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종합 전형을 염두에 둔 학생이라면 자기소개서 작성과 관련해 ‘유사도 검증’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유사도 검증은 학생부 위주 전형의 제출 서류인 자기소개서, 교사 추천서의 표절이나 대필, 허위 작성 등을 막고 서류 검증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장치다. 본인의 경험과 사실에 근거해 작성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자기소개서 표절로 인한 불합격 사례가 매년 1천 건 이상 발생하는 만큼, 의도치 않게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대학의 수시 모집 요강을 통해 ‘유사도 검증’의 처리 기준과 절차 등을 짚어본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도움말 배영준 교사(서울 보성고등학교)·이재원 책임입학사정관(동국대학교)
자료 2022 동국대 수시 모집 요강/학생부 위주 전형 가이드북 · 2022 서울시립대 수시 모집 요강·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교협의 유사도 검증 시스템으로 표절 서류 찾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 2012년부터 ‘유사도 검색 시스템’을 통해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와 다른 글의 유사도가 5% 미만이면 A(유의), 5∼30% 미만은 B(의심), 30% 이상이면 C(위험)로 분류해 대학에 제공하고 있다. 모든 대학의 자기소개서를 제출받아 서로 비교하면서 동일한 단어·문장의 반복 빈도와 반복 위치, 행의 배열 등을 검증하는 것이다. 입시를 치르는 해와 직전 2년까지 3년간 지원자 전체의 자기소개서를 대상으로 누적 검색한다.
서울 보성고 배영준 교사는 “지도 경험상, 친구의 자기소개서를 읽고 은연중에 가져다 써 유사 문구로 검색되는 경우가 있으며, 사설 컨설팅 업체에서 작성해준 경우 표절 사례를 많이 봤다. 2022 수시 원서 접수가 마무리됐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준비한 학생이 적었던 것 같다. 특히 수시 경쟁률을 보며 급히 서류를 준비한 경우도 적지 않았던 만큼, 자기소개서의 표절 의심 비율이 높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전했다.
자기소개서 표절 불합격 사례 매년 1천 건 이상
대교협의 자료에 따르면 자기소개서 표절과 이로 인한 불합격 사례는 매년 1천 건 이상 발생한다. 2016~2020년 최근 5년간 자기소개서 표절로 불합격한 학생은 7천907명이다. 표절 의심으로 적발된 학생은 8천571명으로 이 중 92%가 불합격 처리됐다. 2020년 대입 수시에서는 1천382명의 수험생이 자기소개서 표절 의심으로 적발됐다. 이 중 95%인 1천308명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각 대학은 수시 모집 요강과 학생부 전형 가이드북 등에서 자기소개서 유사도 검증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동국대 이재원 책임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 유사도 검증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명 자료 제출과 유선 확인, 현장 실사, 심층 면접, 고교 교사 확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서류 내용의 진위와 고의성 여부를 거듭 확인한다. 입시가 끝난 후에도 지원 서류를 다시 검증하는데, 사후 검증 결과 표절이 발견되면 입학 이후라도 입학을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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