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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9호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 코로나19가 바꾼 세계

모든 교육 기관 전면 휴교 중 녹화·자료로 온라인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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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세계

모든 교육 기관 전면 휴교 중
녹화·자료로 온라인 수업


◈ 2020년엔 유학생 통신원과 학부모 통신원이 격주로 찾아옵니다. 7기 유학생 통신원은 캐나다와 싱가포르, 4기 학부모 통신원은 중국과 영국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유학 선호 국가이지만 중·고교의 교육 환경과 입시 제도 등 모르는 게 더 많은 4개국. 이곳에서 생활하는 유학생과 학부모의 생생한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_편집자






Canada


김재희캐나다 통신원

학교와 학원, 집이 반복되는 지루한 삶이 싫었던 15살 때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캐나다에서 보냈고, 현재는 토론토대 2학년으로, 환경학과 인지과학을 복수 전공한다. 캐나다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된 것이다. 캐나다에서의 유학생활과 한국과 다른 캐나다의 학교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싶다. 캐나다 유학에 대한 궁금증은 sallykim8813@gmail.com으로!



코로나19 이전 우한폐렴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단순히 가벼운 폐렴이라고 생각해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한국의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한국에 있는 가족 생각에 겁이 났지만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4월4일 기준 캐나다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1만5천496명이며, 내가 거주하는 온타리오 내 확진자 수는 4천83명이다. 3월 24일만 해도 캐나다의 확진자 수가 2천41명이었으니, 불과 2주 만에 급격하게 증가했다.


교육 기관은 기약 없는 휴교, 온라인 수업 진행

캐나다 정부는 확진자가 200명 내외였던 초기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여러 대책을 제시했고, 현재 캐나다의 모든 교육 기관은 전면 휴교 중이다.
휴교 기간이 정해져 있지는 않으나 현재 분위기는 4월 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뜻밖의 휴식에 대한 부모들의 반응은 대체로 무덤덤하지만, 휴교로 인해 해야 할 공부를 못했기에 개학 후의 학업량을 걱정한다. 학생들은 초기엔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즐거워했지만 현재는 학교에 가고 싶어 한다.
현재 캐나다의 고등학생들은 학교 포털사이트에 교사가 수업 내용을 PPT 형태로 정리해서 올려주면 그 자료를 토대로 공부하고, 부과된 과제를 해결해 제출한다. 온라인으로 공부하기 어려운 학생을 위해 전화를 통한 원격 수업도 병행 중이다. 대학은 휴교와 동시에 온라인 수업을 바로 진행해 대학생들은 강의를 듣고, 과제를 제출한다.
캐나다에서 실시하는 온라인 수업은 수업 자료와 함께 강의를 녹화한 영상을 학교 온라인 포털사이트에 올리면 학생들이 듣는 형태다. 휴교 이후 학생들은 대부분 고국이나 고향으로 돌아갔고, 때에 따라 인터넷이 안 되는 경우도 있기에 온라인 수업 출석 체크나 수업참여와 관련해 별도의 점수나 감점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수업 내용에 대한 질문은 교수나 조교에게 이메일 형태로 한다.
평소대로라면 기말고사가 다가오는 시기이지만, 휴교 중인 상황에서 기말고사는 대부분 취소됐거나 기존에 이미 처리된 과제와 시험 점수로 수업 과정이 마무리된다. 추가적으로 기말고사 대체 과제를 요구하는 대학도 있다. 내가 재학 중인 토론토대는 오프라인 형태의 기말고사는 취소됐지만 어떻게 대체할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학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각 학교는 상담실을 운영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자가격리와 수업 과정이 바뀌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함이다. 상담은 온라인 채팅과 전화 통화로 진행된다.


미디어에선 확진자 수 이상의 정보 알리지 않아

캐나다는 3월 18일 자로 캐나다 혹은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를 제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했다. 체육 시설이나 도서관, 문화센터 등도 전부 문을 닫았다. 현재 식당은 하루 6시간 내외로 운영하며 포장만 가능하고, 운영하는 매장은 가장 기본적인 물품을 판매하는 식품점뿐이다.


1 카페나 식당 중 일부만 영업한다. 영업을 하더라도 일찍 문을 닫거나 포장만 가능하다.
2 3월 토론토 거리. 3월 말 5인 이상의 모임에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정책이 발표되면서 거리는 더 한산해졌다.
3 학교 온라인 사이트에 수업 관련 자료를 탑재하면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과제를 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

대부분의 매장이 폐쇄됐지만 3월만 해도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활보하는 캐나다인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3월 24일부터 5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고, 이를 어길 시 1천 캐나다달러, 한화 약 87만 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실제 벌금을 부과한 사례가 나오면서 4월 들어 외출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최근 퀘백의 한 마트에 방역복을 입은 현지인이 다녀갔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토론토 지역은 여전히 동양인 외엔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코로나에 대한 캐나다인의 반응이 예민하지 않은 것은 미디어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캐나다 미디어는 확인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일절 다루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릴 확률 높아’ 혹은 ‘용인시 50대 성인 남자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등과 같은 기사는 찾아볼 수 없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나 사람의 심리에 동요를 줄 수 있는 내용, 확진자의 동선이나 기본적인 정보, 나이 등도 기사로 알리지 않는다. 캐나다 정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코로나19 확진자를 숫자로 알릴뿐이다.

미디어뿐 아니라 평소 여유롭고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캐나다인의 성향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주민센터나 병원 등에서 대기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불평하지 않는다. 그런 습관이 몸에 배어있기에 현재 상태를 과장해 걱정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이해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다만 코로나19의 근원지가 중국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캐나다에서도 인종차별이 곳곳에서 나타나는 중이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지인에게 한 할아버지가 다가와 “You brought Corona, didn’t you?”라고 말하며 동양인을 비하하듯 손가락을 이용해 두 눈 끝을 늘어뜨렸다고 한다. 강의 중에 동양인에게만 학습지를 던지는 교사나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접촉을 피하는 캐나다인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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