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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호

도서관장과 채우는 중학생 책장 14 | 만화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 많은, 너를 위한 ‘내일’

청소년에게 도서관은 ‘차별이 없는 곳’이다. 누구나 입장해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고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탐독할 수 있다. 이용자를 한정하는 ‘레벨 테스트’도 정해진 시간표나 일과표도 없다. 그저 조용히 제 할 일을 하며 다른 이를 방해하지 않으면 된다. 편안한 공간이 선사하는 안락함도 적지 않은 학생들의 발걸음을 도서관으로 향하게 하는 이유다. 코로나19 사태 후 도서관의 정상 운영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서울 강남구립역삼도서관 윤남미 관장은 “외부 활동의 제약으로 사람들의 행복도가 급감했다고 한다. 이럴 때일수록 청소년들이 마음을 다잡는,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을 접했으면 좋겠다”며 총 8권으로 이루어진 만화 <내일>을 추천했다.

취재·사진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추천 도서 1분 맛보기


내일
지은이 라마
펴낸곳 알에이치코리아


“죽고 싶은 사람은 없어. 다만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 거지.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잖아. 괴롭힘 속에서도 잘 버텨왔던 너 자신을 포기하지 마.”
_ 에피소드 ‘그날’ 중 발췌

“너구나. 예쁘게 피고 있던 꽃에 진흙을 묻힌 게. … 학생들에겐 학교가 세상의 전부나 마찬가지야. 그러니 학교에서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고립시키는 것들은 정신적으로 살인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지. 어차피 죽으면 지옥행이 뻔하지만. 그런 애들은 살아서도 벌 받아 마땅해.”
_ 에피소드 ‘낙화(落花)’ 중 발췌

“500년을 넘게 존재해온 내게도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멋대로 평가할 권리는 없어. 너는 그저… 태어나 처음으로 겪어본 실패 때문에 지금 잠시 힘든 상태일 뿐이야. 자책이 상황을 바꿔주진 않아.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행동뿐이지. 지금 당장 네가 느낀 열등감과 실패의 경험들도 언젠가는 분명 ‘오늘을 위한 나날들 이었구나’라고 느끼는 순간이 찾아올 거야.”
_ 에피소드 ‘시간의 숲’ 중 발췌

“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으면 안 되니까… 주워 담을 수는 없더라도 엎지른 물이 중요한 물건들까지 적셔버리기 전에 깨끗하게 닦아내야죠. 그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에요.”
_에피소드 ‘서쪽하늘’ 중 발췌



도서관장의 솔직한 추천사


저승사자가 전하는 쿨한 위로

죽음의 대명사 ‘저승사자’, 여러분이 상상하는 저승사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요? 제 어린 시절의 저승사자는 모두 하나의 이미지였어요. 검은 한복 차림에 검은 갓, 검은 입술까지. 그러곤 나타나 죽어가는 이들에게 속삭이죠. “야, 가자~” 무서웠어요. 그와 마주치는 순간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이상 볼 수 없을 거란 생각 때문에 말이에요.

<내일>에 등장하는 저승사자 삼총사는 그런 선입견과 공포를 와장창 깨줘요. 멋진 슈트를 입고 나타나 절망에 빠진 이들을 구원해주죠. 저승사자의 구원이라니, 이게 무슨 강아지가 ‘냐옹’ 하는 소리냐고요? 무한 상상을 담아낸 만화니 뭔들 불가능하겠어요. 하하하! 게다가 이 저승사자들은 이승 세계 인간들의 자살 방지를 위해 대표이사 ‘염라’의 지휘 하에 주식회사 ‘주마등’이라는 저승 독점 기업도 세우고 자살 가능성이 큰 인간을 찾아내 그들이 다시 한 번 삶의 의지를 갖도록 돕는 ‘특별 위기관리팀’까지 운영해요.

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둘째가라면 서럽게 ‘한 아픔’ 하는 이들이에요. ‘왕따 중학생’ ‘앞날이 막막한 재수생’ ‘참전용사 할아버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남자’ ‘성폭행 피해자’ 등. 저승사자 삼총사는 살다 보면 누구나 ‘내일’이 찾아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해주고 그들의 이야길 들어줘요. 그것만으로도 괴로움의 무게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거든요. 게다가 예상치 못한 전개와 더불어 악인을 꼼짝 못하게 응징하는 사이다 대사까지! 사춘기의 폭풍 속을 지나고 있거나 가족 혹은 친구와의 갈등으로 마음이 버거울 때 일독을 권해요. ‘만화책 읽는다고 부모님께 혼나면 어쩌죠?’ 걱정 말고 부모님께도 권해보세요. 아마 다음 권도 빨리 읽고 건네달라 하실 걸요!


생각하는 힘 키워줄 권장 도서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
지은이 폴 빌리어드
펴낸곳 문예출판사

사탕보다 달콤한 사랑을 팝니다

한 꼬마가 사탕가게에 들어갔어요. 점찍어놓았던 사탕을 고르곤 주인 위그든씨에게 은박지로 싼 버찌씨를 내밀며 묻죠. “모자라나요?” 위그든씨는 돈이 남는다며 꼬마의 자그마한 손바닥 위에 사탕과 2센트를 건네줘요. 꼬마는 자라서 또 다른 위그든씨가 돼요. 따뜻한 사랑을 받은 경험이 얼마나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 잘 알고 있거든요. 평생 녹지 않는 달콤한 사탕을 선물받은 것처럼 말이죠.


나쁜 날씨만 계속되는 세상은 없어
지은이 제니 재거펠드
펴낸곳 리듬문고


인기? 그게 내가 원하는 걸까?

열두 살 소년 시게에게는 학교폭력의 상처가 있어요. 사시 때문에 늘 놀림을 받았거든요. 엄마의 갑작스런 실직으로 시골 할머니 댁에 머무르게 된 시게. 이곳에서 모든 것을 잊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죠. ‘새롭게 태어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새 학기가 시작될 때까지 남은 시간은 두 달! 변화된 시게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책 속으로 고고!




윤남미 관장

서울 강남구립역삼도서관뿐 아니라 역삼푸른솔도서관, 역삼2작은도서관까지 총괄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도서관은 책을 매개로 열린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소’여야 한다고 믿는다. 이를 실천하고자 중·고교생이 미취학 아동과 1:1로 짝을 이뤄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는 ‘영어 멘토링’, 청년 멘토단과 청소년이 질문과 토론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독서 토론 코치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사이의 중학생. 다양한 책과 만나기 딱 좋을 나이지만 좋은 책을 찾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책과 관련해 둘째가라면 서러울 도서관장에게 ‘바로 지금’ ‘중학생을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도서관장과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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