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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903호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미국에서 만난 세 친구




이달의 주제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여행객과 이민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뉴욕은 지구촌 곳곳에서 온 사람들이 옹기종기 어우러져 사는 도시다.
이곳에서 새로 사귄 친구들 중 국적과 인생 스토리가 다양한 세 명을 소개하려 한다. 미국 시민이 된 지 2년밖에 안 된 새로운 이민자 플로라, 잠시 대학생활만 하러 미국에 온 유학생 제시카 그리고 고향을 떠나본 적 없는 미국 토박이 에스더까지, 이들을 직접 인터뷰했다.



바다 건너온 영국 여자, 플로라



고향은 어디인가? 영국의 런던 외곽에서 자랐다. 14살 때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재작년에 드디어 미국 시민이 됐다. 중학교까지는 영국에서 다니고 고등학교는 미국에서 졸업했는데, 지금은 텍사스의 라이스대에서 2학년 과정을 밟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학교생활에 차이가 있다면? 영국에 비해 미국의 교육과정은 팀워크를 중요시하는 것 같다. 영국은 개인별 과제가 많은 편인데, 미국 학교는 선생님이 수시로 그룹 프로젝트를 준다. 모둠 활동이 많아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영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영어도 영국식으로 발음하는데,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못 알아들어 고생한 적이 은근히 많다.
발음뿐 아니라 표현, 철자 등도 다른데, 과제를 제출하면 선생님들이 영국식 철자를 보고 틀렸다고 점수를 깎는 일도 있었다. 여러모로 적응이 필요했다.

영국의 대학 입시 시스템은 어떤가? 학점부터 과외 활동까지 모든 것을 골고루 관리해야 하는 미국과 달리 영국은 학점과 함께 고등학교 졸업 전에 치르는 A-레벨이라는 시험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영국 역시 대학마다 명성과 서열이 있고, 유명한 대학들은 주로 런던에 몰려 있다. 영국 대학은 미국과 다르게 3년 과정이 보통인데, 교양 과목보다는 전공 과목 위주로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내 고향은 전 세계! 제시카



고향은 어디인가? 호주에서 태어났고, 말레이시아와 중국을 오가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고등학교는 싱가포르에 있는 국제학교에 다녔는데, 지금은 미국으로 유학 와 뉴욕에서 생활하고 있다.

여러 나라를 다니며 적응이 힘들진 않았는지? 워낙 어릴 때부터 해외생활을 시작해서인지 별 문제없이 적응해왔다. 요즘 가장 힘든 건 미국 음식인데, 대부분 기름기가 많고 느끼해 건강에 안 좋은 듯하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2인분은 족히 될 것 같은 양을 준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시기에는 항상 살이 찌는 것 같다. 하지만 개방적이고 개성을 존중하는 뉴욕의 분위기는 매우 만족스럽다. 옷을 특이하게 입거나 길 한복판에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춰도 사람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을 만큼 자유롭다

미국에서 대학생활을 하며 느끼는 점은? 미국 대학에서는 친구들을 사귀기 쉬운 것 같다.
전공이나 학년이 다른 학생들과도 부담 없이 말을 섞을 수 있고,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동아리에 가입할 수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를 다닐 수 있다. 또 미국 대학교는 전공 이외의 과목들을 마음껏 들을 수 있어 좋다. 게임 디자인을 전공하는데, 미술이나 심리학·경영학 수업도 취미나 자기계발 목적으로 자주 듣는다.



뼛속까지 아메리칸, 에스더



고향은 어디인가? 미국 텍사스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텍사스에서 다녔고, 대학도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UT오스틴)로 진학했다. 현재 2학년이다.

미국의 학교생활과 대학 입시 과정은 어떤가? 내신 관리와 시험 성적도 중요하지만, 여러 가지 동아리나 취미활동을 해놓아야 친구들을 사귀거나 대학 원서를 쓸 때 유리하다. 개인적으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내내 댄스팀과 합창단, 뮤지컬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주로 학점이나 시험 성적만 본다고 들었는데, 학창 시절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본인의 적성을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이 미국 대입 시스템의 장점이다.

학교에 다니면서 힘든 점은?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업이 끝난 뒤에도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있어야 한다. 댄스팀 리허설이 없는 날에는 합창단 리허설이 있고, 또 다른 날에는 뮤지컬 리허설이 있기 때문에 거의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등교 준비를 해야 했고, 저녁 8시 전에 집에 들어온 적이 거의 없다.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할 수 없는 날이 많고, 숙제할 시간도 부족해 특히 11, 12학년 때는 시간 관리가 어려웠다. 하지만 친구들과 이런저런 활동을 하며 추억을 쌓고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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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린(뉴욕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 victoria.kim@nyu.edu
  •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2019년 04월 17일 9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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