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개념 Check!
✔︎ 실천윤리학은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윤리적 문제를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해결하려는 현대윤리학 중 하나임. ✔︎ 생명 환경 의료 등의 분야에서 일어나는 현실 문제에 대한 윤리적 해결책 찾아보기 ✔︎ 관련 전공: 사회 계열, 공학 계열, 의약학 계열 등 |
/윤리 교과 자문 교사단/
박석환 교사(서울 휘경여자고등학교)
이훈 교사(경기 김포외국어고등학교)
오청락 교사(서울 영동일고등학교)
최정윤 교사(서울외국어고등학교)
★★★★
지은이 피터싱어
펴낸곳 연암서가
※★의 개수는 난도를 의미. 적을수록 읽기 쉬운 책.
“등굣길 분수대에 한 어린아이가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발견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주변엔 사람이 없어 내가 돕지 않으면 아이는 죽을 수 있습니다. 분수대는 높지 않지만 신발과 교복은 젖을 수밖에 없고, 지각도 불가피하죠. 실천윤리학 분야의 거장이자 동물해방론자인 피터 싱어는 이런 상황을 제시하며, 집단의 실천적 도덕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싱어의 이론적 단초가 담긴 이 책은 우리가 끊임없이 접하는 현대 사회의 윤리적 이슈를 다뤄 흥미롭습니다. 시대 변화에 맞춰 기후변화 파트가 추가된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절대 빈곤에 빠진 사람을 돕는 등, 사회가 약자를 지원해야 하는 이유를 이 책으로 알아보세요.”_ 자문 교사단
/ONE PICK! 함께 읽기/
‘무엇이 옳다고 생각해?’
일상 속 윤리 논쟁 직면하기
태어날 아이가 중대한 장애를 안고 있다면 낙태해도 될까? 인간과 동물이 갖는 생명의 존엄성은 동일한 가치일까? 불치병 환자의 안락사를 허용해야 할까? 지금도 격렬한 논쟁이 오고가는 질문을 피터 싱어는 1970~1980년대 사회에 던졌다. 요즘 학생에겐 동물해방론자로 유명한 그는 실천윤리학 분야의 거장이기도 하다.
이 책은 실제 싱어의 삶과 학문적 이력을 온전히 대변하는 저서로 평가받는다. 책은 윤리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평등의 의미를 되물으며 동물권, 임신중단, 안락사, 경제원조, 기후변화, 환경윤리, 테러리즘 등 지금 사회의 뜨거운 이슈를 차례로 짚어낸 뒤 인간이 왜 도덕적 행위를 해야 하는지 다시 질문한다.
딱딱한 제목과 달리 내용은 어렵지 않다. 교과서와 뉴스, 숏폼 영상에서 자주 본 주제가 나열돼 있다. 동시에 읽기 까다롭다. 주제 하나하나가 여전히 정답을 찾지 못한,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라 생각에 빠져 멈춰 서기 쉽다. 게다가 팬심으로 구매한 굿즈나 품절될까 봐 색깔별로 쟁인 옷을 보며 ‘누군가는 끼니를 챙기지 못하고 굶어 죽어갈 때 사치품을 사는 것이 윤리적인가?’와 같은 질문을 마주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파고들면, 내 삶 속 다양한 윤리 문제를 직면하며 의식 있는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다. 철학부터 사회과학 공학 의약학까지 어떤 분야도 피할 수 없는 질문이 가득한 이 책을 읽고, 더 나은 개인과 사회로 나아갈 답변을 함께 찾아보자.
한걸음 더
✔︎ 윤리와 평등의 의미를 개인과 공동체를 중심으로 고민해보기 ✔︎ 피터 싱어의 생애와 그의 철학이 현대 사회에 미친 영향 찾아보기 ✔︎ ‘공장식 농장에서 사육된 동물의 고기를 구매해야 할까?’ 등 책 속 질문을 중심으로 싱어의 사상에 대해 찬반 토론해보기 |
/대학생 선배의 독서 이야기/
연계 전공 | 국제관계학과
“수업과 탐구의 연결고리 ‘책’
면접에서도 유용했죠”
이기쁨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1학년
(대전여고)
Q. 전공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적부터 뉴스를 즐겨 보며 사회 문제에 눈길이 갔어요. 정치외교 쪽을 진로로 삼아 수업은 물론 동아리·진로 활동에서 다양한 탐구 활동을 했어요. 특히 흥미 있는 이슈는 교과 개념이나 독서와 연결해 주제를 찾았는데 그중 상당수가 타국 제도와의 비교 혹은 국제 사회의 협업과 관련 있었어요. 국내 저출생 정책을 살필 때 싱가포르의 ‘코스모폴리탄 글로벌 도시 프로젝트’와 서구의 이민 수용국과 비교해보고, 북한 인권 문제를 조사하면서 국제 사회의 노력을 확인했죠. 수시 지원을 앞두고 알게 된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의 인재상이 저의 성향이나 고교 생활과 부합한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지원했고, 합격했습니다.
Q. 고교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수업에서 배운 것 중 궁금증이 생기면 그에 대해 책이나 논문을 찾아보며 이해의 깊이를 더하거나, 동아리와 리더십 활동으로 이어갔죠. <생활과 윤리>에서 맹자를 접한 후, <정치와 법>에서 배웠던 로크가 유사한 인물이기에 둘을 비교하는 탐구 활동을 했어요. 로크의 <통치론>을 읽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당시 이슈와의 연결점도 찾아보고요. 이때 추가로 의문이 생기거나, 비판·반박이 나올 만한 부분을 더 조사했어요. 교과서에 인용문 출처나 참고 도서가 잘 기재돼 있고,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추천해주시는 경우도 많아 책을 고르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독서 기록 자체는 대입에 반영되지 않지만 세특이나 창·체에 자주 활용되고, 내 장점을 강조하는 도구로 유용해요. 전공 수업을 대비하기도 좋고요. 발췌독으로 읽는 부담을 낮출 수 있고, 한 권으로도 여러 관점이나 방법으로 분석해 다양한 교과에 적용해볼 수 있죠. 남들이 놓치는 것을 영민하게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할 수 있고요. 후배들은 막연한 부담을 내려놓고 수업에서 접한 책부터 읽어보면 좋겠어요.
/추천 도서/
<국제정세의 이해>
지은이 유현석
펴낸곳 한울아카데미
국제 관계를 각국의 관계성에 집중해 풀어내는 책입니다. 계속 개정되고 있어서 시의성이 있고요. 단, 대학 교재로 쓰이는 만큼 까다로울 수 있으니, 눈길 가는 주제를 다룬 부분부터 읽어보길 권해요. 사회 교과는 의외로 개념을 지나치기 쉬운데, 면접에서 개념의 정의나 주요 내용을 묻는 경우가 많아요. 이 책은 최신 이슈를 다루며 기본 개념을 다시 짚어주기에 면접 대비에도 유용해요. 실제 서울시립대 면접에서 이 책에서 배운 이론을 떠올려 개념에 대한 질문을 잘 넘겼어요. 정치 외교 국제 분야 전공에 흥미 있는 후배에게 추천하지만, 최근의 국제 관계는 경제 문제와 밀접하기 때문에 상경 계열을 지망하는 학생도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지은이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
펴낸곳 시공사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의 대표 저서입니다. 정치 제도가 경제 제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며 다양한 사례로 이를 설명해요. 책이 두껍고 읽기도 다소 어렵지만, 몇 가지 사례를 발췌해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어요. 이 책에 쓰인 연구 방법은 <사회·문화>에서 접한 것이고, 이론은 윤리 교과와 관련 깊어요. 경제 불황 원인에 주목한다면 <경제>, 착취적 정치 제도에 대한 고발이 흥미롭다면 <정치와 법>, 시대에 따른 국가 제도의 발전과 실패는 <세계사>와 연결해 탐구해볼 수 있고요. 이런 시야를 안겨준 책이라 제게 의미 있어요. 인문 계열 지망생은 물론 사회 문제에 흥미가 있는 누구나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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