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편성표 뜯어보기 3
학년별 선택 과목,
진로 고려해 우선순위 정해야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1학년 때는 공통 과목을 배우고, 2~3학년 때는 선택 과목을 골라서 배운다. 2~3학년에 편성된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학교 지정 과목과 선택 과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선택 과목은 보통 자신의 진로 방향을 고려해 결정하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다만 학교의 여건에 따라 선택 과목의 종류와 수는 큰 차이가 있다. 학년별 선택 과목으로 어떤 과목들이 편성됐는지 살펴보고, 현명한 과목 선택 요령도 알아봤다.
취재 │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 김용진 교사(서울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박진근 교사(충남 논산대건고등학교)
초보맘의 SOS!
개학해서 한창 새 학기 기분을 만끽해야할 때인데 개학이 늦어지고 있네요. 고1은 대부분 학교 지정 과목이라 하라는 대로 하면 되는데, 2 ~3학년은 선택 과목이 다양하다고 들었어요. 학교에 따라 선택 과목의 학기 편성도 다양하고, 그룹으로 묶여 있는 과목의 수나 영역도 다양하더라고요. 2학년 선택 과목으로 되어 있는 과목을 2학년이 아닌 3학년 때 선택할 수는 없는 건가요? 학교에 따라 2학년 때 선택하지 못해도 3학년 때 선택할 수 있다던데 정말 그런가요?
|
선택 과목 편성, 학교별 차이 커
선택 과목은 일반선택 과목과 진로선택 과목으로 구분한다. 교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고2 때는 일반선택 과목이 주로 편성되고, 고3 때는 진로선택 과목의 비중이 높아진다. 물론 학교나 교과(군)에 따라 2학년 때 진로선택 과목이 편성되기도 하고, 3학년 때 일반선택 과목이 편성되기도 한다.
선택 과목 중 국어, 영어, 수학이 속한 기초 교과는 그 안에서 1~2과목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과학이나 사회가 속한 탐구 과목은 선택 가능한 과목을 그루핑해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선택한 과목이 한 학기에 배우는 과목인지, 두 학기에 걸쳐 배우는 과목인지는 운영 단위와 이수 단위를 살펴야 한다.
충남 논산대건고 박진근 교사는 “학교에 따라 선택 과목의 형태는 다양하다.
공통 이수 과목을 제외하고는 학생에게 선택권을 부여한 학교도 있지만, 기존 교육과정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선택의 폭이 좁은 학교도 있다.
2~3학년 때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이 얼마나 보장되느냐는 대입의 학생부 종합 전형뿐 아니라 진로에 대한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이전 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 자체는 학교별로 큰 차이가 없고 창의적 체험 활동이나 학교 프로그램에서만 차이가 있었다면,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하는 현재는 학교별로 교육과정 편성 자체부터 차이가 난다. 과목 선택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학교는 교사 수급이나 여건, 학생의 수준을 고려해 학년별 편성 과목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수학 교과 중 <기하> 과목의 경우 고1 <수학>을 이수하면 들을 수 있어 2학년에 편성한 학교도 있지만, 2학년 <수학Ⅰ> <수학Ⅱ>를 이수하고 듣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면 3학년에 편성하기도 한다.
대체로 위계성이 강한 수학이나 과학은 배워야 할 과목의 순서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 학교별로 편성 차이가 크지 않지만 선택할 수 있는 과목 수나 학기별 개방 정도는 차이가 크다.
또한 학년별 선택 과목을 편성할 때 수능 선택과목을 고려하기도 한다.
선택 가능한 과목 수 정해져 있기에 우선순위 정해야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지만, 원하는 과목을 전부 선택해 들을 수는 없다. 따라서 그루핑된 과목 중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오른쪽 박스에서 살펴본 A고교의 예를 들면 기초 교과인 <심화국어> <기하> <실용영어> 중 1과목을 선택해야 하므로 진로를 고려했을 때 가장 필요한 과목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박 교사는 “만약 그루핑 과목 중 3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학교라면 여러 과목 중 우선순위를 정해 3과목을 정해야 한다. 학교에 따라 2학년 1학기에 개설된 과목을 2학기에도 선택할 수 있거나 3학년 1학기에 선택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라면 전체적인 교육과정 편성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만약 2학년 1학기에 이수하고 싶은 과목이 4개인데, 이 중 1과목은 2학기나 3학년에 선택할 수 있다면 그 과목을 뺀 3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이렇듯 선택과목 편성은 학교마다 차이가 있어서 자기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교육과정 편성표로 선택 과목 이해하기
A고교의 교육과정 편성표로 선택 과목을 살펴보자. A고교는 2학년 때 탐구 영역이 ‘10(택5)’으로 표기돼 있다. 택 5는 사회 6과목과 과학 5과목 중 5개의 과목을 선택하라는 의미고, 10은 5개 과목의 이수 단위다. 즉 1학기와 2학기 각각 5개 과목을 총 10단위 이수한다는 것으로, 1과목당 한 학기에 이수하는 단위는 2단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1학기와 2학기에 선택하는 과목이 같아야 하냐, 달라야 하냐는 질문이 생길 수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교육과정 편성표 뜯어보기’ 4편 운영 단위에서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A고교의 교육과정 편성표를 보면 탐구 영역 각 과목의 운영 단위가 4이다. A고교의 경우 한 학기에 이수하는 한 과목의 이수 단위가 2이기 때문에 1학기와 2학기에 동일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
또한 2022 대입을 치를 고2 학생 중에는 선택형으로 바뀌는 수능 과목들을 자유롭게 이수할 수 없는 학교에 재학 중인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국어 선택 과목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1개만 정하도록 한다는 것. 서울동대부여고 김용진 교사는 “수능 선택 과목에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확실한 장점이 있거나 확신이 서 있다면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덜 부담스럽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한 과목을 결정하는 것은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전한다. 이런 경우라면 학교에 두 과목을 모두 선택할 수 있도록 학기를 분산해 개설해달라고 요청하거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일단 자신 있는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하지 못한 과목은 별도로 공부한 뒤 수능에서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댓글 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