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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6호

도서관장과 채우는 중학생 책장 9 | 과학

‘페이션트 제로’ 추적 나선 탐정이 된 과학자들

‘청소년과 어린이가 가득한’ 서울 은평구립응암정보도서관은 연령대별 독서 문화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운영 중이다. 지역 고교 학생들이 관내 어린이들에게 과학을 가르쳐주는 재능 나눔 프로그램이 대표적. 문화와 사람을 잇는 황성원 관장의 역할이 컸다. 황 관장은 “재능 나눔을 통해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자신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의 노고에 감사할 줄 알게 됐고 지역 어린이들의 따뜻한 언니, 오빠가 됐다. 무엇보다 배려와 사랑을 배우는 것, 이것이 청소년기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런 황 관장이 추천하는 도서는 <탐정이 된 과학자들>이다. 사명감으로 전염병을 파헤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지금 함께 만나보자.

취재·사진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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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된 과학자들
지은이 마릴리 피터스 펴낸곳 다른


며칠 후인 1906년 8월 27일, 온 집안 식구들은 소란 속에 눈을 떴다.
워런가의 맏딸인 마거릿이 심하게 앓아누웠기 때문이다…
그날 오후 한 하녀가 고열을 내며 쓰러졌다.
집안 식구 절반이 사경을 헤맸다.
(중략)

장티푸스라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부유한 뉴욕 은행가의 아내와 딸들이 장티푸스에 걸리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의 가족에게 닥친 참사에 격분한 찰스 워런은
가족이 머물던 여름 별장의 소유주를 찾아가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따져 물었다.
집주인인 조지 톰프슨 또한 걱정이 태산이었다.
톰프슨은 마침내 이 일에 아주 적합한 사람을 찾아냈다.
바로 ‘조지 소퍼’였다.
(중략)

뉴욕으로 돌아온 소퍼가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도시에서
가장 부유한 가정에 인력을 소개하는 직업 소개소였다.
소개소에 메리 말론이라는 이름을 지닌 요리사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을까? 정말 기록이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메리 말론이 일했던 집들에서는 전부 장티푸스가 발생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었다.”

소퍼가 밝혀낸 바에 따르면 메리는 장티푸스 환자 스물두 명과 사망자 한 명에 관련되어 있었다.
모두 그전에는 장티푸스가 발생한 적 없는 부유한 가정에서 나온 환자들이었다.
_ 102~106쪽 발췌



도서관장의 솔직한 추천사


감염의 위험도 세상의 조롱도 두렵지 않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사람들이 모인 곳은 아마도 ‘질병관리본부’일 거예요. 코로나19와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니까요. 사람들은 자신의 주위에서 전염병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공포에 사로잡혀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답니다.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의 유행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거든요.

현대 사회에 사는 우리는 과거 조상들처럼 전염병에 속수무책으로 희생되지는 않아요. 이는 세계 곳곳에서 전염병과 맞서 싸우며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과학자들이 있기 때문이죠.

전염병을 전문으로 다루는 과학자를 ‘전염병학자’라고 해요.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면 이들은 마치 탐정처럼 병이 발생한 현장을 방문해 단서를 찾고 증거를 수집하죠. 병마로부터 인류를 지키는 전염병학자들이지만 그 시작은 고난의 연속이었답니다. 질병과 싸우느라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 했고 병의 원인을 찾아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 일도 다반사였거든요.

그럼에도 그들은 역경과 고난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답을 찾아 헤매면서 전염병 유행이라는 현상 뒤에 숨은 수수께끼의 조각들을 하나씩 끼워 맞춰나갔죠. 인류는 이 같은 노력을 기울인 초기 전염병학자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탐정이 된 과학자들>은 감염의 위험과 세상의 조롱을 무릅쓰고 전염병의 원인이 되는 ‘페이션트 제로(최초 감염자)’를 찾아 고군분투하는 과학자들의 모험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줘요.

코로나19도 언젠가는 ‘과거의 전염병’이 되겠지만 전염병은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거예요. 전염병이 창궐하는 이유와 이를 막기 위해 우리 모두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이 책을 읽으며 한 번쯤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생각하는 힘 키워줄 권장 도서

인류의 선택, 분열 혹은 연대

팬데믹
지은이 홍윤철 펴낸곳 포르체


팬데믹은 국경과 인종에 관계없이 주기적으로 찾아올 거예요.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건 인류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 됐죠. 전염병이 무서운 이유는 그 뒤 초래되는 경제 대공황까지 합세해 인류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데 있어요. 책은 지속가능한 건강한 사회의 조건과 국제사회가 연대해야 하는 이유를 의학적, 사회적 관점으로 면밀히 보여줘요.


인류 재앙의 실체, 알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바이러스 쇼크
지은이 최강석 펴낸곳 매일경제신문사


바이러스는 무섭죠. 하지만 마냥 공포의 대상으로 여긴다면 절대 극복할 수 없어요. 바이러스의 정체와 바이러스를 이루는 미생물의 역사, 신종 바이러스의 탄생 이유까지. 오래전부터 인류와 공생해온 바이러스를 책의 안내에 따라 속속들이 알아가며 개개인이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과 현명한 대처법까지도 함께 배워봐요.



황성원 관장

서울 은평구립응암정보도서관장. 도서관과 지역이 상생하는 길을 찾고자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행동파다. 청소년기는 독서를 통해 감성을 키워야 하는 시기라 믿기에 인근 고교의 도서관과 뜻을 모아 청소년 진로 지도, 학교 도서관(실)과의 협업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 중에 있다. 또한 응암동을 모티브로 한 도서관 캐릭터 ‘응아미’를 제작 활용해 지역 주민들에게 ‘친근한 도서관, 가고 싶은 도서관’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사이의 중학생. 다양한 책과 만나기 딱 좋을 나이지만 좋은 책을 찾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책과 관련해 둘째가라면 서러울 도서관장에게 ‘바로 지금’ ‘중학생을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도서관장과 채우는 중학생 책장’을 통해 입시나 학습을 넘어 읽는 자체로 즐거운 독서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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