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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1호

EDUCATION 해외통신원 | 한국과 다른 문화 충격

내겐 너무 느긋한 그들

캐나다에서 7년째 살면서 한국과 다른 모습을 경험한다. 한국과의 큰 차이를 꼽자면 남의 시선이 아닌 자신에 집중하는 문화, 느긋한 일 처리, 철저한 더치페이 문화 등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캐나다의 문화는 나의 자존감을 높였고, 나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갖게 했다. 한편 한국의 빠른 일 처리에 익숙했기에 느긋한 캐나다의 일 처리 속도를 보며 답답할 때가 많았다. 택배는 보통 2~3주가 기본이고, 1년 넘게 땅만 파는 건설 현장 등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남보다는 나에 집중하는 캐나다 문화

우리는 어려서부터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법을 익힌다. 반면 캐나다는 개인주의 문화다. 어려서부터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부모는 아이에게 자신들의 육아 방식이나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아이들의 입장을 존중하며 이해한다. 그 영향으로 이곳 사람들은 자신을 위하는 일을 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고 자존감이 높은 편이다. 캐나다인의 문화적 성향은 수업 시간에 잘 나타난다.

캐나다 학생들은 자신이 어떤 사상을 가졌는지 확실히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의 생각에 대한 타인의 의견을 걱정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수업 시간에는 모든 학생이 발표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캐나다에서 처음 수업을 들었을 때 이 내용이 맞는지, 내 의견을 다른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했던 나와는 확실히 다르다.

또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 간단하게는 내가 어떤 디자인의 옷을 좋아하는지, 가장 즐거운 일은 무엇인지 깨달아간다. 주변 사람들의 생각에 내 생각을 맞추려 노력하지 않는다. 나는 전형적인 톰보이로 자랐지만 한국에서는 친구를 따라 유행하는 스티커를 샀고, 친구들과 의견 충돌이 있을 때는 내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더라도 친구의 의견을 더 우선시했다.

지금의 나는 입고 싶은 것을 입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며 싫은 건 싫다고 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모둠 활동 중에 친구들과 의견 충돌이 있을 시에도 나의 입장을 포기하기보다는 내 의견이 타당한 이유를 설명하고 설득한다.

공동체 생활을 중시하기에 이전에는 즐겁지 않거나 몸이 아프더라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캐나다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번아웃을 겪고 있거나 쉬어야겠다고 생각하면 당당하게 자신의 상태를 밝히고 휴식을 요청할 수 있다. 한 번은 캐나다 친구가 결석했는데, 알고 보니 잠이 부족해서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는 게 결석 이유였다. 교사는 그 이유를 존중해줬다. 자신의 상태,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에 캐나다인들은 공부든 일이든 원하는 것을 즐기며 살아간다.


나눠 먹는 한국 문화, 캐나다에선 안 통해

캐나다에서 살면서 문화적 차이를 크게 느낀 부분은 음식 문화이다. 주문한 음식이 먼저 나오면 우리는 보통 먹어보라고 권유하고, 음식을 서로 나눠 먹는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자기 음식에만 집중한다.

친구의 음식 맛이 궁금할 때 나눠줄 수 있겠느냐는 부탁을 하면 싫다고 거절하는 친구는 거의 없지만, 선뜻 먼저 권하는 일은 없다. 계산은 철저하게 더치페이다. 한국에서는 “내가 살게”라는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모임을 이어나가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이런 문화는 서로를 생각한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캐나다에선 식사한 후 먼저 “이건 내가 살게” 라고 말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집으로 초대하는 문화가 발달했는데, 식사 준비 비용은 보통 초대자가 부담하지만, 이 역시 더치페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


택배는 2~3주가 기본, 땅 파기만 1년 6개월

캐나다는 결근과 조기 퇴근이 유연하다. 이곳에서 야간 근무는 아주 드문 일이며, 추가로 일할 시에는 그에 맞는 수당을 받는다. 추가 근무도 상사가 강요할 수 없고, 본인이 원할 때만 한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사회의 일 처리는 한국과 비교하면 매우 느리다.

예를 들어,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건이 한참 동안 오지 않아 구매처에 연락을 시도하면 3~4일 지나서야 간신히 회신을 받을 수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요즘에는 기본적으로 2주 이상 기다려야 주문한 물건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처음 주문할 때의 예상 도착 날짜를 믿으면 안 된다.

건설 현장도 마찬가지다. 다른 근로자들과 같이 9시부터 5시까지 근무 시간을 준수한다. 그래서인지 일이 더딜 수밖에 없다. 실제로 토론토대 안에 있는 퀸즈파크는 인도 설치에만 5년이 걸렸다.

병원 역시 치료를 받으려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한다. 사랑니를 빼기 위해 치과에 갔는데 수술을 받으려면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전문의는 정해진 시간에만 느긋하게 일하는 반면,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은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동생이 운동 경기 중 쇄골이 부러져 응급실에 갔는데, 응급실에서 8시간을 대기하고 나서야 엑스레이를 찍을 수 있었다.
근로자들을 우선시하는 캐나다의 법은 박수 받아 마땅하지만, 더딘 일 처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1 위에서 찍은 공사장 모습. 1년 반 넘게 땅을 파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2 12월 7일 도착 예정이던 택배가 15일이 되어서야 배송 중으로 업데이트됐고 17일에 도착했다. 필요한 물건은 보통 3~4주를 생각하고 주문해야 한다.
3 친구들과의 즐거운 식사 시간. 보통 더치페이를 한다.


캐나다 Canada


김재희
캐나다 통신원

학교와 학원, 집이 반복되는 지루한 삶이 싫었던 15살 때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캐나다에서 보냈고, 현재는 토론토대 2학년으로, 환경학과 인지과학을 복수 전공한다. 캐나다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된 것이다. 캐나다에서의 유학생활과 한국과 다른 캐나다의 학교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싶다. 캐나다 유학에 대한 궁금증은 sallykim8813@gmail.com으로!


2020년엔 유학생 통신원과 학부모 통신원이 격주로 찾아옵니다. 7기 유학생 통신원은 캐나다와 싱가포르, 4기 학부모 통신원은 중국과 영국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유학 선호 국가이지만 중·고교의 교육 환경과 입시 제도 등 모르는 게 더 많은 4개국. 이곳에서 생활하는 유학생과 학부모의 생생한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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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UCATION | 유학생 해외통신원 (2020년 12월 23일 9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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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트 20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