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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3호

BOOKS & DREAM

BOOK & DREAM 독서와 진로 사이_ 관광학과

관광학은 일상의 생활과 장소를 벗어나 다른 지역의 자연 경관과 문화를 둘러보는 관광이라는 행동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체계적으로 연구한다. 이런 행위를 개인 삶의 한 부분으로 보는 여행과 달리 관광은 사회 현상으로 분석하는 차이가 있다. 관광학을 공부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어떤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지 알아봤다.


취재 김지영 리포터 janekim@naeil.com 도움말 이연택 교수(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권구병 교사·이인문 교사(서울관광고등학교)


관광학과


<여행의 기술>로 만나는 여행의 참된 의미

여행은 삶을 재미있고 의미 있게 한다. 우리나라에서 여행이 본격화된 1990년대 이후 관광 산업은 여러 학문과 맞물려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해왔다. “모든 산업은 일 아니면 여행, 이 두 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라는 한양대 관광학부 이연택 교수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이 교수는 “최근에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이 관광학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SNS를 보면 대부분 여행자적 삶을 보여주지요. 어떻게 여행자와 커뮤니티를 만들 것인가, 어떻게 하면 관광 정책을 수용하도록 담론을 이끌어낼 것인가를 생각할 때 미디어의 이용, 미디어와의 연결이 중요한 거죠”라고 강조한다. 관광은 유통과도 연결된다. 여행객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소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마트 지점 중에서도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매장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유통과 만나서 유통 관광, 의료와 만나서 의료 관광, 컨벤션과 만나서 컨벤션 관광의 개념이 생기듯이 관광은 다른 산업과 만나 그 외형이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라는 이 교수의 말처럼 관광 산업은 점차 거대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때 관광학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이 교수는 “며칠 전 신문을 봤는데 인공지능 로봇이 우동을 만들더라고요. 하지만 우동을 고객에게 보여주고 시연하는 것 은 관광 종사자입니다. 반복적이고 힘든 일은 기계가 하는 대신 우리는 기계가 해주는 일을 고객이 원 하는 관점에서 해석해주는, 좀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죠.” 인공지능과 인간이 결합해서 새 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관광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이 교수는 가 장 중요한 요소로 상상력을 꼽았다. “월트디즈니가 자신의 캐릭터로 테마파크를 만든 상상력, 명품 가방 브랜드 루이비통이 여행을 DNA로 해 제품을 만들어내는 상상력이 필요해요. 지금 관광 산업에서 눈여겨볼 것이 무엇일까요? 에어비앤비죠. 우버입니다. 우버는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자가용이죠. 이것 도 관광 산업인 것입니다.” 기존 관광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21세기 새로운 관광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 한 에어비앤비식 상상력의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 <에어비앤비 스토리>의 일독을 권하는 이유다.

관광학의 기술적 지식을 높이고 현장을 이해하고 싶다면 <호텔과 호텔리어> <호텔리어 로랑의 시선>도 읽어두면 좋다. 서울관광고 이인문 교사는 “호텔의 각 부서와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소개하고 실제로 호텔에서 일하는 호텔리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그들의 직업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책”이라고 추천 했다.

관광학을 개념적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이 교수가 나란히 추천한 <여행의 기술>과 <여행을 팝니다>를 살펴볼 만하다. “<여행을 팝니다>의 원제는 ‘Overbooked’, 부제는 ‘The exploding business of travel and tourism’이에요. 우리말 제목보다 내용이 더 와닿죠. 제목처럼 여행이 어떻게 거대한 비즈니스가 되면서 산업을 형성하고 정책을 결정하고 국제기구화되는지를 사회과학적으로 접근해 설명한 책입니다. <여행의 기술>과 <여행을 팝니다>를 읽는다면 여행이 인문학에서 출발하여 사회학적으로 변화해온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관광학과 진로를 위한 추천 도서


여행의 기술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옮긴이 정영목 펴낸곳 청미래


여행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책

알랭 드 보통은 사랑 건축 철학 종교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글을 써왔는데 이 책은 여행을 주제로 한다. 저자는 여행을 나서기 전 기대감으로 즐거운 순간부터 낯선 관광지에서 이국적인 것에 매혹당하고 풍경에 반하는 여정을 그만의 필체로 이야기한다. 우리는 이국적인 풍경을 담은 사진 한 장에 대한 기대로 여행을 시작할 수도 있다. 또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 무의식적으로 거치는 휴게소나 공항 같은 의외의 장소에서 예상치 못하게 외로움에 대한 위안을 받을 수도 있다. 이렇듯 새로운 시각으로 여행을 바라봄으로써 여행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이 교수는 “여행이 누군가에게 갖는 의미와 동기, 가치를 심리학적·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보여준다. 여행이 단순히 개인의 경험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인간에게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라며 권했다.



에어비앤비 스토리
지은이 레이 갤러거 옮긴이 유정식 낸곳 다산북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관광 비즈니스 모델, 에어비앤비

‘낯선 사람에게 내 집을 빌려준다’ ‘낯선 사람의 집에서 잠을 잔다’는 이상한 생각을 성공시키며 기존 관광 산업을 재편한 과정을 볼 수 있다. 이 교수는 “공유 숙박을 넘어 여행 플랫폼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관광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를 기술한 책”이라며 추천했다.



윤지민의 리얼관광
지은이 윤지민 펴낸곳 이야기 나무

세계를 여행하며 발견한 관광의 비밀

여행을 하는 여행자의 시선이 아닌 사회과학적 시선에서 관광을 바라본다. 이 교사는 “관광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 여러 나라의 관광 정책, 사람들의 관광 산업에 대한 태도를 다루어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관광 산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희망을 찾아 떠나다
지은이 김이경, 주세운 펴낸곳 소나무

공정여행에 대한 안내서

구경하고 떠나는 ‘소비’가 아닌 만남과 나눔이 살아 있는 ‘관계’의 여행을 보여주는 책. 공정여행 키워드와 함께한 아시아 여행기이다. 이 교사는 “공정여행에 대한 안내를 통해 관광 산업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 사회에 주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선배가 들려주는 나의 독서와 진로 이야기



관광학의 따뜻한 의미가 녹아 있는 <그 겨울의 일주일>
전혜련 한양대 관광학부 2학년

Q 관광학부로 진학하게 된 동기는?

A 어렸을 때부터 국제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았고,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것이 취미였어요.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과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문화를 공유하며 세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서 세계관광기구(UNWTO)에서 일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꿈을 갖게 되었고, 대학에서 관광이라는 학문을 체계적으로 배 운 후 제 꿈을 키워나가야겠다고 결심했지요. 지금은 제가 좋아하는 관광 분야를 공부하면서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을 하 고 있어요.

Q 고교 때 진로와 관련해서 읽은 책 중 기억에 남는 책은?

A <한류본색>이요. 관광이라는 분야에 막연히 관심만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관광 산업의 현황 및 역사부터, 한류의 성 장 과정, 앞으로 한류 관광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었어요. 책을 읽고 한류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 다른 나라들의 문화 수출 사례를 조사해 연구 보고서를 작성하고 앞으로 한류를 어떻게 더 발전시킬지에 대해 공부한 경험도 있어요. 이 책은 저에게 관광에 대한 지식을 넓혀주고 관광에 대한 관심도도 높여줬죠.

Q 대학 진학 후 전공과 관련해 읽은 책 중 도움이 된 책은?

A <문화관광에서 길을 찾다>는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테마파크, 역사 유산과 문화관광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과 다양 한 성공 사례들을 다루고 있어 유익했어요. <꾸뻬씨의 행복여행>은 정작 본인도 행복하지 않다는 걸 깨달은 한 정신과 의사가 행복을 찾아 떠난 여행기입니다. 여행을 하며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해나가는 여 정을 볼 수 있었어요.

Q 후배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A <그 겨울의 일주일>입니다. 도시에서 살다가 고향 마을로 돌아가 안락한 호텔을 지어 운영하는 ‘치키’와 그녀의 호텔에 방문하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이에요. 이 책을 읽고 후배들의 겨울도 책 속의 겨울처럼 따뜻해지면 좋 겠네요.



그 겨울의 일주일
지은이 메이브 빈치 옮긴이 정연희 펴낸곳 문학동네

“아일랜드에 있는 ‘치키’의 작은 호텔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 여행을 온 사람들로부터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듣게 돼요. 다양한 삶의 모습, 가슴속 이야기들이죠. 그들이 호텔에서 슬픔을 치유하고 행복을 찾는 모습을 통해 저도 행복해지는 기분을 느꼈어요.”



문화관광에서 길을 찾다
지은이 이광희 펴낸곳 산수야

“문화유산과 콘텐츠를 잘 살리면 한 지방을 살리기도 하는 것이 관광입니다. 잘 운영되고 있는 테마파크와 문화관광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어요. 관광학도로서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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