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없이 ‘스스로’ 공부하면 좋겠지만, 현실에선 쉽지 않다. 문제는 어떤 학원을 언제, 어떻게 다녀야 할지다. 초등학생 때와 달리 본격적으로 공부 습관을 들이고 학업 역량을 높여야 할 것 같다는 조바심이 고민을 키운다. 중학생의 학원 선택 기준을 짚어본다.
취재 김은진 리포터 likemer@naeil.com
도움말 임태형 대표(학원멘토)
/Q/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과 소수 정예 학원, 어디가 좋을까요?
/A/ 현재 학습 상황과 진로 방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특목고나 자사고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을 추천하는 목소리가 높다. 학원멘토 임태형 대표는 “아무래도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은 특목고에 합격한 재원생이 상대적으로 많다. 경험이 누적돼 있어 사례별 포인트를 짚어주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라고 귀띔한다. 단, 지점에 따라 강사의 역량이나 수업의 질이 차이 나기도 하고, 수업 방식이 자녀의 성향과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니 설명회나 맛보기 수업을 반드시 들어보고 결정해야 한다.
한편 집과 학교에서 가까운 소수 정예 학원은 내신 대비에 중점을 둔 경우 효과적이다. 학생 수가 적어 강사와의 거리가 가깝고, 그만큼 학생 개인의 성향을 파악해 맞춤형 학습을 하며 학업 습관을 들이는 데 상대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조언이다. 한편 전국적으로 유명한 교육특구에 본점을 둔 프랜차이즈 외에, 특정 지역에서 세를 자랑하는 대형 학원도 있다. 지역 학교와 학생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어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을 염두에 뒀다면 비교해보고 선택하길 권한다.
/Q/ 학원 선택 시 설명회나 맛보기 강연에서 점검해야 할 사항을 알려주세요.
/A/ 강사의 수업 방식과 난도, 학생 실력 향상과 관련한 피드백 방식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고입을 준비하고 있다면, 진학 실적이나 학원 프로그램의 실효성도 고려해야 한다. 영재학교, 과학고, 외고·국제고, 자사고 등 고교 유형에 따라 전형 방식이 다르고, 같은 유형이어도 학교에 따라 평가 방법이 차이 난다. 진학을 희망하는 고교 유형과 학교의 입시 방법을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Q/ 학원 선택 시 내신 준비와 선행학습 중 어디에 비중을 두어야 할까요?
/A/ 현재 성적 파악이 우선이다. 대개 중학생은 수학과 영어를 앞서 공부한다. 임 대표는 “두 과목의 내신 원점수가 90점 이상이라면 선행학습의 비중을 높일지 논의해볼 만하다”라고 조언한다.
원점수가 80점이 안 된다면 현재 수준 혹은 그 아래 학년의 교과 내용을 복습하며 기초를 다지는 것이 우선이다.
/Q/ 중학교에서 서·논술형 문항의 비중이 커지고, 대입에선 주요 대학이 논술전형을 운영하고 있어 논술 학원을 고민 중이에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면 좋을까요?
/A/ 서술형 평가를 대비하고 싶다면 고민해볼 만하나, 교육·입시 제도 변화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으로 선택하지는 말길 바란다. 논술 학원의 수요는 사실 국어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최근 수능 국어의 변별력이 커졌고, 고교 내신은 수능 출제 경향을 따르다 보니 전반적으로 국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독해력이 강조되는 상황이다. 국어는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과목이 아닌 만큼 중학교 때부터 실력을 다져두면 좋다. 특히 다독과 독후 활동을 통해 읽는 힘을 길러두길 권한다.
반면 전문가들은 비문학 지문을 요약해 읽거나, 대학 논술고사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은 중학생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Q/ 적정한 학원 수업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요?
/A/ 전문가들은 중학생에게 과도한 사교육은 권하지 않는다. 체력적인 면에서 학교 수업에 지장을 줄 수 있고 특정 과목에 흥미를 잃는 경우도 생긴다. 임 대표는 “일주일에 두세 번, 하루 3시간 이내가 좋다. 특히 선행·심화 위주의 학원 수업으로 학교 공부를 소홀히 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라고 충고한다.
/Q/ 중1인데 수능 기출문제를 교재로 주는 학원, 다녀도 좋을까요?
/A/ 수능은 각 영역에서 고3까지 배운 과목·단원을 융합적으로 사고해 풀어내는 문제 위주로 출제된다. 선행이 아무리 빨라도 중1이 100% 소화하긴 어렵다.
중1이 볼 수능의 경향이 현재처럼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는 데다 현재 중3부터 새로운 수능과 대입 제도가 반영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능 중심의 학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Q/ 학원을 바꿔야 하는 신호나 시점이 있나요?
/A/ 학원은 선택하는 것도 어렵지만 바꾸는 건 더 어렵다. 보통 성적의 추이보다 학원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바꾸는 경우가 많다. “괜찮냐?”라고 묻기보다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지” “예상 진도는 어떻게 되는지” 등 구체적으로 질문하자. 자녀가 대답을 잘 못한다면 학원 수업에 집중도가 떨어져 있다는 방증이며, 부정적인 반응이 잦아지면 학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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