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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호

내 몸의 설계도 ‘DNA’

과학책으로 이해하기

‘첫눈에 널 알아보게 됐어~♬’ BTS는 <DNA>라는 곡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보게 된 것은 내 혈관 속 DNA라고 말했어. 운명을 찾아냈다고. 그런데 혈관 속 DNA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걸까? 왜 딴지를 거냐고? 아니야, 나 역시 BTS의 오랜 팬이니 오해는 하지 말길. DNA가 혈관 속에 존재하는 게 맞는지, DNA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건지 알아보고 DNA 구조를 밝혀내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을 따라가보자. 또 혼동해 사용하고 있는 DNA, 염색체, 유전자는 어떻게 다른지도 살펴보기로 해.

취재 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도움말 정현주 선임연구원(서울강동경희대학교병원) 참고 <DNA 탐정> 사진 <통합과학(비상교육)>



간단하고 명쾌하게 복제를 설명하는 이중나선 구조

닮은 형제들은 처음 보는 사람으로부터 “너 00 동생이지?”라는 말을 듣기도 해. “얼굴 많이 닮았네.” “유전자가 놀랍다.” “역시 DNA.” 이런 말도 따라오고. 흔히 유전자와 DNA를 같다고 생각해 혼용해 쓰는데 과학적으로는 달라. DNA의 범위가 더 커. 인간 염색체는 23쌍이 있는데, 그 안에 사다리처럼 보이는 이중나선으로 꼬여 있는 두 개의 사슬이 DNA고, 유전자는 DNA의 토막이라고 할 수 있어.

DNA 중 유전자는 극히 일부고 나머지는 단백질 생성을 조절하는 데 관여해. 유전자에는 머리카락 색깔, 귓불 모양 등 우리 몸 각 부분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지시 사항이 새겨져 있어. 인간은 염색체 23쌍 내에 약 30억 개의 염기쌍과 2만5천 개 이상의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어. 1990년에 시작해 2003년 4월에 완료한 게놈(gene+chromosome, 유전자와 염색체의 합성어) 프로젝트 덕분에 알게 됐지. 게놈 프로젝트는 사람 몸 속에 들어 있는 유전자를 알아내기 위해 인간 DNA 지도를 만드는 사업이었어. 게놈을 해독한 후 개인의 게놈도 계속해서 해독·발표되고 있어. 게놈만 있으면 표시된 유전자 정보로 그 주인의 인물화를 그릴 수도 있다고 하니 이러다 먼 훗날엔 게놈을 주고받으며 결혼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야.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가진 DNA가 하는 일은 단백질을 만드는 일이야. 단백질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면 ‘전사’라는 과정이 이뤄지지. 1950년대 과학자들은 DNA 구조를 밝혀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었어.

유전자의 유전적 메시지가 그토록 정확히 복제되는 것은 DNA 구조와 관계 있다고 생각했거든. 프랭클린과 윌킨스는 X선 촬영을 통해 DNA 이미지를 포착하면서 나선구조일 거라고 확신했지. 그런데 윌킨스는 가장 선명한 DNA사진과 프랭클린이 100시간이나 X선에 노출되며 힘들게 얻은 사진도 몰래 왓슨에게 전해줬어. DNA 이미지에 마음을 뺏긴 왓슨은 크릭과 함께 당대 최신 DNA 연구 자료를 계속 모았지. 마침내 왓슨과 크릭은 DNA 모형을 통해 복제 직전 둘로 나뉘는 모습, 이중나선 구조로 다시 결합하는 장면까지 재현해 보였어. 그리고 두 가닥의 난간을 잇는 수많은 계단이 30억 쌍의 유전 암호라는 것도 보여주었지. 1962년 왓슨, 크릭, 윌킨스 이 세 사람은 DNA 구조를 밝혀낸 업적으로 노벨상을 공동 수상해.


<DNA 탐정>_유전자의 발견에서 인간 복제 기술까지 다루고 있다.
과학과 윤리를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이끈다.


염색체의 구조_ DNA는 당, 인산, 염기가 결합한 뉴클레오타이드가 결합해 형성된 이 중나선 구조이다.
DNA 특정 부분에 생물의 형질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있다.





1 궁금한 게 많다면?

<DNA 탐정>에서는 유전자의 발견, 돌연변이, DNA 구조를 밝혀내는 과정, 게놈 프로젝트, 유전자 변형 식품까지 다룹니다. 유전학의 역사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죠.

DNA가 혈관 속에 존재한다고 해도 될까요? 피를 뽑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혈구세포를 볼 수 있고 그 안에 핵이 있어서 DNA가 있답니다. 단, 백혈구는 핵이 있지만 적혈구는 핵이 없어서 적혈구엔 DNA가 없어요. 결론적으로 DNA가 혈관 속에 존재하는 건 맞습니다.

그럼 DNA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까요? DNA 속 유전자에 따라 갈색 머리카락, 파란 눈 등으로 표현되지만 그 유전자가 발현될 때도 환경적인 요소가 작용해서 DNA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단정할 순 없어요. 인간 게놈 지도가 완성되면 과학자들은 생명에 관한 모든 비밀이 풀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기대만큼 생명체의 비밀이 드러나진 않았어요. 하지만 학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많다고 해요.


2 과학적 윤리 문제에도 관심이 있다면?

만약 인간 유전자 지도를 사기업이 완성했다면? 그 결과물은 전적으로 기업의 소유가 됐겠죠. 게놈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작은 연구소의 연구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인간의 유전자 결과를 무료로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기업이 독점해 유전자에 대한 특허권을 요구하는 일이 없도록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때마다 모든 정보를 무료로 온라인으로 공개했답니다. 책 뒷부분에는 토끼의 DNA에 해파리의 유전자를 넣어 형광토끼를 탄생시킨 예술가 카츠에 대한 비난 등을 소개하면서 현대의 유전공학 기술로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점 그리고 개인의 DNA 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가 잘못 사용될 위험 등도 언급하고 있어 과학적 윤리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3 유전자 재조합의 빛과 그림자가 궁금하다면?

유전자를 변형한 콩으로 만든 콩기름은 사지 않는 사람들도 있죠. 찜찜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직 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한 정서적인 저항이 남아 있어요. 유전자 재조합, 유전자 조작, 유전자 변형은 모두 같은 말이에요.

무르지 않는 토마토, 제초제에 저항성이 큰 콩 등 문제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하고 바꿔 상품성을 높인 것입니다. 유전자 재조합 식품에 대해 북아메리카와 유럽의 입장이 조금 달라요.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거친 모든 작물이 안전하다는 입장이고 유럽은 시민들의 걱정을 수용, 아직 안전성을 확신할 수는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반면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작물 수확량을 크게 늘린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한걸음 더, 더 넓고 깊게 DNA를 알 수 있는 책


<돌연변이 용과 함께 배우는 유전학>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유전, DNA, 형질전환, 복제 등을 설명한다.


<유전과 게놈>에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유전과 게놈에 대한 지식을 잘 정리돼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그래픽으로 잘 표현해 이해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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