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전형의 경우, 합격 기준이 명확히 공개돼 있진 않다. 특히 한국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면 서류 제출 이후 입학 허가 여부는 학교에서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3년 전 내 입학 경험으로는 대학교 1년 과정을 굳이 이수하지 않아도 입학 기준에 큰 문제가 없었다. 최근 경영학과는 대학교 1학년 성적을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한다고 한다.
나는 대학 성적을 제출하지 않고, 입학 서류로 고교 졸업장과 수능·내신 성적, 영어 성적(IELTS), 추천서(담임 교사, 교장), 지원 동기서와 자기소개서를 함께제출했다. 모든 서류는 공증받은 영문 서류로 제출했다. 당시엔 대학이 한국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수학 입학 시험을 치러야 했다. 복잡한 사고형 문제가 아니라 한국 고등학교 인문 계열 학생의 수학 실력을 가늠하는 수준이었다. 70점 이상 받아야 통과 가능한데, 지금 기억으론 거의 만점을 받았던 것 같다.
이 시험은 모교와 대사관 등 공공기관에서만 치를 수 있는데, 나는 네덜란드 거주 당시 대사관 측의 양해를 받아 영사관의 감독하에 시험을 치렀다.
이 모든 과정을 준비하는 데 6개월 정도가 걸리고, 합격 통보는 4월 말쯤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학을 희망한다면 1년 정도의 시간을 잡고 준비하는 게 좋다. 입학 서류는 한 번만 제출 가능하고, 영어 성적 증빙 서류도 이때 같이 내야하기 때문에 서류와 영어 시험을 함께 준비하면 효과적이다.
1 최근에 로테르담 근처로 이사했다. 1학년은 기숙사에서 지낼 수 있지만 그 이후엔 본인이 생활할 곳을 스스로 알아봐야 한다.
2 지난달에 인턴십 과정을 마무리하며 찍은 기념사진.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회사 생활을 통해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었다.
3 아주 평범한 우리 학교 경제학과 강의실 모습. 3학년 때부터는 소규모 튜토리얼 수업 없이 대형 강의만 진행되기 때문에 강의 시간이 적은 반면,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네덜란드 대학의 3년제 학제, 학점 관리와 학업 의지 필수
유럽의 학제는 우리나라나 미국과 달리 3년제 학제이다. 학사 커리큘럼이 쉴 새 없이 진행된다. 네덜란드의 연구 중심 대학교는 수업의 강도도 세서, 공부를 조금만 소홀히 하면 통과 점수조차 받기 힘들 수 있다.
스트레스는 적을지 몰라도, 고등학교 때 하던 만큼 공부해야 어느 정도 따라가며 학점을 관리할 수 있다. 여름방학 한달을 제외하면 1년 내내 강의가 진행되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 제때 졸업 가능하다.
유학 비용이 많이 들 거라 생각하지만, 네덜란드 유학은 조금 다르다. 1년 학비로 1천만 원 정도가 들고, 생활비까지 포함하면 1년에 2천만 원 수준이다. 3년 안에 졸업한다면 6천만 원 정도가 들기 때문에 적은 돈은 아니지만, 충분히 가치있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네덜란드 유학을 결정할 땐 비용적인 문제보다는 해외에서 공부할 준비가 돼 있는지, 학업 양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특히 네덜란드에서 경제학과는 수학적인 부분과 통계적인 사고를 많이 요구하기 때문에 경제학 자체에 흥미가 있지 않으면 공부하기 어렵다.
한국 학생들은 수업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환경적인 문제로 유학을 그만두는 경우가 더 많다. 입학 전에 어학연수 등을 경험한 뒤 최종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입학이나 현지 생활에 대한 정보는 네덜란드 한인 학생회나 페이스북의 네덜란드 한인회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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