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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호

2025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40 | 진서현 동국대 지리교육과(광주 전남사대부고)

군인→교사 목표 바뀌어도 공동체 향한 마음은 여전했죠

어릴 적부터 군인이 되고 싶었다. 고교 입학 후에도 변함없던 꿈은 갑작스러운 디스크 악화에 가로막혔다. 이미 2·3학년에 배울 과목까지 모두 선택한 뒤의 일이다. 혼란스러울 만한 상황, 진서현씨는 흔들림 없이 지리 교사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고, 그동안 파고들었던 관심사와 열정을 쏟은 학급 자치 활동은 시야를 넓혀줬다. 사회 문제를 깊게 파고들수록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은 명확해졌다. 확실한 주관만 있다면 어디든 길이 있다는 서현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송지연 기자 nano37@naeil.com
사진 배지은



진서현 | 동국대 지리교육과(광주 전남사대부고)



진로 바뀌어 대혼란?
배우고 싶은 내용에 집중!

서현씨는 지금까지 길러온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미래를 모색하다 교사라는 직업에 다다랐다. 국방과 교육은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며 뛰어난 협업·의사소통 능력과 책임감, 애국심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매년 학급회장으로서 친구들을 도운 경험은 교육자를 꿈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학급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을 뒤에서 돕고 지지하는 것임을 알게 됐어요. 이 역할을 잘하려면 우선 가까이에서 소통하며 마음을 얻어야 했죠. 제게는 잘 맞는 일이라, 학생을 가까이서 돕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양한 교과 중에서는 ‘최애’ 과목인 지리를 가르치고 싶었어요. 평소 여행과 지도 보는 걸 좋아했고 군인을 꿈꿨던 만큼 전략적 요충지와 국가 관계에도 관심이 많았기에, 관심사를 모두 아우르는 지리학에 끌렸죠. 자연을 기반으로 형성된 문명, 경제, 정치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다는 점도 매력이었고요.”

진로를 고민할 땐 이미 고2·3 때 배울 과목을 선택한 뒤였지만, 서현씨는 당황하지 않았다. 희망 전공과 관계없이 각 과목에서 배우고 싶은 내용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한국지리> <세계지리> <여행지리>는 순수한 애정으로 골랐고, <세계문제와 미래사회>는 지정학과 국제 이슈 등 다른 과목에서 접하기 어려운 지리 개념을 배우기 위해 공동 교육과정으로 수강했다. <심리학>과 <교육학>은 원래 전술과 군사교육에 활용되는 분야라 신청했지만, 사람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학문이란 점에서 미래에 무엇을 하든 도움이 될 거라 확신했다. 결론적으로 두 과목 모두 새로운 관심 분야를 배우는 기회가 됐다.

“지리학은 인간의 활동을 다루기 때문에 심리학을 배우면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돼요. <심리학> 시간엔 개인의 경험이 장소와 결합하며 느껴지는 감정인 ‘장소감’을 학습하고, 같은 장소감을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이 느끼는 소외감을 분석했어요. 이를 바탕으로 집단 간 화합에 장소감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죠. <교육학> 수업에서는 사람의 인지·정서 발달 과정을 배우며, 상대의 특성을 이해하고 교육하는 기반을 닦을 수 있었어요.”


사회 문제를 향한 관심
자연스레 지리·교육과 이어져

늘 공동체에 공헌하는 일을 꿈꾸던 서현씨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 지방 소멸과 지역 발전은 서현씨가 꾸준하게 파고든 주제다. 전남 담양군에 살며 이촌향도 현상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 고2 <한국지리> 시간엔 지역의 청장년층 인구 유출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어촌 이주민 혜택’ ‘지방 창업 지원 사업’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제가 살던 지역의 주민들은 고향이 유령도시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크게 느꼈어요. 한데 고등학교에 와보니, 같은 도내에서도 지방 소도시에 사는 사람과 저와 같이 군 단위 지역에서 온 사람은 관점에 차이가 있더라고요. 실효성 높은 정책 대신 형식적인 답이 많아 아쉬웠어요. 전보다 적극적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게 된 계기예요. 관광 상품 역시 지역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개선이 필요했어요. <한국지리> 시간에 남원시를 홍보하기 위한 이미지 자료를 제작할 땐 <춘향전> <변강쇠타령> 등 남원 문학을 활용해 과거 동서 문화 교류의 거점이자 전통문학의 구심점이었던 지역의 특성을 강조했죠.”

기후 문제 역시 모른 체할 수 없었다. 특히 서현씨는 미래 세대를 기르는 교육이 기후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화법과 작문> 시간엔 기후위기로 인한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식량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문을 작성했고, <영어독해와 작문>의 신문 요약 활동에선 자연 재해를 다룬 기사를 읽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기후위기는 좋아하는 지리와도 맞닿아 있었다. 지리 동아리 활동에서 무너지는 빙하로 인한 지정학적 분쟁을 소개한 이유다.

“국경을 설정할 땐 지형적 특성을 이용해요.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알프스산맥을 국경선의 기준으로 삼는데, 빙하가 녹으면서 지형이 바뀌면 국경선을 다시 정해야 하죠. 이는 새로운 국제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어요. 기후위기가 초래할 수 있는 문제가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걸 알리기로 마음먹었죠. 발표를 진행하며 부원들과 열띠게 토론한 경험은 제가 원하는 지리 수업을 구체화하는 데도 도움이 됐어요. 교사가 된다면 다양한 분야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지리를 소재로 각자의 의견을 공유하는 수업을 진행해보고 싶어요.”

고교 시절을 보내며 목표가 확고해진 서현씨는 수시 원서 6장을 모두 지리교육과에 지원했다. 대학에 입학한 지금은 좋아하던 지리를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어 즐겁다고. 충실한 대학 생활을 보낸 후 교사가 될 예정이라고 말하면서, 한편으로는 어떤 변화가 닥치든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은 순간이 온다면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설 거예요. 그때도 제가 공부해온 지리학과 교육학이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후배들도 당장 눈앞의 성적과 희망 학과 선택에 불안해하기보다는, 학교에서 자신이 배울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 좋겠어요. 교과 수업뿐 아니라 동아리 활동, 학급 모임, 체육대회에서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학교에 다니는 매 순간을 충실히 보내기를 바랍니다.”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한국사> 일제강점기 실력양성운동 중 민립대학설립운동을 선택해, 고등교육의 기회를 위해 평화적인 모금을 진행한 점이 인상적이라는 생각을 밝힘 <통합사회> 기후와 인간 생활, 세계의 영역 분쟁을 다룬 수업을 듣고 에너지 자원이 영역 분쟁의 주요 원인이 된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는 소감을 밝힘. 지속 가능한 군대를 주제로 경제, 인권 측면에서 군대가 해야 하는 다양한 노력을 글로 표현함

/2학년/

<생활과 윤리> 세계화를 주제로 한 수업에서 글로컬리즘에 대해 배운 뒤 ‘지리적 표시제’를 예로 들어 지역명이 명시된 제품이 판매될 때 지역화와 세계화의 조화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냄 <생명과학Ⅰ>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습지에 관심을 가지고, 그 순기능과 람사르 협약으로 파괴된 습지의 회복 사례를 소개하며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함

/3학년/

<세계지리> ‘건조 기후는 무수목 기후인가?’를 주제로 발표하며 건조 기후 지역은 식생이 자랄 수 있다고 지적하고 무수목 기후의 어원을 탐구함. 지리 관련 텍스트 중 학생에게 혼란을 주는 표현과 용어는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함 <논술> ‘주거지 젠트리피케이션’과 ‘상업지 젠트리피케이션’의 개념과 문제점을 설명하면서 서울 쪽방촌, 낙후 도시 개발 등의 사례를 들어 청중의 이해를 높임. 특히 지역 정체성 상실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 지역의 사례를 준비해 호응을 유도함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한국지리> <세계지리> <여행지리>_ 지리 과목에 대한 애정으로 선택했다. 이 중 <여행지리>는 여행 계획 수립과 같이 지리 지식을 활용하는 내용이 많아, 지리를 친근하게 배울 수 있으므로 추천한다.

▒ <교육학>_ 교육 분야를 희망하지 않더라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배울 가치가 있는 과목이라 추천한다. 자녀 교육, 직장 내 교육 등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교육 활동이 이뤄진다.

▒ <세계문제와 미래사회>_ 지리의 심화 개념을 배우고자 공동 교육과정으로 이수했다.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급속한 고령화에 주목해, 노인 관련 복지 예산의 증가로 국방 예산이 줄어들어 ‘고령화 사회의 평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요 창의적 체험 활동/

▒ 진로 활동(1학년)_ 영호남 지역 교류 프로그램 체험 활동에 참여해 도시 재생을 주제로 근대문화역사마을을 사전 답사하고, 실제 타교 학생들과의 현지 답사에서 장소별로 해설을 준비해 장소에 대한 이해도를 높임

▒ 동아리 활동(2학년)_ ‘리퀴드 폴리탄’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사회와 함께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도시의 형태가 드러나도록 강조하고, 도시를 리퀴드 폴리탄으로 변화시키는 여러 예시를 제시함

▒ 자율 활동(3학년)_ ‘고교학점제 서포터즈’로서 지리 교과 선택 과목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고, 지리의 중요성을 후배들에게 자세히 안내함. 이때 자신이 직접 수강하며 느낀 점을 바탕으로 후배들의 정서적인 측면까지 자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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