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교육

뒤로

피플&칼럼

961호

EDUCATION 해외통신원 | 진학·취업 위한 교내외 활동

교내외 활동, 입시 수단 아닌 성장·배움 기회

캐나다에서의 교내외 활동은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수단이라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성격이 강하다. 습관처럼 스포츠 활동을 해온 학생들은 중·고등, 대학 생활에서도 교내외 스포츠 활동이나 대회를 온전히 즐기며 참여한다.
의무감에 의한 활동이 아니기에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 활동에 적극적이며, 자기계발에 힘을 쏟는다.


입시와 무관하지만 학생 참여도 높아

캐나다는 대학 진학 시 대학 전공이 요구하는 과목의 성적과 교양 수업 중 성적이 가장 좋은 과목의 성적을 포함해 6과목의 성적을 제출한다. 따라서 동아리나 대회 등 다양한 교내외 활동이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유학을 와서 본 캐나다 친구들은 봉사 시간이나 교내외 활동에 열심히 참여한다. 한국인의 시각으로는 대학 진학과 무관한 활동을 열심히 하는 이곳 친구들이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입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에 거부감이나 스트레스 없이 온전히 그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학교에는 로봇부터 축구 클럽까지 다양한 성격의 동아리가 있고,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 위주의 프로그램을 선택한다. 어릴 때부터 성별 구분 없이 축구, 배구, 하키 등을 배웠기에 학교 스포츠 활동이나 각종 대회에도 열심히 참가한다. 운동선수를 꿈꾸는 학생만이 아닌 일반 학생들을 위한 스포츠 대회도 다양하다.

나도 고등학교 때 배드민턴 대표팀으로 활동하면서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2시간씩 연습에 참여했고 대회도 10번 정도 참가했다. 대회 참가를 위해 강도 높은 연습을 했지만, 그런 경험을 즐겼다.


자기계발은 물론 학업 역량도 함께 키워

캐나다 학생들은 고교 때부터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 공부하고 있어 관심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깊은 편이다.

나는 고교 내내 학교에서 제공하는 경영 수업을 거의 다 들었고, 비즈니스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했다. 경영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걸 아는 선생님께서 캐나다 웨스턴대에서 주최하는 기업 살리기 대회를 권하셨고,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들과 함께 참가했다.

대회 콘셉트는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마케팅과 재무 상태를 관리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었다. 모둠으로 함께한 친구와 기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전략을 마련해 100여 명의 참가자 앞에서 발표했는데, 그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일반적인 고등학교 수업과는 다르게 실제 기업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조사하고 위기를 타개할 해결 방안을 찾는 방식이 고등학생인 나에겐 신선한 경험이었고, 시야를 넓히는 자극이 됐다.

동아리 활동도 기억에 남는다. 개설된 동아리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나는 경영과 더불어 비즈니스 클럽에 관심이 많아 실제 물건을 만들어 팔고 모든 자금을 기부하는 동아리를 만들었다.

비슷한 관심 분야를 가진 친구 10명과 한 기업으로 제품을 만들고, 학교 내에서 마케팅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활동을 했다. 두 기업으로 나눠 활동을 진행하면서 연말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 기업이 우승하는 형태로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물건을 잘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가격 책정이나 홍보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한지 작게나마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런 여러 활동은 나의 대학 입시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교과서나 학교 수업 그 이상의 배움을 느낄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다.


장학생 선발 시 다양한 활동 의미 있게 평가

캐나다에서는 다양한 교내외 활동이 일반적이기에 대학 진학 시 이를 평가에 반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다만, 장학생을 선발할 때는 다양한 교내외 활동을 의미 있게 평가한다.

장학금을 신청할 때 제출해야 하는데, 보통 자기소개서에는 교내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경험 등을 자기소개서에 구체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다양한 경험이나 활동들을 조리 있게 서술하고, 어느 정도 실적도 냈다면 장학생으로 선발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학교나 정부의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친구들은 남들보다 교외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교외 활동이 자율적이기 때문에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들은 공부와 성적 관리에 매진하기도 한다. 그러나 확실한 건 학교 수업 이외의 활동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며, 이를 즐기는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인의 시각으로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처음엔 다양한 활동이나 실적들을 입시에 반영하지 않는 것, 그럼에도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입시와는 별개로 보아야 입시 위주의 선택이 아닌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활동, 필요하다고 느끼는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그런 경험으로 성장했음을 느낀다.




캐나다 Canada


김재희 | 캐나다 통신원

학교와 학원, 집이 반복되는 지루한 삶이 싫었던 15살 때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캐나다에서 보냈고, 현재는 토론토대 2학년으로, 환경학과 인지과학을 복수 전공한다. 캐나다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된 것이다. 캐나다에서의 유학생활과 한국과 다른 캐나다의 학교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싶다. 캐나다 유학에 대한 궁금증은 sallykim8813@gmail.com으로!


2020년엔 유학생 통신원과 학부모 통신원이 격주로 찾아옵니다. 7기 유학생 통신원은 캐나다와 싱가포르, 4기 학부모 통신원은 중국과 영국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유학 선호 국가이지만 중·고교의 교육 환경과 입시 제도 등 모르는 게 더 많은 4개국. 이곳에서 생활하는 유학생과 학부모의 생생한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_편집자








[© (주)내일교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일교육
  • 김재희 캐나다 통신원
  •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2020년 07월 15일 961호)

댓글 0

댓글쓰기
240318 숭실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