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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호

2025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37 | 이도윤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경기 모락고)

수학· 물리 원리로 파고든 반도체 완전 자율주행차 만들래요

도윤씨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휘청일 때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라는 뉴스를 자주 접했다. ‘자동차 공장이 멈췄다’ ‘반도체가 산업의 쌀’ 같은 기사 제목을 보며 자연스레 ‘도대체 반도체가 뭐길래?’라는 호기심이 생겼고, 전망이 밝은 분야라는 점에서 관심이 커졌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는 좋아하는 수학과 과학을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 탐구 활동을 이어가며 시야를 넓혔다. 그 과정에서 반도체가 단순한 핵심 부품을 넘어 AI, 센서, 데이터 기술이 융합된 자율주행의 핵심 기반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상을 바꾸는 시작은 원리를 파고드는 집요함’이라고 말하는 도윤씨. 반도체에서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로 꿈을 넓혀간 과정을 들어봤다.

취재 이도연 리포터 ldy@naeil.com
사진 배지은



이도윤 |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경기 모락고)




불순물이 전류 흐름을 바꾼다고?

관심 분야인 반도체에 깊은 흥미를 느낀 건 2학년 <물리학Ⅰ> 시간이었다. 반도체의 도핑 공정을 배우면서 처음에는 단순히 ‘불순물을 첨가해 전기를 더 잘 통하게 한다’ 정도로 이해했지만 이후 왜 불순물 하나가 전류 흐름에 큰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 스스로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반도체의 실리콘 결정 구조에 인(P) 같은 원소를 넣으면, 각각 음전하 또는 양전하의 수가 증가해 N형과 P형 반도체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고, 도핑 농도에 따라 에너지 밴드 구조가 변하면서 전자의 이동 경로와 전도성이 달라진다는 사실도 무척 흥미로웠다.

“궁금증을 따라 확장한 탐구에서 반도체가 ‘부품’을 넘어 과학과 공정 기술이 결합한 정교한 시스템이라는 점을 깨달았죠. 학기 말 주제 탐구 시간에 제가 탐구한 내용을 그림과 모형으로 직접 시각화해 급우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했어요. 흥미롭게 듣는 친구들과 선생님의 좋은 평가 덕분에 큰 보람을 느꼈죠. 이 경험을 통해 반도체 설계에 본격적인 관심을 두게 됐어요.”

이후 2학년 진로 활동 시간에 ‘인문·디지털·AI 아카데미’에 참여하며 머신러닝과 딥러닝의 원리, 심층 인공신경망의 구조를 학습하고,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탐구했다.

“반도체 자체에 대한 흥미에서 반도체가 핵심 역할을 하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인공지능 시스템 전반으로 관심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어요. 레벨 5단계인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는 초당 수많은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고신뢰성 반도체가 필수예요. 반도체는 자율주행차가 보고, 생각하고, 움직이는 전 과정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죠. 이때부터 완전 자율주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반도체 공학자를 꿈꾸게 됐죠.”


동아리 활동으로 공학도의 방향 찾아

2학년 때 활동한 수학 동아리 ‘시그마반’은 공학도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사고를 키워가는 과정이었다. 친구들과 같은 문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풀어보며 사고의 폭을 넓혔고, 이를 통해 ‘문제 해결의 다양성’이야말로 공학적 사고의 핵심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특히 동아리 팀원들과 생각을 나누고 서로의 관점을 존중하며 준비했던 동아리 발표회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분류 학습 프로그램을 직접 탐구해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3학년 때 활동한 ‘사회복지열정나눔네트워크반’은 공학도의 사회적 책임과 기술의 공공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기술과 경제적 발전의 성과가 사회 전반에 공정하게 배분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에 주목했다. 동아리 탐구 활동에서 ‘디지털 포용’과 ‘에너지 복지 확대’를 핵심 주제로 삼았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효율적인 전력 배분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전력 소비를 줄이면서도 취약계층의 생활 환경을 개선할 방안을 제시했다.

“기술 발전이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환경과 사회를 함께 고려해 삶을 더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진짜 의미 있는 발전이죠. 친환경 자동차나 재생에너지 기술처럼 기술·환경·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학을 깊이 연구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3년간 학급 회장 맡아, 극 I 성격 극복

도윤씨는 3년 내내 학급 회장을 맡아 반 친구들의 학업과 학교생활을 이끌었다. 스스로 ‘2학기용 회장’이라고 말한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건 좋아했지만, 남들 앞에 나서기를 주저했고, 무척 소극적인 성격이었어요. 항상 고민이었는데, 고등학교 때 제 단점을 극복해보고 싶었죠. 1학기 때 친구들과 즐겁게 생활하고 2학기에 회장을 맡아 학급을 아우르는 역할을 했어요. 시험 기간엔 수행평가나 과제를 빠뜨리는 친구가 없도록 챙겼고, 3학년 땐 시끄러운 교실을 정리하며 학급 전체가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어요. 학급 회장을 하면서 타인을 설득하고 상황을 조율하는 힘을 배웠죠.”


성실한 학교생활, 교과+종합 투 트랙 지원 바탕 돼

도윤씨에게 사회 과목은 ‘노력과 시간에 성취가 정비례하는 교과’였다. 개념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석구석 빈틈없이 암기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어릴 때부터 암기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국어는 제게는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는 과목이었어요. 반면 수학과 물리는 개념을 깊이 파고들어 그 개념을 응용·활용해 다양한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이 무척 재밌었어요. 제 성격과 공부 성향에 잘 맞았죠.”

도윤씨는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심화수학> 등 모든 수학 교과에서 최상위 성적을 유지했다.

좋아하지 않는 과목은 노력으로 극복했다. 수시 교과전형을 염두에 뒀기에 어느 한 과목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국어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끈기와 노력으로 1등급을 받았을 땐 스스로가 대견했고 더 큰 성취감을 느꼈어요. 다만, 수능 국어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어요. 결국 수능 국어에 발목을 잡혀 정시보다는 수시에 비중을 뒀고, 2학년 때부터는 ‘재수는 없다’는 각오로 종합전형으로 선택지를 넓혀 탐구 활동을 해나갔어요.”

도윤씨는 대학과 기업이 협력해 실무 중심 교육을 운영하고, 졸업 후 해당 기업에 채용하는 계약학과에 큰 관심을 가졌다. 교과전형과 종합전형을 모두 염두에 두고 고등학교 생활을 성실히 이어갔기에, 두 전형을 기준으로 지원 전략을 세웠다.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는 종합전형으로, 한양대 반도체공학과와 중앙대 지능형반도체공학과는 교과전형으로 지원했다. 최종 선택은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였다. 비록 계약학과는 아니지만, 다양한 기업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도윤씨가 꿈꾸는 공학도로서의 진로 방향과 잘 맞았기 때문이다.

“교과전형은 종합전형보다 결과를 예측하기 쉽고 경쟁률이 낮은 편이에요. 하지만 합격선이 높아 학교 선택에 제약이 있을 수 있죠. 중요한 건 전형을 미리 단정짓기보다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이에요. 대단한 탐구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때그때 자신의 관심사에 맞춰 성실히 학교생활을 했다면 종합전형도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고 생각해요.”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물리학Ⅰ> <화학Ⅰ> 과학을 좋아해 선택했던 과목이다. 개념의 원리를 파고드는 공부를 하다보니 2학년 1학기 때 모두 100점을 받았다. 이때를 기점으로 공부에 자신감이 생겼다. 특히 <물리학Ⅰ> 시간에 학습 부장을 맡아 수업과 실험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 <국어> 1학년 1학기 땐 <국어>에서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다. 그동안 하고 싶은 과목 위주로 공부했던 습관을 바꿔야겠다는 결심을 하는 계기가 됐다. 다른 과목보다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 2학기 때 1등급을 받았고 큰 성취감을 느꼈다.

▒ <확률과 통계> 수학은 문제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낀 과목이다. 인공지능의 머신러닝을 활용해 환자의 사망을 예측하는 시스템에서 90%의 적중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확률과 통계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정리한 탐구 활동이 기억에 남는다.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과학탐구실험> 컴퓨터 저장 장치에 적용된 과학적 원리가 궁금해 책, 영상 등으로 자료를 조사, 적용된 과학 개념과 원리를 자신의 흥미·진로와 연계해 이미지 자료가 포함된 산출물을 제출함 <수학> 수학적 우수성을 기반으로 학급 친구들의 수학 학습을 돕고 촉진하는 역할을 함

/2학년/
<지구과학Ⅰ>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전자책과 종이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비교’에 관한 연구 결과를 읽고 종이책보다 전자책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생산·수송·충전에 사용되는 전력을 고려한다면 결코 친환경일 수 없다는 근거를 숫자를 이용해 설명함

/3학년/
<화법과 작문> 반도체 분야에 관심이 있어 연설과 발표 전략의 수립과 실행 활동에서 반도체에 대한 글을 찾아 읽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요악함. 이후 이를 심화 탐구하여 발표 개요서를 작성하고 ‘반도체의 도핑’에 대해 발표함 <확률과 통계> 환자의 사망을 예측하는 시스템에서 90%의 적중률을 달성한 건 확률과 통계가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조사해 발표함



/주요 창의적 체험 활동/

▒ 진로 활동(1학년) 융합과학원리 응용탐구 프로젝트에 참여해 과학·기술·공학의 STEAM 요소를 찾아내 융합된 산출물을 구상하기 위해 깊이 고민함. 이 과정에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산출물 설계도를 제출함. 활동에 적극적인 열의를 보였으며 원리에 대한 설명이 뛰어남

▒ 동아리활동(2학년) 수학을 좋아해 문제를 풀며 고민하고 탐구하는 과정을 즐기고 논리적 과정을 통해 정답을 도출했을 때 희열을 느끼는 학생임. 동아리 발표회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분류 학습 프로그램을 탐구해 다른 학생들에게 소개한 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함. 발표회 뒷정리까지 앞장서며 성공적으로 발표회를 마침

▒ 자율 활동(3학년) 교육과정 디자인 박람회에서 미적분 과목 부스를 운영하여 후배들에게 진로 설계와의 연계를 강조하고 과목의 특징을 소개함. 선배로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학업 계획 수립을 위한 조언을 적극적으로 해주며 후배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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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도연 리포터 ldy@naeil.com
  • 고등 (2025년 11월 05일 12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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