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침투한 바이러스 책과 영화로 파헤치기
코로나19로 개학이 일주일 연기됐다. 학원도 휴원하는 추세다. 전 세계를 휩쓸며, 일상마저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 인류의 역사에서 바이러스는 낯설지 않다. 16세기 ‘천연두’는 호랑이보다 두려운 존재였으며 20세기 ‘스페인 독감’은 전쟁을 능가할 정도로 잔혹했다. 몇 년 새 사스와 메르스가 발현하는 등 최근 환경오염과 맞물려 신종 바이러스의 출몰은 더욱 잦아지고 있다. 일상에 침투한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바이러스의 무차별 공세가 두렵다면 우선 그 실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강제 방콕’ 중인 청소년을 위해 바이러스와 전염병을 다룬 도서와 영화를 소개한다.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1 WITH MOVIE
컨테이젼
‘코로나19’와 닮은 꼴. 공포 딛고 일어선 희망을 그리다
‘컨테이젼(Contagion)’은 전염, 전염병을 뜻한다. 영화는 전 세계에 창궐한 전염병과 이로 인해 급변하는 개개인의 삶, 사회 현상을 다루면서 공포와 혼란 속에서도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 휴머니즘을 보여준다.
영화 속 POINT
홍콩 출장에서 돌아온 한 여성이 발작을 일으키며 숨진다. 세계 각국에서 같은 증상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늘자 각국의 보건 당 국은 발병 경로를 조사한다. 영화 속 바이러스가 공항을 통해 세계로 전염 됐다는 점과 영화 말미에 바이러스 발원이 과일박쥐의 배설물을 먹은 가축이라는 점 등이 이번 코로나19를 둘러싸고 퍼졌던 소문의 양상과 매우 유사하게 그려져 놀랍다. 영화에서 바이러스를 이용한 생화학 무기가 있다 는 루머가 퍼지면서 사회가 혼란에 빠지는데 코로나19 발생 초기 ‘우한 바 이러스 연구소’에서 실험하던 생화학 무기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는 점에서도 이번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감기
일상 속 가벼운 질병 ‘감기’가 바이러스를 품은 공포가 되다
‘일상적인 가벼운 질병’ 정도로 가볍게 치부되는 감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바이러스가 될 수도 있다는 영화의 모티브는 충격적이다. 상상으로만 치부하기에는 현 상황과 크게 오버랩된다.
영화 속 POINT
치명적인 바이러스와 맞닥뜨렸을 때 우리 사회의 모습이 어떻게 변할지 그리는 작품. 치사율 100%라는 유례없는 최악의 바이러스를 소재로, 전염 상황에서 발생하는 사람들의 공포와 정부의 대처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현재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을 비롯한 도시들을 봉쇄한 것과 같이 영화 속 대한민국 정부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발병 도시를 폐쇄한다. 이에 혼란에 휩싸인 격리자들의 사투가 실감나게 묘사된다.
영화 관람 후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 사회적 대혼란과 공포, 정부의 무능한 대처, 다수와 소수의 대결, 백신을 향한 사투, 식자재를 확보하기 위한 소동 등 바이러스를 대하는 영화 속 인물들의 모습과 현 상황을 비교 분석하며 가족끼리 이야기 나눠보는 것도 좋겠다.
#2 WITH BOOK
세상을 바꾼 전염병
지은이 예병일
펴낸곳 다른
난도 ★★★☆☆
전염병이 뒤흔든 인류의 역사를 알려주마
전염병을 통해 바라본 세계사 이야기. ‘병’이라는 개념이 생기기 전부터 전염병은 인류의 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전염병으로 중세가 몰락했으며 유럽인이 아메리카 대륙의 새 주인이 됐다. 전염병 때문에 병원이 탄생했고 예방 백신의 개발과 의학의 발달이 이뤄졌다. 현대에 들어와 전염병을 어느 정도 정복한 듯 보이지만 새로운 전염병은 계속해서 창궐하며 인류를 위협한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필요 이상의 공포심이나 자신감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법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 책은 전염병과 싸워 온 인류의 역사를 훑어봄으로써, 시대를 막론하고 신종 전염병의 출발은 인간의 탐욕이었음을 알려준다.
우리가 몰랐던 바이러스 이야기
지은이 대한바이러스학회
펴낸곳 범문에듀케이션
난도 ★★★★☆
바이러스가 공포스럽다고? 얼마나 흥미로운 존재인데!
세상 곳곳에는 수많은 바이러스가 있다. 우리의 몸은 물론 물, 공기 등 바이러스가 존재하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 바이러스로 가득 찬 세상에서 살고 있는 셈. 공존할 수밖에 없다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부터 암을 치료하는 바이러스가 있다는 것, 기후변화에 따른 바이러스의 위협과 바이러스의 크기·구조에 관한 기초 지식, 영화에 나오는 바이러스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견한 바이러스 이야기까지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바이러스의 세계를 알기 쉽게 들려 준다. 코로나19처럼 새롭게 진화하는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바이러스의 위협 속에서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책의 안내를 따라가보자.
당신이 살아 있는 진짜 이유
지은이 앤 러브
펴낸곳 내인생의책
난도 ★★☆☆☆
무시무시하지만 이유 있는 전염병과 의학의 세계사
사랑하는 가족이 죽어가는 모습을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면? 그 슬픔의 크기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과거 전염병을 대하는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다. 지금은 ‘백신’ 의 힘으로 웬만한 전염병은 이겨낼 수 있다. 그러나 백신이 인류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책은 질병의 역사와 의학의 진화 과정,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 싸우기 위해 목숨을 걸고 고군분투한 선구자들의 업적을 다룬다. 무수한 시행착오와 더불어 우연의 힘에까지 기대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을 찾아내고 이 강력한 파괴자들을 물리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을 만들어낸 인물들을 만나다 보면 그 위대함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책장을 덮을 때 즈음이면 전 염병은 공포가 아닌 극복의 대상임을 깨닫게 된다.
탐정이 된 과학자들
지은이 마릴리 피터스
펴낸곳 다른
난도 ★★★☆☆
최초 감염자를 찾으면 비밀이 풀린다!
감염의 위험과 세상의 조롱을 무릅쓰고 전염병의 비밀을 파헤친 ‘전염병 학자’들의 이야기다. 최초 감염자인 ‘페이션트 제로(Patient Zero)’를 추적하고 얻은 정보를 단서 삼아 전염병의 발생 원인과 전염 경로, 대처법을 찾아 내는 과정을 추리소설처럼 재구성한 논픽션이다.
1665년 런던의 페스트, 1854년 소호의 콜레라, 1900년 쿠바의 황열병, 1906 년 뉴욕의 장티푸스, 1918년 전 세계를 덮친 스페인 독감, 1976년 자이르의 에볼라, 1980년 미국의 에이즈 등, 전염병이 유행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전염병 학자에 의해 병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까지의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맺음말 뒤에는 세계사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전염병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정보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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