 평균이 1.6이었지만, 2021학년 수능에서는 76%가 1등급을 받아 영어 등급 평균은 1.3으로 나타났다. 이번 수능에서 최저 기준을 충족하는 데 영어가 큰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주 숭덕고 장광재 교사 영어 1등급 비율이 늘면서 최저 기준 충족률 하락을 최소화시켰다. 재학생 기준으로 보면 자연 계열 극상위권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최저 기준 충족 경향을 보였고, 상위권은 1% 내에서, 중위권은 1% 내외에서 하락률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하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대학의 경우 1~2% 내외에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극상위권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충족률이 형성된 반면 중하위권으로 갈수록 충족률 하락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부산 예문여고 김형길 교사 수능 응시 인원이 전년보다 약 13% 줄어 최저 기준을 충족하는 인원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영어가 쉽게 출제돼 이를 완화시켰다는 데 동의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에서 최저 기준을 다소 완화시킨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 숭의여고 정제원 교사 상위권 그룹과 달리 중위권 이하 학생들의 경우에는 최저 기준 충족 여부의 영향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최저 기준을 걸고 있는 일부 대학의 학생부 교과 전형에서 충원 합격을 더 이상 돌릴 수 없을 정도인 모집 단위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예년에 비해 1.5~2.0등급 이상 낮은 학생도 최저 기준을 통과하면 추가 합격한 경우가 있었다.






Q 이번 수시 모집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대학마다 충원 합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서울 주요 대학은 시 이월 인원이 줄었지만, 지역 거점 국립대와 중위권 대학은 학생 수 감소의 여파로 수시 이월 인원이 여전히 증가 추세였던 것으로 보인다.


조만기 교사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선부터 예비 번호도 받지 못한 학생에게 충원 합격 통보가 오는 등 수시 이월 인원을 최소화하려는 대학들의 움직임이 보였다. 6일에서 5일로 예년보다 충원 기간이 짧아졌고 연휴와 일요일이 겹치는 기간인데도 충원 합격은 확실히 많이 돌았다고 판단된다. 반면 지역 대학의 경우 학생 수 감소의 영향력이 확실하게 반영됐다. 지역 거점 국립대 역시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의 증가가 눈에 띈다. 연세대(미래) 을지대 등 일부 의예과에서 상당한 인원이 정시로 이월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장광재 교사 예년에 비해 대학이 수시 충원에 훨씬 더 적극적이었다. 서울대는 수능 최저 기준을 완화하면서 수시 이월 인원이 줄어들었는데, 이는 서울권 대학들의 충원율 증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대학의 적극적인 충원 의지로 예년에 비해 충원 횟수나 인원이 증가했다. 그러나 수시 이월 인원은 전반적으로 늘어났고, 지역 대학일수록 더 심화되는 모습이었다. 대학의 규모나 수시 모집 인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두 배 가까이 수시 이월 인원이 증가한 대학도 있었고, 지역 거점 국립대 역시 수시 이월 증가 추세를 비껴가지 못했다. 학과에 따라 예년에는 생각지도 못한 예비 순번까지 합격한 사례가 속출했다.


장지환 교사 서울대가 수시 충원을 1회에서 2회로, 연세대가 2회에서 3회로 늘린 것을 비롯해 대학들의 적극적인 수시 선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학교의 경우에도 서울대를 제외하면 서울 주요 대학의 최초 합격과 추가 합격 비율이 2:1이 될 정도로 추가 합격이 많았다.


정제원 교사 전반적으로 충원 합격이 많았다. 정시로 이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학의 노력도 한몫했고, 학생 수 감소로 합격이 이전보다는 다소 수월해지면서 연쇄 이동도 활발하게 일어났다. 수능 최저 기준이 있는 대학의 경우 최저 기준 충족자의 대부분을 대상으로 충원하는 모습이었다. 학생부 종합 전형의 경우 지원자 풀이 비슷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상위권 대학은 연쇄 이동이 상당했을 것이다. 그에 반해 국민대 광운대 세종대 숭실대 등 중위권 대학은 수직 이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충원 합격이 상대적으로 많지는 않았다.







Q 2015 개정 교육과정 첫 세대가 치른 대입이다. 진로선택 과목이 여전히 상대평가로 남아 있었기에 학생들의 과목 선택 폭이 넓어지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선택 과목 체제가 도입되면서 이수자 수 분산과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전반적인 교과 성적 하락이 예상됐다. 학생부 교과 전형과 학생부 종합 전형의 합격선 변화가 확인됐나?


조만기 교사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이 이전 교육과정보다 강화되면서 이수자 수가 분산되기는 했지만, 1등급과 2등급 학생 수는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문·이과 통합으로 인해 인문 계열로 진학하려는 상위권 학생들이 수학 교과에서 1~2등급을 받기 어려워진 구조다. 인문 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교과 성적이 전년에 비해 낮게 형성된 것은 사실이다.
이 구조를 이해한 학교와 그렇지 못한 학교 간 지원 전략에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대 지역 균형 선발 전형이나 이화여대 고교 추천 전형처럼 추천 전형의 경우, 인문 계열 지원자는 줄었고 자연 계열 지원자는 늘었다. 문·이과 통합과 학생 수 감소가 겹치면서 인문 계열 상위권 학과의 합격선은 다소 하락했고, 자연 계열은 두 요소가 서로 상충되면서 전년과 비슷한 결과를 예상한다.


장광재 교사 <수학Ⅰ>과 <수학Ⅱ>를 공통으로 수강하다 보니 인문·사회 계열 모집 단위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의 내신 하락 폭이 예년에 비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권 대학의 경우 전반적으로 예년과 비슷한 성적대에서 합격선이 형성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인문·사회 계열 학과의 합격선은 소폭 하락했고, 지역 거점 국립대는 학과에 따라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역 사립대는 충원이 어려울 정도로 하락한 모습이다. 결론적으로 서울권 대학, 지역 거점 국립대, 지역 사립대 순으로 교과 성적 하락 폭이 컸고, 자연 계열보다 인문·사회 계열 모집 단위의 하락 폭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정제원 교사 합격선이 낮아지긴 했지만, 개별 학교 안에서 석차에 따른 합격률은 유지된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전년까지는 전교 1등의 내신 성적이 1.0~1.2등급 사이였지만, 올해는 1.4~1.6등급인 일반고가 많았다. 석차 등급 평균점이 낮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이 학생들이 합격한 대학은 대체로 비슷했다. 다만 전년 결과를 고려할 때 합격선이 높다고 판단해 원서 접수를 주저하는 경향은 분명 있었다. 이 때문에 교과 전형의 합격선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김형길 교사 교과 전형의 경우 학생 수 감소와 선택 과목 증가가 겹쳐 합격선이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한다. 학생들과 수시 상담을 할 때도 교과 전형의 경우 10%가량 자연 하락을 예상하고 2등급까지는 0.2등급, 3등급까지는 0.3등급 정도 낮아질 것으로 추정해 상담을 진행했다.


장지환 교사 학생 수 감소에 따라 실제 단위 학교에서 예년만큼 높은 등급의 학생 수는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다. 이번 수시 결과로 추정해보면 교과 전형과 종합 전형에서 교과 합격선은 분명히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종합 전형의 경우 교과 성적이 낮아졌다고 해도 ‘합격선’이 낮아졌다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고 본다. 교과 성적 외에도 평가 요소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학업 역량만 해도 등급뿐 아니라 평균, 표준편차, 이수자 수와 함께 <미적분> <기하> <물리Ⅱ> 등 심화 과목 선택, 과목별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수상, 독서 활동, 진로 활동 등 말 그대로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학생들과 수시 상담을 할 때도 이런 전반적인 요소를 고려해 모집 단위에 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 적극 지원하도록 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Q 첫 도입된 선택형 교육과정과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른 서류 블라인드 평가가 학생부 종합 전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 해였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과목 선택 의지가 실제 합격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블라인드 평가의 여파로 예년과 다른 경향성이 나타났는지 궁금하다.


조만기 교사 인문 계열의 경우 학과와 연계성이 높은 과목은 <경제> 정도라고 본다. 실제 이 과목을 선택 이수한 학생도 이전에 비해 늘어났다. 자연 계열의 경우 물리를 얼마나 배웠는지가 관건이 되는 분위기다. 물리 선택 비중은 확실히 커졌기 때문에 공대 지원자가 <물리Ⅱ>를 선택해 합격했다기보다 선택하지 않아 불합격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본다.

종합 전형에서 합격자가 예년보다 늘어난 학교와 줄어든 학교의 상황을 들어보니 확실히 교육과정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권을 적극적으로 허용하고, 관련 자료 개발과 연수, 상담을 실시한 학교와 기존과 거의 동일한 기준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한 학교의 종합 전형 합격 비율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블라인드 평가의 여파를 확인하려면 전후 결과의 차이를 대학이 있는 그대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수시 결과를 발표한 서울대의 경우에도 최저 기준 완화와 맞물려 합격자 배출 고교가 늘어난 지역 균형 선발 전형과 일반 전형을 분리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반 전형에서 과고 합격자가 대거 늘어난 결과 등을 살펴보면 블라인드 평가가 오히려 고교 유형 간 유불리를 더 키웠다고 볼 수도 있다. 연세대 면접형이나 활동 우수형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교과 성적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서울 영훈고 김장업 교사 2015 개정 교육과정 도입과 블라인드 평가가 맞물리면서 종합 전형의 경우 지원자가 고교 3년 동안 어떤 과목들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입학사정관들의 눈에 주요하게 들어왔을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는 자연 계열에 지원할 학생들이 과학 Ⅱ과목을 3개 이상 이수한 경우가 많았는데, 서류 평가에 도움이 된 것으로 판단한다. 또 ‘메이커 교육’ 활동이 기록된 학생들이 대체로 1차 합격한 경우가 많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교과 성적에도 합격한 사례가 있었다.


정제원 교사 1단계 서류 평가에서는 어려운 과목 이수에 도전하고, 지원 전공 준비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해온 일부 학생들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였지만, 면접을 거치며 다소 조정되는 모습이었다. 선택형 교육과정 첫해이기 때문에 아직은 학교마다 편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므로 교육과정 취지가 제대로 스며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장지환 교사 올해는 진로선택 과목이 상대평가 9등급 체제로 평가됐기에 학생들에게 부담이 컸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고도 적극적으로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은 종합 전형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블라인드 평가 도입을 놓고 논란이 많았지만, 종합 전형에서 학생부를 좀 더 학생 중심으로 보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학교가 드러났을 때 알 수 있었던 학교 활동의 차이, 학교 내 학생 간 기록 차이 등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서류 평가에 필요한 시간이 이전보다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장광재 교사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으로 적용된 입시였고, 진로선택 과목을 선택하는 데 부담이 있었기에 학교의 상황에 따라 선택권이 제한된 측면이 있었다. 대학에서도 아직은 교과 선택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이수해야 할 과목을 선택했다면 비교적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큰 불이익 없이 합격한 사례도 다수 발견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하고 학과가 요구하는 교과를 중심으로 공부했다면 선택 과목에 따른 불이익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본다.

블라인드 평가는 교육과정상 차이가 뚜렷한 특목고에 비해 일반고에 다소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대학에 따라 기존 합격자 수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 학교 정보가 제공되지 않으니 대학별로 합격한 고교 수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형길 교사 블라인드 평가의 경우 교육과정에 특이점이 없는 일부 자사고는 상당한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과정에서 특수성을 보이는 자사고나 이수 과목이 일반고와 다른 외고, 국제고, 과고 등에는 큰 영향이 없었을 것으로 본다. 다만 비슷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특목고 간에는 블라인드 평가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충남 논산대건고 박진근 교사 수시 지원 기준을 잡을 때 전공별로 필요한 과목 선택과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더 무게를 뒀다. 그러나 정규 교육과정에 편성된 <수학과제탐구> <경제수학> <고전읽기> <고급수학Ⅰ> 등의 과목을 들었더라도 석차 등급이 잘 나오지 않은 학생들은 크게 의미가 없었던 사례도 확인된다.

이번 수시에서 대학에 따라 이전 입시 결과와 다른 양상이 나온 부분이 있다. 블라인드 평가의 여파로 교과 성적에서 불리함을 안고 있는 학교들은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한다.






Q 대학별 전형 변화에 따라 지원 전략을 달리하거나, 전형 변화가 실제 입시 결과에 영향을 미친 곳이 있었다면?


장지환 교사 전형 변화가 가장 컸던 곳은 고려대와 연세대다. 이들 대학의 학교 추천형 교과 전형은 교과 성적뿐 아니라 경쟁률, 서류와 면접의 수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민해야 했다. 연세대는 면접형이 교과 전형으로 바뀌면서 학교장 추천이 도입됐는데, 1단계가 교과 40%, 서류 60%여서 어느 정도 교과 성적을 확보했다면 서류 평가에서 당락이 결정됐기 때문에 교과 성적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적극 지원한 편이다. 결과적으로 우리 학교의 경우 합격생 교과 평균은 2.3등급, 합격률은 25%였다.

고려대는 기존의 학교 추천Ⅰ과 학교 추천Ⅱ 전형이 교과 전형인 ‘학교 추천 전형’으로 통합되고, 종합 전형은 계열 적합형과 학업 우수형으로 분할됐다. 계열 적합형을 제외한 학교 추천, 학업 우수형은 수능 최저 기준 충족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기에 이를 고려해 지원했다. 학교 추천의 경우 교과 전형이지만 경쟁률과 최저 기준을 고려했을 때 합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상대적으로 교과 성적이 낮더라도 적극 지원했고 합격생 교과 평균은 2. 3등급이었지만 40% 이상의 합격률을 보였다.


정제원 교사 고려대와 연세대 모두 추천 전형을 실시하다 보니 교과 성적이 높고, 활동적인 학생들이 추천 전형으로 상당수 흡수됐을 것이다. 그 여파로 종합 전형인 고려대 계열 적합형과 연세대 활동 우수형의 경우 예년보다 교과 성적에서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됐던 학생들이 합격하는 사례들이 있었다.


김형길 교사 서울대의 수능 최저 기준 완화로 과탐 Ⅱ과목 선택의 부담을 안고도 지역 균형 선발 전형의 자연 계열 학과 지원을 고려하는 학생들이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저 기준의 영향은 이번 수시에서도 크게 작용했다. 한국외대 교과 전형처럼 수능 최저 기준이 신설된 곳은 부족한 교과 성적을 최저 기준으로 보완하겠다고 판단한 지원이 늘었거나, 종합 전형인 이화여대 미래 인재 전형(인문)처럼 최저 기준을 적절히 완화해준 경우에도 지원자가 늘었을 것으이다.



Q 대학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관련 학과나 융합형 학과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 학과에 지원한 사례가 있었다면,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특히 어떤 역량을 주로 보였나?


장지환 교사 SW 선도학교로서 모든 학생들이 2학년 때 파이썬 코딩 수업을 수강하고 있다. 또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엑셀, R프로그래밍을 전공 특강으로 진행한다. 독서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특징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융합형 학과의 경우 데이터 활용 역량과 의사소통 능력을 고려해 지원하도록 했다.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와 고려대 데이터과학과 합격 사례가 있었는데, 이런 부분들이 돋보인 학생들이었다.

참고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관련 학과에서 필수적인 <확률과 통계>가 2022학년 수능에서 선택 과목이 되면서 자연 계열 학생들이 수강하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모든 학생들이 배울 수 있도록 2학년 학교 지정 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박진근 교사 이들 학과에서 중시하는 역량이 수학, 과학 교과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이다. 학생부에도 이 분야의 우수성이 드러날 수 있도록 기재했다.
교과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인하대 스마트모빌리티공학과에 합격한 사례가 있었다. 인공지능 교과 중점 학교로서 관련 활동을 경험하기에 좋은 여건인 점을 활용해 관심 분야였던 기계공학과 자동차공학에 적극 접목했던 학생이었다.


김형길 교사 사회적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부터 컴퓨터 관련 학과의 경쟁률과 합격선이 상승하고 있다. SW 중점 고교의 졸업생이 배출되고 있고, 일반고에서도 관련 동아리가 많이 생기고 있다. 2~3년 전에는 수학적 역량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나 컴퓨터와 관련된 다양하고 심화된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2022학년 대입은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서울 소재 대학들이 교과 전형 위주의 지역 균형 선발 전형을 신설하거나 확대했고, 정시 모집 인원도 늘어난다. 수능이 선택 과목 체제로 변경되고, 진로선택 과목이 성취평가로 전환되면서 학생들의 과목 선택이 이전보다 활성화돼 서류 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예비 고3 학생들이 2022학년 대입을 준비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을 짚어봤다.


수도권 대학 교과 전형 확대로
지역 거점 국립대 합격선 하락할 듯

2022학년 수시에서는 크게 3가지 변화가 있다. 서울권 16개 대학의 정시 모집 비율 증가로 수시가 줄고, 종합 전형의 비율도 소폭 줄어든다. 2021학년까지는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입시 결과에 영향을 미쳤지만, 종합 전형의 모집 인원이 감소하면서 2022학년에는 합격선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로선택 과목이 성취도 표기로 바뀌면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첫 세대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의 교과 선택 폭이 커지면서 종합 전형의 서류 평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대학의 지역 인재 전형 10% 의무 선발은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추천 전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고교에서 추천자 기준을 정할 때 중복 추천 여부가 매우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다. 교과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대부분 지역 인재 전형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 중복 합격이 그만큼 늘고 충원 합격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 성적이 전년 결과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충원 합격까지 고려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지역 거점 국립대다. 이들 대학 중상위권 학과의 경우 대부분 수도권 대학 합격선과 겹치다 보니 중복 합격한 학생들이 대거 수도권 대학에 등록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 거점 국립대는 학과에 따라 입시 결과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_ 장광재 교사


교과 전형,
대학별 환산점 기준으로 지원 전략 세워야

2022학년 수시에서는 학교 추천형 교과 전형이 늘어난다. 교과 성적이 중심이긴 하지만, 교과 전형은 정시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전형이 아니다. 대학별로 반영 과목, 반영 비율, 진로선택 과목의 반영 방법 등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대학별 환산점을 산출해 세심하게 분석해야 한다. 2021학년 수시부터 교과 전형에서 대학별 환산점을 산출했던 서울시교육청의 ‘쎈진학’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 교과 전형 상담을 지원할 예정이니 참고하면 좋겠다.

교과 전형이 확대되면서 교과 성적이 우수한 종합 전형 지원자 풀이 교과 전형으로 분산될 것이다. 학교 활동에 충실히 참여하고, 이를 개인적으로 확장한 경우 종합 전형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시 확대와 함께 수능 최저 기준이 적용되는 전형도 늘었다. 수능의 영향력이 더 커진 상태다. 2022학년에는 수능도 선택형으로 바뀌고 제2외국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는 만큼 6·9월 모의고사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_ 장지환 교사


적성 고사 → 논술 고사 전환 대학 눈여겨봐야

기존에 적성 고사 전형으로 선발했던 가천대 고려대(세종) 수원대가 논술 전형을 신설한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이들 대학의 논술 고사가 어떻게 출제될지 눈여겨보며 준비할 필요가 있다.
약대가 학부 모집으로 전환되고, 의대 모집 정원이 증가하기 때문에 자연 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선택 폭이 커졌다. 이는 기존 자연 계열 학과들의 합격선 변화와도 맞물릴 것으로 판단된다. _ 정제원 교사


수능 체제 변경으로 인문 계열 수학 등급 하락할 듯

2022학년에는 수험생 수 변화는 크지 않지만, 본격적으로 수능 체제가 바뀌고 교육과정도 학생 선택형으로 더 나아가기 때문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3학년 때는 등급이 산출되는 과목을 이수하지 않거나, 많아도 2~3과목 정도다.

학생들의 교과 성적 등급 산출이 2학년에 거의 끝나는 셈이다. 예전에는 교과 전형에서 3학년 반영 비율이 높았지만, 대부분 대학의 교과 전형에서 학년별 반영 비율도 없앤 상태다. 일반선택 과목까지 교과 등급을 산출할 경우 이전과 비교할 때 어떤 양상을 보일지 판단이 쉽지 않아 고민이 많다.

수능 최저 기준 충족에 있어서는 수학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학 가형과 나형의 구분이 사라져 인문 계열 지원자들의 수학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최저 기준 충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반면 자연 계열의 최저 기준 충족자는 늘어 이로 인한 혼란이 예상된다. 특히 의학 계열의 높은 수능 최저 기준이 상당 부분 완화되는 효과를 불러와 합격선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수시 이월 인원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_ 김형길 교사


사회 수요 반영한 신설 학과 익숙해질 필요

수도권 대학의 지역 균형 선발로 교과 전형이 늘면서 학교마다 학교장 추천 기준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종합 전형 위주로 추천 기준을 세웠지만, 이제는 교과 성적과 수능 최저 기준 충족 여부에 맞춰질 것이다. 교과 전형과 종합 전형에 균형을 이뤄 주력 지원해온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최저 기준 충족을 독려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까지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관련 학과, 융합형 학과를 낯설게 여기다 보니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사회 수요를 반영하는 학과들인 만큼 이들 학과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보면서 익숙해질 필요도 있다. _ 김장업 교사


최저 기준 충족 여부에 따라 지원 경향 갈릴 듯

지역 균형 전형 신설로 수시 지원 전략 자체를 새롭게 세울 필요가 있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최저 기준 충족 여부에 따라 지원 경향이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학생들은 서울대 지역 균형 선발 전형, 연세대 활동 우수형, 고려대 학업 우수형, 서강대와 성균관대의 학교장 추천 전형을, 최저 기준 충족에 부담이 있는 학생들은 서울대 일반 전형과 연세대 추천형, 고려대 계열 적합형,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종합 전형을 중심으로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부 모집으로 바뀌는 약대는 의·치·한과 수의예과 사이에서 합격선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수능 최저 기준 역시 의·치·한과 일반 학과의 중간 정도여서 합격선도 그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_ 조만기 교사


코로나19 상황 대학 평가 시 고려되어야

2021학년에는 진로선택 과목이 등급으로 산출되면서 지원 전공에 필요한 과목이어도 수강 인원이 적거나 우수한 학생들이 몰린 경우 회피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2022학년부터는 성취평가의 영향으로 이런 부분이 완화됐다. 대학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해 진로선택 과목 이수 현황을 주요 평가 요소로 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상황은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2022학년 입시를 치를 예비 고3 학생들은 학교 활동에 가장 중요한 2학년과 3학년 1학기를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셈이다.

학교마다 코로나19 상황 대처에 차이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학생의 역량보다 학교의 역량으로 학생부 기록이 달라질 수 있기에 2022학년 입시에서 대학이 학생들을 선발할 때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_ 박진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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