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책 읽기를 권했을 때 기꺼운 마음으로 응하는 청소년은 드물 것이다. 듣기만 해도 가슴이 막히는 권장 도서가 아닌 또래 친구들이 너무 재밌게 읽어서 혼자 알고 있기 아까워 추천하는 책이라면 어떨까? 그 어떤 독후 활동도 필요 없이 순수하게 즐기기만 하면 되는 독서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손에 쥘 수 있을지 모른다. 여기 또래 3명의 친구가 자신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는 인생 책을 소개한다. 생각보다 긴 귀성길, 친척집에서 어색한 순간 책 한 권으로 색다른 즐거움과 기특한 시선을 얻어보면 어떨까.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지은이 손원평 펴낸곳 창비
“윤재는 감정을 표현할 줄 몰라. 그건 머릿속 ‘아몬드’가 고장 났기 때문이지. 불치병인 줄 알았던 윤재는 소중한 두 친구를 만나고 흰 도화지에 스포이트로 물감을 떨어트리는 것 처럼 감정이 가슴에 물들어가. 그러면서 우리가 정상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낯설게 느껴지지. 먼 곳에서의 슬픔은 공감되지 않는다는 할머니, 고아들이 나오는 TV를 무표정 하게 보는 빵집 아저씨, 곤이와 윤재에게 못 된 짓을 한 불량 청소년들, 윤재의 엄마와 할머니가 죽을 때 구경만 하던 사람들…. 모두가 비정상이라고 한 아이가 바라보는, 정상적인 사람들의 정상적이지 않은 모습들을 보다 보면 공감이 없는 주인공에게 공감을 배우게 되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매력적인 책이니 꼭 읽어봐. _유지수 학생(서울 숙명여중 2학년)
지은이 최성수 펴낸곳 휴머니스트
연애소설 애호가, 역사 덕후, 판타지 소설 마니아까지 만족할 책을 소개할게. 제목부터 별로라고? 날 믿어봐 친구. <금오신화>는 이솝 우화처럼 서로 다른 5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귀신과의 사랑, 선녀와의 만남, 저승 여행, 용궁 여행을 주제로 모두 환상의 세계를 보여줘. 딱딱한 유교의 나라 조선에서 어떻게 이렇게 상상력이 가득한 소설이 등장했을까? 지은이 김시습의 삶에 답이 있어. 비범했으나 정의로운 성격 탓에 부조리한 사회에 어울리지 못한 사람. 그래서일까? 소설 속 주인공들은 가상 세계에서 현실에서는 이루지 못한 만남을 이어가지. 아픈 현실이 환상적 세계를 그려내 조선 최고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 _박수연 학생(서울 진선여중 3학년)
지은이 정재승 펴낸곳 어크로스
과학이라면 고개를 흔드는 친구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책이야. 그만큼 쉽고 재밌거든. 중1인 내가 보증할게! 넓은 세계에서, 외국의 유명인이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있다는 것, 안 되려고 생각하면 안 되는 일들만 일어나는 머피의 법칙을 과학으로 증명할 수 있다는 것, 백화점 에스컬레이터에 거울이 있는 이유와 시계가 없는 이유까지, 일상의 현상들을 과학적 상식으로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어. 특별한 호기심 없이 경험하고 마주쳤던 일상을 가져와 과학은 물론 경제 역사 언어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지식과 사고를 기를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주는 책이니 읽어보면 제목 그대로 ‘멋진 과학 콘서트’ 한 편을 본 기분을 느낄 거야. _배재호 학생(서울 대청중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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