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0일, 2028 대입 제도 개편 시안이 발표됐다. 이에 교육부는 전국 4곳에서 ‘찾아가는 학부모 정책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10월 30일에 열린 수도권(서울) 설명회는 참가 신청 개시 5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교육부 정성훈 인재선발제도과장이 직접 새 대입 제도의 추진 배경과 함께 2028 대입 개편 시안을 설명했으며, 현장 질의도 이어졌다. 설명회 현장에서 오고간 이야기를 담아봤다.
취재 김기선 리포터 quokka@naeil.com
사진 연합
<수능> 선택 과목 없애고, 사회·과학 합한 ‘탐구’ 도입
이번 설명회는 새로운 대입 제도 개편안에 대한 정부의 취지를 설명하고, 학부모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의 진행을 맡은 교육부 인재선발제도과 정성훈 과장은 2028 대입 개편안의 두 축은 수능과 내신에 있다고 말했다. 수능의 경우 2028학년부터 국어 수학 탐구 영역의 선택 과목 체제를 ‘공통’으로 출제해 문·이과 구분 없이 통합 시험으로 응시하게 된다(본지 1111호 ‘2028 대입 개편안_ 입시 경쟁 완화 vs 고교 교육 파행, 향방은?’ 기사 참조).
정 과장은 “수능 과목 체계 개편은 수능 선택 과목의 유불리 문제를 끊어 수능의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또 ‘2023학년 수능 탐구 과목 선택 비율’을 일부 공개하며 “학생의 적성과 진로와 무관하게 높은 표준점수를 확보하기 유리한 과목으로 접근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내신> 전 과목 5등급제 도입
내신, 즉 고교 교과 평가 체제의 변화는 2025학년 전면 시행될 고교학점제의 안착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학생 수 급감으로 기존 9등급제가 치열한 성적 경쟁과 과목 쏠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 학년별 다른 평가 방식으로 고1 내신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학업 중단이나 교실 붕괴 등 학교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는 점을 제시했다. 정 과장은 “고교 전 과목에 5등급 절대평가(A~E)를 시행하면서 상대평가 등급(1~5등급)을 함께 기재함에 따라, 성적 부풀리기를 방지하고 절대평가가 안정적으로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부모와 교사, 국가교육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11월 20일 대국민 공청회를 진행, 연내 ‘2028 대입 개편 시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서울 권역 생중계 현장 Q&A>
학부모가 묻고, 교육부·대학이 답하다
이날 설명회는 유튜브 <교육TV>로 실시간 중계됐다. 채팅 참여자들은 입시 변화에 대한 불안감, 교육부와 사교육의 다른 해석에 대한 의구심을 표출하며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교육부는 학부모 Q&A 시간을 마련해 인재선발제도과 정성훈 과장, 기초학력진로교육과 유희승 과장, 교육과정지원팀 김한승 팀장이 학부모의 질문에 답했으며, 대학 측 입장은 고려대 인재발굴처 정훈 처장이다. 향후 대입의 구체적인 방향을 가늠할 만한 내용을 정리해봤다.
Q.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이수 학점이 많을수록 대입에 유리한가?
정성훈 과장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졸업까지 192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현재 고교 졸업에 필요한 필수 이수 단위는 204단위다. 고교학점제에서 요구하는 최소 수업 시간이 현재보다 적은 셈이다. 대학에서도 과목을 많이 듣는다고 높게 평가하진 않는다. 본인의 흥미나 역량에 맞는 과목을 들었는지가 중요하다.
정훈 처장 대학에서도 과목 이수의 양을 평가할 계획은 없다. 아이가 어떤 공부를 원하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에 집중해주길 바란다.
Q. 학생 수가 적은 학교에서 고교학점제가 잘 운영될지 의문이다.
김한승 팀장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학교는 온라인 학습 시스템을 구축했다. 공동 교육과정의 경우 지역은 이동거리가 많아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현재 온라인 학교를 일부 지역에 시범 설립하고 정규 수업 시간 내에 재학한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에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향후 전 지역에 확대할 예정으로, 고교학점제의 과목 개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Q.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성훈 과장 절대평가는 큰 변화다. 학교 현장에선 준비가 덜 되어 있다는 판단이다. 학교 교육이나 대입 안정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변화를 줄 것이다. 잘 정착되면 안전장치인 상대평가 병기를 없앨 것이다.
Q. 수능에서 이공 계열 과목이 약화되는 것 같은데, 대학의 학생 선발에 미치는 영향은?
정성훈 과장 모든 고등학생이 배우는 <통합과학>을 시험 범위에 포함하는 만큼 약화라고 보기 어렵다. 도입을 검토 중인 <심화수학>은 여러 측면을 고민하고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결정할 계획이다.
정훈 처장 개편안의 통합형 수능은 과목 선택에 따라 점수 차가 벌어지는 현재에 비해 공정성은 확보됐다고 본다. 다만, 학생을 선발하는 입장에서 변별할 요소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이미 일부 대학은 정시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을 평가하고 있다. 이를 포함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할 예정이다.
교육부 Q&A
Q. 내신 5등급제가 되면 변별력이 떨어지나?
“모든 과목 절대·상대평가를 병기하므로 대학에서는 내신을 활용해 충분히 변별할 수 있다.”
Q. 자사고·특목고가 대학 진학에 더 유리한가요?
“2028학년에 대학이 어떻게 입시를 치를지,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이 나와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지만, 상대평가 5등급제로 일반고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단,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교 유형이 아니라, 학생의 특성과 지망에 맞는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Q. 현재 중3 학생이 재수를 하면 불이익이 있을까?
“이번 개편 시안에 따라 수능 학습량이 적어졌다. 내신도 대학의 환산 점수를 적용하면 불이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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