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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5호

EDU ACTIVITY | 예·알·못 위한 pre-도슨트

‘불꽃’의 의인화 장 미쉘 바스키아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사진 롯데뮤지엄


<장 미쉘 바스키아:거리·영웅·예술>展


장소 롯데뮤지엄(롯데월드타워 7층)
기간 2021년 2월 7일까지
문의 1544-7744


나는 한낱 인간이 아니다, 나는 전설이다!

17세 소년은 매일 같은 꿈을 꿨다. ‘난 전설이 될 것이다.’ 근거 없는 자신감을 뜻하는 ‘근자감’은 그에게로 와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긍정됐다. 2년 뒤 뉴욕 화단에 혜성처럼 등장한 바스키아는 당시 최고의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 키스 해링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검은 피카소’ ‘미술계의 슈퍼스타’ ‘그라피티를 예술로 승화시킨 영웅’이라 칭송됐다. 27살에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유명한 것으로 유명했던’ 바스키아. 그의 작품을 한데 모은 전시가 서울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짧지만 강렬했던 그의 삶을 만나보자.




아는 만큼 ‘더’ 보인다

그 어떤 억압도 허용치 않았던 저항의 아이콘, 바스키아

뇌섹남. 바스키아를 가리키는 또 다른 표현이다. 1960년에 태어난 그는 11살에 이미 4개 국어에 능통했다. 디자이너였던 어머니는 아들과 미술관을 자주 찾았다. 피카소의 <게르니카>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를 보고 어린 바스키아는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 뒤 죽음에 이를 뻔한 교통사고와 부모의 이혼, 어머니의 정신병 발현 등 불행이 이어진다. 이는 바스키아를 그라피티(공공장소에 하는 낙서) 아티스트의 길로 들어서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1976년, 이미 거리의 낙서화가로 활동 중이던 디아즈와 운명적 만남이 이뤄졌다. 둘은 ‘낡아빠진 쓰레기’라는 뜻의 그라피티 크루 ‘SAMOⓒ’를 결성한다. SAMOⓒ라는 이름으로 거리 곳곳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하며 권위주의를 비판하던 두 사람을 뉴욕 미술계는 주목했다.

스타를 꿈꾼 바스키아, 무명으로 남고 싶었던 디아즈는 결국 갈라섰다. 198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신인 아티스트로 급부상한 바스키아는 평소 동경해 마지않던 앤디 워홀과 협업 전시를 열기에 이른다.

1987년 멘토이자 뮤즈였던 워홀이 죽고, 이듬해 바스키아도 약물 과다로 짧은 생을 마쳤다.



주목! 미술관 강추 작품 3

1981년 작 <뉴욕 뉴욕>



어린아이의 거친 낙서를 연상시키는 바스키아의 화법을 당시 비평가들은 ‘유치하고 완성도가 떨어진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한 편에선 텍스트와 드로잉을 조합하고, 스프레이, 오일, 크레용, 유화·아크릴 물감 등 정형화되지 않은 재료를 사용하며, 무질서하게 휘갈겨 쓴 단어들이 뒤섞인 그의 그림을 ‘시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으로 추앙했고 새로운 회화의 탄생을 예고했다.


1987년 작 <빅터55448>



그림 속 인물은 얼굴에 반창고를 붙인 상태로 괴로워하며 쓰러져 있다. 절망이 그림 전체에서 묻어나는 이 작품은 앤디 워홀의 죽음 후에 그린 것이다. 바스키아는 부와 명성을 얻었음에도 끝내 마음의 평안을 얻지 못했다. 공장처럼 그림을 그려내게 한 자본가들의 압박과 ‘흑인’이라는 편견은 그를 약물에 의지하게 했다. 워홀의 죽음은 위태롭던 바스키아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말았다.


1983년 작 <무제>



어린 시절 당한 교통사고는 왼쪽 갈비뼈 아래쪽의 비장을 떼어내야 했을 만큼 심각했다. 수술 후 회복하기까지도 긴 시간이 걸렸다. 이때 어머니로부터 선물받아 탐독한 <그레이의 해부학>은 바스키아에게 지속적이고 강한 영향을 끼쳤다. 훗날 바스키아는 뼈와 장기, 근육의 구조 등을 역동적인 붓 터치로 그림에 담았고 특히 해골은 그의 작품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키워드가 됐다.


공간까지 즐긴다! 오감만족 감상 꿀팁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간별 관람 인원을 제한한다, 온라인 사전 예매는 필수! 전시는 회화, 조각, 드로잉, 세라믹, 사진 등 150여 점의 작품을 ‘거리, 예술, 영웅’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분리해 보여준다. 특히 전시장 두 곳에서 상영하는 1시간 30분짜리 다큐 영상은 바스키아의 삶과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동일한 영상이니 전시를 관람하다 관람객이 붐비지 않는 두 번째 장소에서 보는 것이 좋다. 전시의 오디오 가이드는 공용 가이드기 없이 네이버 오디오클립 앱을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줄, 양질의 전시·공연과 친해져볼까요? 가보고 싶지만 잘 알지 못한다며 멈칫했던 분들, 좀 더 깊게 예술을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해 <내일교육>이 배경지식부터 현장에서 직접 체감한 감상 꿀팁까지 안내합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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