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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963호

EDUCATION 해외통신원 | 나라별 교내·외 활동

경쟁 치열한 싱가포르, 다양한 활동은 성장을 위한 선택

8월에 새 학기가 시작되지만, 2학기 역시 예측할 수가 없다. 지금은 코로나19 이전의 생활이 그립다. 싱가포르 대학은 운동·춤·음악·문학·학업 그리고 직업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아리가 즐비하고, 학생들은 취미·취업·봉사 등 목적에 따라 동아리를 선택한다.

동아리 선택은 학생의 자유. 개인적으로 운동을 좋아해 테니스와 배드민턴 동아리에서 활동해왔는데 지난 학기에는 친구의 권유로 볼룸 댄스 동아리에 가입했다. 전혀 관심이 없던 분야였지만, 열심히 배우다 보니 흥미가 생겼고, 어느새 어엿한 취미 활동이 됐다. 다양한 경험이 내 인생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 같다.


고교에서의 교내외 활동, 대학 진학과 무관

싱가포르는 초등학교 때부터 학업 경쟁이 치열하다. 아침부터 밤까지 대학 진학을 위해 공부에 매진한다. 특히 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A-Level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고교 때는 입시 준비에 집중한다.

물론 싱가포르 고교에도 운동 동아리를 비롯해 학생들의 취미나 학업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은 많다. 그러나 이런 활동들은 순전히 자기의 성장을 위해 선택하는 것이지 학업이나 대학 진학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고교 성적 외에 다양한 봉사 활동이나 경험을 중시하는 미국의 입학사정관 전형과는 전혀 다르다.

대학 역시 동아리나 교내외 활동은 학생 개인의 선택이다. 대학에는 취미 활동부터 취업에 도움이 되는 동아리까지 즐비하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싱가포르는 취업 시 전공과 관련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학생들은 전공 또는 취업과 관련해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기 위한 활동에 집중한다.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인턴십이지만 학기중에는 시간적 제약으로 동아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


대학, 취업 인프라 확대 위한 활동 활발

대학생에게 가장 관심 있는 동아리는 컨설팅이다. 상당수 인문 계열 전공자는 졸업 후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기를 희망한다. 컨설팅 동아리에서는 외부 초청 강사가 진행하는 세미나에 참석하고, 실전 분야의 이론을 배울 수 있다. 어느 정도 지식이 갖춰지면 실제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 경험을 쌓을 수도 있다. 회사들은 대학의 컨설팅 동아리에 의뢰를 하고, 학생들은 팀을 이뤄 솔루션을 제공한다.

자세한 컨설팅 사항은 기밀유지 협약 때문에 밝힐 수 없지만,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학생들은 마케팅 전략부터 투자자 유치까지 각종 정보를 분석하고 시장 상황을 고려해 솔루션까지 제시한다. 사실 대학에서 경영학과 학생이 아닌 이상 컨설팅 관련 수업을 교육과정에서 접하기 어려워 이쪽 진로를 생각하는 이들에게 컨설팅 동아리는 관련 경험이나 역량을 쌓는 좋은 기회가 된다.

국제 금융 허브로 불리는 싱가포르기에 금융권 취직을 희망하는 학생도 많다. 금융권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실무자와의 교류가 취업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싱가포르는 공채 개념이 거의 없기에 회사 정보를 남들보다 빨리 알기 위해서는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필수이기 때문. 나 역시 금융권에 관심이 많아 금융 관련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투자은행 네트워 킹 이벤트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비록 인턴십까지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실무자의 일상은 어떤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생생한 얘기를 들을 수 있어 값진 경험이었다.

경영대학은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투자 기금이 있을 정도로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주식, 채권 등을 교과서나 수업으로 접하는 것보다 실제 엑셀을 통해 분석하고 경험을 통해 투자를 경험해 직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 밖에도 싱가포르 대학생 중 금융에 관심 있는 친구들은 공모전, 모의투자대회, 공인 재무분석사(CFA) 자격증 취득 등 취업을 위한 교내외 활동을 활발하게 준비한다.


이과 계열, 대학원 진학 원한다면 연구 경험 중요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해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싶은 경우 취업 관련 동아리 활동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신 대학 때부터 전공 관련 교수님과의 연구 경험이 중요하다. 생물, 물리, 화학 등 순수 과학에 관심 있는 학생은 더욱 그렇다.

실제 많은 학생이 자신이 진학하려는 전공 관련 교수의 연구에 연구조교로 참여한다. 연구에 참여하면서 경험을 쌓고, 논문에도 이름이 등재된다면 관련 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하기 수월하다. 따라서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 있다면 연구 분야나 성향이 잘 맞는 교수를 찾아 일찍 연구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싱가포르는 대학 졸업 이후 취업이냐 진학이냐에 따라, 그리고 학생 개인의 선택에 따라 대학 생활의 양상이 달라진다.

싱가포르경영대에는 금융권 취업에 도움이 되는 활동이, 난양공대에는 공대 관련 연구 활동이 많듯이 대학의 특성에 따라 교내외 활동의 종류도 다르다. 따라서 싱가포르 유학을 생각한다면 단순히 학교의 순위나 명성이 아닌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학교에 진학하는 게 중요하다.

한 예로 QS 대학 순위에 따르면, 싱가포르국립대와 난양공대의 순위가 싱가포르경영대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금융 분야에 관심이 있고, 실제로 금융이나 경영과 관련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싱가포르경영대에 진학하는 것이 취업이나 관련 활동 기회 등을 놓고 볼 때 훨씬 유리하다.




싱가포르 Singapore


이한규 | 싱가포르 통신원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운 환경에서의 경험과 외국인과의 자유로운 대화를 꿈꾸며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미국 특유의 여유로운 개인주의 사회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친화력과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는 추진력을 배웠다. 고등학교 졸업 후 예일대가 싱가포르국립대와 공동으로 설립한 Yale-NUS College에 진학해 현재는 경제학과 3학년이다. 싱가포르만의 교육 방식, 문화, 생활 등 교육과 유학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고 싶다. 싱가포르 유학에 대한 궁금증은 hankyu lee95 @u.yale-nus.edu.sg로!



2020년엔 유학생 통신원과 학부모 통신원이 격주로 찾아옵니다. 7기 유학생 통신원은 캐나다와 싱가포르, 4기 학부모 통신원은 중국과 영국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유학 선호 국가이지만 중·고교의 교육 환경과 입시 제도 등 모르는 게 더 많은 4개국. 이곳에서 생활하는 유학생과 학부모의 생생한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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