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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1호

FTA, 학교로 가다 3.0 | 대구 혜화여고

미국산 오렌지 가격과 환율은 어떤 관계일까?

지난 10월 30일, 대구 혜화여고의 한 교실에 학생 29명이 모였다. 모두들 ‘FTA, 학교로 가다’ 수업을 기다리는 중이다. 내일신문과 내일교육이 진행하는 ‘FTA, 학교로 가다’는 각 학교를 찾아가 FTA에 대한 이해를 돕고 관련 데이터 분석법을 가르치는 교육 홍보 사업이다. 경북대 김승규 교수가 진행하는 FTA 수업 현장으로 출발!

취재 황혜민 기자 hyemin@naeil.com
사진 이의종
제작 지원 2024년 FTA 분야 교육홍보사업






FTA와 국내 경제·사회의 연관성 교육이 취지

최근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국내외 작황이 요동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처럼 습하고 더운 여름이 길어진다면 조만간 남해안의 김 대신 제주도에서 재배한 망고가 수출될지도 모를 일이다. 농수산물 수출입은 이제 단순한 무역이 아니라 식량 주권으로 이어지는 문제인 만큼 무역 산업의 이해는 필수다. 하지만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데도 불구하고 대중의 관심이 가장 부족한 산업 중 하나가 바로 농·식품업이다.

‘FTA, 학교로 가다’는 이런 취지에서 마련된 수업이다. 많은 학생에게 농업·수산·식품 산업, FTA와 관련한 경제 및 사회 문제를 가르치고 데이터를 활용해 직접 실증 분석과 시사점 도출까지 이끌어낸다는 목표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혜화여고 강의는 경북대 RISE연구센터의 김승규 교수가 맡았다. 그는 지난해부터 강의진에 합류했고 혜화여고 학생과 2년째 만나고 있다. 지난해엔 김 교수가 모든 강의를 맡았지만 올해는 혜화여고에서 수학을 담당하는 강민창 교사가 1일 차 수업을 맡았다. 1, 2일 차 모두 교수가 강의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참여 학교의 교사를 대상으로 사전 연수를 진행했고, 교사가 직접 수업 주체로 수업하는 모델로 발전했다. 강 교사는 미리 엑셀을 사용해 회귀 분석을 하고 분석 결과를 해석하는 방법을 가르쳤는데 다들 집중력을 발휘해 수업에 참여했다고.

여기서 잠깐, FTA와 회귀 분석은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회귀분석이란 하나의 변수와 다른 여러 변수의 관계를 밝히기 위한 통계 기법으로 데이터에 기반을 둔 의사 결정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와 미국이 무역할 때 두 나라의 GDP, 환율, FTA 체결 여부 등의 변수를 고려해 미국산 오렌지의 가격을 결정하는 데 사용하는 식이다. 여러 조건에 따라 국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무역이나 경제 분야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분석법이다.

혜화여고에서 수학을 담당하는 강 교사는 고등학교 과정에서 <확률과 통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특히 상경 계열을 지망하는 학생에게 흥미로운 내용이라고 말했다. 강 교사는 단시간에 FTA의 모든 것을 배울 수는 없겠지만 올해 참여한 1학년 학생이 배운 내용을 토대로 내년엔 자신의 탐구 활동 영역을 넓혀갔으면 하는 바람을 함께 전했다.


“국제 정세, 데이터 분석 배우는 기회 됐어요”

‘FTA, 학교에 가다’ 프로그램은 교육을 통해 학생이 FTA에 대한 배경지식을 익히고 각자의 진로에 활용하는 게 중요한 만큼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의 소감을 들어봤다. 평소 데이터 분석에 관심이 있었다는 1학년 박지우 학생은 국제 무역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막막했던 엑셀 활용법을 배워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이 향상됐다고.

“데이터 분석이 실제 의사 결정 과정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됐어요. 특히 FTA와 관련된 데이터를 다루면서 국제 무역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을 배울 수 있어서 유용했어요.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정책이 어떻게 수립되는지도 알 수 있었고요. 또한 회귀 분석을 통해 변수 관계를 도출해 보니 데이터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의미 있는 정보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2학년 정다윤 학생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며 국제 정세에 관심이 높아졌다. 더불어 FTA 같은 무역 협정이 경제 흐름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세계적인 정치 상황과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 이번 수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관세청의 수출입 자료를 바탕으로 GDP와 환율 등을 이용해 직접 회귀 분석을 해보고 결과를 도출한 과정이 인상 깊었어요. 앞으로 학업이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수업을 맡은 김 교수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고등학생에게 국제 무역과 경제에 관한 강의가 지속적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 많은 학생이 농어촌의 현실과 어려움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현재 경북대 같은 거점 대학을 제외하면 다수의 사립대에서는 관련 학과가 통폐합되고 있어 미래 세대의 연구자 양성 관점에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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