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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975호

EDUCATION 학부모 해외통신원 | 외국학교를 다니는 장·단점

외국어 공부의 천국, 싱가포르 싱글리시를 아시나요?

세상에는 200여 개의 나라가 있고, 나라마다 언어, 문화,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 다양한 특색이 존재한다. 교육 체계도 마찬가지다. 외국으로의 유학을 생각한다면 평소 가고 싶었던 나라로 정하기보다는 그 나라의 교육 시스템, 인재상 등을 두루 살펴 나와 잘 맞는 교육 시스템을 갖춘 나라를 찾아야 한다. 또한, 대상국의 언어에 어느 정도 숙련돼야 유학생활에 적응하는 데 부담이 줄어든다.


영어뿐 아니라 다양한 외국어 습득하기 좋은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교육열이 굉장히 높은 나라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공교육 중심의 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진 것으로 유명하다. 싱가포르의 교육 분위기에 편승해 공부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또한, 싱가포르 특성상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를 배울 기회가 많다. 화교가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는 나라인 만큼 식당이나 쇼핑몰 등에서 중국어를 사용하는 때도 많다. 싱가포르는 다민족으로 이루어진 대표적인 아시아 국가이기에 중국어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어나 힌디어 등 다양한 아시아의 언어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 국립대의 경우,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학교의 언어 센터에서 제공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주요 언어뿐만 아니라 아랍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총 13가지의 언어를 배울 수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언어를 배운다면 싱가포르의 지정학적 특성상 해당 나라를 여행하기가 쉬워 학기 동안 배운 언어를 방학 때 현지 여행을 통해 적용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시아에서 싱가포르만큼 좋은 언어 학습 환경을 갖춘 나라는 찾기 어렵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인종차별 별로 없어

싱가포르는 한국과 가깝고, 시차가 거의 없어 해외에서 느끼는 이질감이 크지 않다. 또한,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 높은 편이라 자신이 가진 역량을 충분히 쏟아내기가 어렵지 않다. 공공 교통수단과 같은 사회적인 인프라가 잘 발달되어 있고, 정부의 강력한 통제하에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싱가포르의 장점이다.

안전하고 깨끗한 사회에서 대중 교통을 이용해 국토의 거의 모든 곳을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유학생들의 불안정감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유학생에게 인종차별은 굉장히 부담스럽고, 두려운 요소이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가진 이들이 모여 살기에 인종차별은 거의 느낄 수 없다.


싱가포르의 영어는 싱글리시?

싱가포르의 가장 큰 단점은 찌는 듯한 더위다. 적도 근방에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이다 보니, 싱가포르는 1년 내내 엄청난 더위를 자랑한다. 만약 가을이나 겨울을 좋아하고 축구나 달리기 등의 야외 운동을 즐기던 학생이라면 싱가포르에선 한동안 땀띠로 고생할지도 모른다. 처음 싱가포르에 왔을 때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더위로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싱가포르 유학에서 단점을 꼽자면 단연 싱가포르식 영어다. 기존에 우리가 알던 영어와는 차이가 있다. 싱가포르 사람들은 대다수 싱글리시라는 독특한 억양의 영어를 사용한다.

싱가포르는 영국의 지배를 받은 역사가 있어 영국식 영어의 잔재를 많이 엿볼 수 있는데, 영국식 영어를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법과 어휘, 억양이 더해져 그들만의 영어인 싱글리시가 정착됐다.더구나 싱가포르는 다민족 국가라 사람마다 발음도 다르다. 중국 사람들은 중국식 억양에 싱글리시를, 일본 사람들은 일본어 억양에 싱글리시를 가미해 알아듣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싱가포르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지만, 싱글리시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첫 싱글리시를 접할 땐 당황스럽기도 하고 이해하기도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발음으로 영어를 당당하게 주고받는 모습이 신선했다. 다만 싱가포르에 일찍 영어를 배우러 오는 경우나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미국식 또는 영국식 영어 발음을 연마하고 싶다면 싱가포르 유학은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유학생활의 어려움은 외로움과의 싸움

유학생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단연 외로움이다. 싱가포르는 작은 도시국가이기 때문에 주말이 되면 많은 현지 학생들이 집에 돌아간다. 주말에는 캠퍼스며 기숙사가 텅 빈 공간이 된다. 따라서 외로움,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다행히 주말에 혼자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는 등의 여가 생활을 즐기기 때문에 남에게 방해받지 않는 환경이 나에겐 잘 맞는 편이다. 그러나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거나 혼자 있는 것을 잘 견디지 못한다면 유학생활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유학은 장점이 많지만 사실 낯선 환경에서 가족과 떨어져 능숙하지 않은 언어로 생활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따라서 유학의 장점만을 바라보거나 유학이 밝은 미래를 보장할 것 같은 막연한 희망보다는 실질적인 어려움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1 상가포르 국립대의 기숙사 모습. 주말이면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많아 학교가 텅 빈다.
2 싱가포르 유학의 큰 장점은 내실 있는 공교육, 편리한 교육 체계와 안전이다. 유학 국가로서는 굉장히 좋은 조건을 갖췄다.
3 한낮의 찌는 더위로 양산이나 우산은 싱가포르에서의 필수품이다.



싱가포르 Singapore


이한규
싱가포르 통신원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운 환경에서의 경험과 외국인과의 자유로운 대화를 꿈꾸며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미국 특유의 여유로운 개인주의 사회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친화력과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는 추진력을 배웠다. 고등학교 졸업 후 예일대가 싱가포르국립대와 공동으로 설립한 Yale-NUS College에 진학해 현재는 경제학과 3학년이다. 싱가포르만의 교육 방식, 문화, 생활 등 교육과 유학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고 싶다. 싱가포르 유학에 대한 궁금증은 hankyu lee95@u.yale-nus.edu.sg로!



2020년엔 유학생 통신원과 학부모 통신원이 격주로 찾아옵니다. 7기 유학생 통신원은 캐나다와 싱가포르, 4기 학부모 통신원은 중국과 영국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유학 선호 국가이지만 중·고교의 교육 환경과 입시 제도 등 모르는 게 더 많은 4개국. 이곳에서 생활하는 유학생과 학부모의 생생한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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