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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호

도서관장과 채우는 중학생 책장 13 | 역사

광활한 역사 속 핵심 짚어줄 디딤서 <곰브리치 세계사>

코로나19가 일상에서 앗아간 것 중 하나가 도서관이다. 대부분의 도서관이 방역을 위해 문을 닫았다. 서울 강남세곡도서관도 그중 한 곳이다. 작고 아담하지만 인근 학생들의 공부방이자 사랑방 역할을 담당했던 이 도서관은, 좀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싶어 내부 벽과 천장을 원목나무로 새 단장했다.하지만 반년 넘게 학생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이경희 관장도 안타까움을 표한다. 이 관장은 “지금의 사태는 과거의 우리가 행한 것들의 결과물이다. 미래도 지금의 우리가 어떤 역사를 써나갈 것인가에 달려 있다. 때문에 청소년들이 ‘역사’를 깊이 들여다보길 바란다”며 <곰브리치 세계사>의 일독을 권했다.

취재·사진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추천 도서1분 맛보기

곰브리치 세계사
지은이 에른스트 H. 곰브리치
펴낸곳 비룡소


“우리는 과거를 비추는 데 기억을 활용한다. 먼저 우리 자신의 과거를 기억에 불러내고, 다음은 어른들에게 질문하며, 그다음에는 오래전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편지를 찾아 읽는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점점 더 먼 과거의 일을 알아낸다.”
_ 24쪽 발췌

“공교롭게도 바로 이때부터 그리스인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정신적 힘, 흔히 그리스 교양이라 불리는 힘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당신은 이 힘을 지키는 요새가 무엇인지 아는가? 그것은 바로 도서관이다. 일례로 알렉산드리아에는 70만 권의 두루마리 서적을 소장한 그리스 도서관이 있었다. 이제는 이 서적들이 세계를 정복하는 그리스 병사들이 되었다. 이 세계 제국은 오늘날까지 존재한다.”
_ 119쪽 발췌

“갑자기 나팔수가 말을 타고 다니면서 이렇게 외친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러분,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 사람들의 생각은 서서히 바뀌며 스스로는 이를 감지하기 어렵다. 그러다 옛날 공책을 들여다본 당신처럼 어느 날 문득 뭔가 깨닫게 된다. 그러면 자부심에 차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어.’”
_243쪽 발췌

“내가 세계사에서 가장 재미있게 여기는 점은 그 모든 사건이 실제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기이하기 짝이 없는 그 모든 일이 당신과 내가 살아 있는 것처럼 엄연한 현실로 존재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신기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_ 338쪽 발췌


도서관장의 솔직한 추천사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유쾌한 역사 이야기

‘뭐? 두통 유발 과목인 <역사>를 할아버지가 유쾌하게 들려준다고!? 이걸 믿어야 돼 말아야 돼?’ 한 번 믿어보십시오, 여러분~

역사가 힘든 이유는 암기의 부담감 때문이죠.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 에른스트 H. 곰브리치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해요. “대부분의 문제는 복잡한 전문 용어가 아닌 쉬운 말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이름과 연도를 외는 것보다 어떤 역사적 사건이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쳤으며, 왜 지금까지도 그 의미가 되새겨지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서 독자들에게 이 책을 대할 땐 이름이나 연대를 외워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라고 부탁하죠.

어때요? 도전해볼 마음이 ‘불끈!’ 솟아나지 않나요? 덕분에 책이 처음 출판된 1936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수많은 ‘역·알·못’들은 ‘역·쫌·알’로 거듭났죠.

‘1936년!? 진짜 할아버지가 쓰신 거네?’ 하하하, 아니에요. <곰브리치 세계사>는 지은이가 26세에 쓴 책이에요. 청소년을 위한 세계사를 써달라는 출판사의 요청으로 어린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마치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이야기해주듯 편안한 문체로 작성했죠. 매일 한 장씩 쓴 다음 사랑하는 약혼자에게 들려주고 ‘어때요? 이해가 쉽게 가나요?’ 하며 묻고 고쳐 쓰며 완성했대요. 정말 낭만적이야~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나치에 의해 평화주의 관점을 가졌다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던,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은 진정한 역사책이죠.

2019년, 시대의 변화된 흐름을 담아 내용을 편집하고 200여 장의 생생한 사진을 더해 재단장한 <곰브리치 세계사>가 나왔답니다. 우리 함께 역사의 바다로 점프해볼까요?



생각하는 힘 키워줄 권장 도서



식탁위의 세계사
지은이 이영숙
펴낸곳 창비

식탁 위 음식마다 깃든 역사 이야기

아일랜드 대기근의 역사가 담긴 감자부터 대항해 시대를 연 후추, 아편전쟁의 원인이 된 차까지. 우리 곁의 친근한 10가지 먹을거리를 통해 세계사의 중요한 사건들과 인물들로 안내하는 흥미로운 역사 교양서예요. 고대사부터 시작하는 뻔한 연대기나 지명(地名)인지 인명(人名)인지조차 알길 없는 어려운 단어들은 출연 금지당한 매력 만점 역사서죠.



세계사를 보다
지은이 박찬영
펴낸곳 리베르스쿨


이미지로 들려주는 웅장한 역사 드라마

지금의 청소년은 이미지 세대로 불려요. 이 점을 감안해 책 속에는 사진과 그림, 지도가 가득해요. 이들 시각 자료만 대하더라도 청소년들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지은이의 마음이 느껴지죠. 게다가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인 현장을 사진 전문가들이 두 발로 직접 다니며 촬영했다고 하니, 그 열정과 노~오력에 박수를!


이경희 관장

서울 강남세곡도서관 관장이자 디베이트·독서 토론 전문가다. ‘어릴 적 가슴에 담은 책 한 권이 삶의 이정표가 된다’는 믿음으로 많은 도서 가운데 양서를 골라 청소년들에게 추천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관내 청소년들의 재능기부로 진행되는 어린이를 위한 ‘인문 독서 토론’은 이 관장이 ‘애정’하는 강남세곡도서관의 자랑이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사이의 중학생. 다양한 책과 만나기 딱 좋을 나이지만 좋은 책을 찾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책과 관련해 둘째가라면 서러울 도서관장에게 ‘바로 지금’ ‘중학생을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도서관장과 채우는 중학생 책장’을 통해 입시나 학습을 넘어 읽는 자체로 즐거운 독서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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