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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3호

골라 읽는 전형 분석 | 학생부 교과 전형 13

학생부 교과 전형에 대한 오해와 진실

학생부 교과 전형은 내신 성적을 정량 평가해 선발하기에 단순해 보이지만, 대학에 따라 여러 가지 전형 요소를 활용해 선발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복잡하다. 일정 수준의 내신 성적이 전제 조건이라 교과 전형을 상위권 학생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쉽지만, 4년제 대학 전체로 보면 상위권 대학보다 중상위권 이하 대학에서 교과 전형으로 선발하는 비율이 높고, 중위권 학생들의 합격률도 높다. 교과 전형은 대학별로 반영하는 교과목이나 전형 요소가 다르고,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의 적용 여부도 달라서 냉철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내신 성적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다른 전형 요소에 강점이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박세근 교사(충남 호서고등학교)·허철 연구원(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교과 전형은 교과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교과 전형에 지원할 때 지원 희망 대학의 전년도 합격자 교과 성적을 참고해 합격 가능성을 판단한다. 그렇다고 교과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과 성적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물론 최저 기준이 없고 교과 100%로 반영하는 교과 전형에서는 교과 성적이 가장 중요하지만, 최저 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의 경우는 교과 성적보다 최저 기준 충족 여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충남 호서고 박세근 교사는 “학생들이 전형 요소에 대한 고민 없이 교과 성적만으로 교과 전형 지원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높은 최저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 최저 기준이 모든 지원 조건의 1순위가 돼야 한다. 최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내신 등급이 아무리 좋아도 불합격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저 기준 충족 여부는 경쟁률이나 충원율을 비롯해 합격자 교과 성적에도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2021학년 15개 대학으로 살펴보면 교과 전형의 모집 인원은 3천726명인데, 68.5%인 2천552명은 최저 기준을 적용해 선발했다. 또 탐구 과목을 한 과목 반영하느냐, 두 과목의 평균을 반영하느냐에 따라 결과에 많은 영향을 준다. 대학에 따라 ‘교과 100%’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교과+비교과’ ‘교과+서류’ ‘교과+면접’ ‘교과+서류+면접’ 등 전형 요소뿐 아니라 최저 기준 적용 여부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교과 전형 지원을 염두에 둔다면, 전형 요소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교과 전형, 전형 중에서 선발 인원이 가장 많다? ▵

교과 전형은 모든 전형 중에서 선발 인원이 가장 많은 전형이다. 그러나 대학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발표에 따르면 2021학년 전체 4년제 대학에서 교과 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14만6천924명으로, 전체 유형 중 가장 높은 42.3%의 비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서울 소재 15개 대학(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의 교과 전형은 7.8%로 적다.

각 고교가 처한 상황이 다르고, 경쟁이 치열할수록 내신 등급이 불리한 구조이기 때문에 그동안 서울 주요 대학들은 내신 등급만으로 학업 역량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교과 전형으로 선발하는 비율이 학생부 종합 전형에 비해 낮았다.

그런데도 교과 전형의 비율이 42.3%에 달하는 이유는 중상위권 이하 또는 지역 거점 국립대의 선발 인원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도권 소재 대학도 가천대 경기대 광운대 국민대 동덕여대 명지대 아주대 세종대 숭실대 등은 많은 학생을 교과 전형으로 선발하고 있으며, 지방으로 갈수록 교과 전형의 비율이 높다. 참고로 2022 대입에서는 상위권 대학의 교과 전형이 추천 형태로 증가해 2021학년과는 다른 상황이다.


합격 예측이 가능하다? O

박 교사는 “교과 전형의 전형 요소는 다양하지만, 종합 전형과 달리 정량 평가의 비중이 높고 전년도 합격선이 공개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물론 교과 성적 외에 다른 전형 요소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교과 반영 비율이 높아 대학별 환산 점수를 계산해보면 전년도 합격자 성적 대비 자신의 성적을 예측할 수 있다. 전형의 변화가 없으면 전년도 교과 성적의 합격선과 큰 변화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대학 입학처나 ‘어디가’ 홈페이지에서 전년도 입시 결과를 발표하고 있어 정성 평가를 하는 종합 전형이나 서술형 답안을 평가하는 논술 전형보다 합격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학별로 교과 환산 점수는 모두 같다? ×

교과 전형은 교과 성적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다르다. 특히 대학에 따라 반영하는 과목, 학년별 반영 비율, 과목별 반영 비율 등이 달라서 고교 3년간의 내신 등급의 총점은 같더라도 대학의 반영 방식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허철 연구원은 “대학에 따라 인문 계열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를 반영하고, 자연 계열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을 반영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계열 구분 없이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을 반영하기도 한다. 해당 교과의 전 과목을 반영하는 대학도 있고, 상위 몇 개 과목만 반영하는 대학도 있다. 또한 반영 교과를 같은 비율로 반영하는가 하면, 계열별로 교과 비율을 달리 반영하기도 한다. 따라서 같은 등급도 대학의 교과 반영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2021학년 교과 전형에서 아주대는 인문 계열은 국어 30%, 수학 20%, 영어 30%, 사회 20%를 반영했지만 자연 계열은 국어 20%, 수학 30%, 영어 30%, 과학 20%를 반영했다. 또한 서울시립대는 인문 계열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를, 자연 계열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을 70% 반영하고 그 외 과목을 30% 반영해 전 과목을 평가하기 때문에 대학별로 교과 환산 점수는 다를 수밖에 없다.


경쟁률은 낮고 충원율이 높다? O

교과 성적은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지원자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대학별로 교과 전형이나 종합 전형으로 분산되기 때문에 다른 전형에 비해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 발표한 ‘2021 대입 수시 전형의 이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소재 대학의 경우 2020학년 교과 전형 경쟁률은 7.4:1로, 종합 전형 12.1:1, 논술 전형 43.9:1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낮다. 박 교사는 “보통 교과 전형과 종합 전형을 같이 지원하는데, 교과 전형은 마지노선으로, 종합 전형은 상향해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종합 전형에 합격하는 경우 교과 전형에 등록하지 않는 비율이 높아져 충원율이 다른 전형에 비해 높다”고 설명했다.


대입은 크게 수시와 정시로 나뉩니다. 학생부 교과 전형, 학생부 종합 전형, 논술 전형, 정시 전형이 대표적이죠. 전반적인 대입 전형이 궁금하거나, 내게 맞는 전형 정보만 집중적으로 보고 싶다면 ‘골라 읽는 전형 분석’ 시리즈를 활용하세요. 매주 하나씩 각 전형을 세밀하게 파헤칠 예정입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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