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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호

골라 읽는 전형 분석 | 학생부 교과 전형 11

학령인구 감소로 지원자 풀 축소, 경쟁률·합격선 하락

최근 대입의 키워드는 단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영향이다. 2021학년 대입을 치를 고3 학생이 작년 고3 학생 수 대비 5만6천여 명 감소했고, 전국적으로 고3 학생 수가 300명 이상인 고교도 크게 줄었다. 상대평가로 등급을 결정하는 현 고교와 수능 체계에서는 지원 패턴과 합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 2021학년 수시 모집 원서 접수 결과 대다수 대학에서 교과 전형 경쟁률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교과 전형 경쟁률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학령인구 감소와 고교 내신 등급 하락으로 인한 교과 전형 지원자 규모 축소를 꼽았다. 2021학년 교과 전형에서 경쟁률이 하락한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정제원 교사(서울 숭의여자고등학교)·이만기 소장(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참고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2021 수시 모집 원서 접수 결과 분석>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2021학년 대입 수시 전형 이해와 대비>


학생부 성적으로 지원하는 교과 전형, 학령인구에 민감

학생 수는 교과 성적 산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학령인구 감소는 교과 전형 경쟁률과 합격선 하락으로 이어진다. 고교 내신은 누적 비율 기준 1등급 4%, 2등급 11%, 3등급 23%, 4등급 40%로 교과 성적을 산출하기에 학생 수 감소는 각 등급에 해당하는 인원이 줄어드는 결과를 야기한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의 <2021학년 대입 수시 전형 이해와 대비>에 따르면, 올해 고3 학생이 300명 이상인 고교는 전국 242개교로, 457개교였던 작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반대로 100명 미만인 고교는 작년 205개교에서 243개교로, 100~200명 규모인 고교는 작년 337개교에서 올해 484개교로 150여 개교 증가했다. 200~300명 규모인 고교 역시 612개교에서 642개교로 30여 개교가 증가했다. 따라서 학생 수가 줄어든 고교는 전년도 2등급과 올해 2등급이 같지 않다.

예를 들어 작년 고3 학생 수가 350명이었던 고교가 올해 300명으로 감소했다고 하자. 작년에는 1등급 인원이 14명, 2등급 누적 인원은 39명, 3등급 누적 인원은 81명이었다. 반면 올해 50명이 감소해 300명을 기준으로 하면 1등급 인원은 12명, 2등급 누적 인원은 33명, 3등급 누적 인원은 69명으로 등급에 해당하는 인원이 크게 줄어든다. 이는 곧 교과 등급 하락으로 이어져 교과 성적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교과 전형 경쟁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교과 전형 경쟁률 전반적 하락

2021 수시 모집 원서 결과 교과 전형의 경쟁률이 하락했다(표 1). 이화여대 고교 추천은 2020학년 3.97:1에서 올해 3.9:1로 소폭 하락했고, 가톨릭대는 8.89:1에서 6.16:1로, 경기대는 9.55:1에서 5.71:1로 떨어졌다. 교과 전형을 두 트랙으로 운영하는 중앙대는 학생부 교과 60%+서류 40%로 평가하고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학교장 추천은 5.1:1에서 5.78:1로 상승했다. 반면 교과 70%+비교과 30%로 평가하고 최저 기준을 적용하는 학생부 교과는 11.1:1에서 9.97:1로 하락했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보통 전년 교과 전형의 합격선을 기준으로 지원 대학을 결정한다. 학생들도 학령인구 감소로 교과 전형의 합격선이 소폭 하락할 것을 감안해 지원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교과 전형의 경쟁률이 떨어진 것은 교과 전형의 지원자 풀의 감소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전년 교과 전형의 합격선이 2.0등급이었다면, 올해 학령인구 감소로 2.1~2.4 정도 합격선 하락을 예상할 수 있지만 학령인구와 더불어 해당 등급 인원도 줄어들면서 교과 전형 지원자 풀 자체가 감소했다는 의미이다. 서울 숭의여고 정제원 교사는 “종합 전형을 염두에 두면서 교과 전형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과 종합 전형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에 차이가 생겼다. 교과 전형보다는 종합 전형을 선호한 영향도 있다”고 전했다.





고려대의 교과 전형 경쟁률, 상승 이유는?

대다수 대학에서 교과 전형 경쟁률이 하락했지만 고려대 학교 추천은 2020학년 3.88:1에서 올해 6.36:1로 크게 상승했다. 이 소장은 “고려대의 경우 서울대 지역 균형 선발 전형에서 최저 기준을 완화하고 연세대 학생부 종합 전형 면접형의 선발 인원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추가 합격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생긴 것 같다. 또한 연세대 종합 전형 면접형의 지원 자격이 학교별 3학년 재학생 수의 3% 이내로 개편되면서 그동안 고려대에 추천받지 못했던 학생에게 추천 기회가 생긴 것도 경쟁률 상승 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사는 “고려대 학교 추천은 최저 기준이 높기 때문에 작년에도 최저 기준 충족 여부가 합격을 가르는 핵심이었다. 학교 추천을 받을 수 있는 학생 중 교과 성적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최저 기준 충족에 자신 있는 학생들의 지원이 증가했고, 단계별 전형에서 2021학년에 일괄합산 전형으로 바뀌면서 교과 성적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 이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경쟁률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추천 전형 확대 2022학년은 대혼돈

전문가들은 보통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0.3~0.5등급 정도의 하락을 예상한다. 실제 대학들이 발표한 교과 전형 합격자의 평균 교과 등급을 봐도 전년 대비 등급이 낮아진 학과가 많았다(표 2). 다만, 상위권 대학에서 교과 전형을 운영하는 경우가 드물어 이들 대학의 합격선은 큰 변화가 없거나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학년에는 상위권 대학에서 추천 전형을 신설해 교과 전형 비율이 급증한다. 정 교사는 “학령인구 감소로 경쟁률이 낮아지고, 합격선은 대체로 하락하는 등 혼란이 예상된다. 또한 대학별 차이는 있지만 추천 전형에서 최저 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이 많은데 합격 여부가 교과 성적보다 최저 기준 충족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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