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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

991호

3人 3色 세특

같은 책 다른 시선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겨울방학 전까지 잠시 여유 있는 시간, 전북 전주고 1학년 학생들은 ‘독서 토론 활동’에 참여했다. 좋은 책으로 종종 소개돼 읽은 적은 없어도 제목은 들어봤던 <육식의 종말>을 일주일 동안 읽고 ‘독서 일지’를 작성한 학생들은 권혁선 수석교사와 책 읽기 수업을 함께했다. 독서 일지를 길잡이 삼아 한 권의 책을 읽고 나만의 책 이야기를 기록해 자신의 관심 분야로 심화해나가 눈길을 끈다.

취재 김지영 리포터 janekim@naeil.com
자료·도움말 권혁선 수석교사(전북 전주고등학교)


권혁선 수석교사가 말하는 이 수업은요~

“유연화 교육과정에 따라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융합 수업의 일환으로 시도했어요.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고 정리했어도, 각양각색으로 표현된 다양한 기록들을 보면 보람이 커요. 학생들의 개성 있는 활동을 개인별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기록해 보여줄 수도 있죠. 수업을 심화시켜 진로 활동, 자율 활동으로 활용한 학생도 있어요. 학생들의 호응이 높아서 교과 수업에 활용하려고 합니다.”




STEP 1 독서 일지 기록하기

책에서 인상 깊게 읽은 구절 10개를 선정해 옮겨 적고 선정 이유와 소감을 기록한다. 모둠끼리 독서 일지를 돌려보며 자신과 중복된 구절을 확인해보는 등 쇠고기 육식과 관련된 서로의 경험을 나눈다.


STEP 2 책과 연관된 세상 이야기 기록하기

수업 전 책을 읽으면서 책 내용과 관련해 자신이 보거나 들은 직간접 체험을 기록한다. 다른 책이나 자료에서 학습했던 배경지식이 있다면, 독서 활동을 통해 심화·확장해나간다. 수업 중 친구들과 대화하고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면서 떠오른 생각들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새롭게 정리해본다.


STEP 3 책과 연관된 나의 이야기 기록하기

책과 연관된 나의 감상을 기록한다. 이 단계에서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내용을 창의적인 방향으로 고민해보고 기록하는 학생들이 많다. 느낀 점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토론해보면서 수업을 정리하고 기록한다.


<육식의 종말>은 어떤 책?
육식 중심의 식생활, 특히 쇠고기에 집중되는 음식 문화를 비판하고 이로 인해 파괴되는 환경과 생태계의 위기, 미래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논한 책. 인문·자연계를 뛰어넘는 통섭형 책으로 사회, 과학, 공학 계열에서 해석할 수 있어 독서 활동 책으로 선정함.





육식 만능주의 분석하고 생명과학적 관점에서 해석해봤어요”


전주고 2학년 박민호

활동 기록 고기와 남성성을 연관 지은 내용이 흥미로웠다. 고기 등장 횟수가 줄면 가정에서 남성의 힘이 떨어졌다고 해석된다는 점은 심리학적으로 이해됐지만 생명과학적으로는 좀 더 알고 싶었다. 책에서 소개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채식주의자에게서 더 높게 나온 사례와 <과학저널>을 참조해 고기와 남성성이 반드시 매칭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됐고 독서 후 ‘활동 보고서’로 작성했다. 책 내용을 바탕으로 모둠 친구들과 경제 이론, 생명윤리 문제를 다룬 <침묵의 봄>을 논하면서 서로 다른 배경지식을 나눠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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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으로 인한 부의 배분, 윤리적으로 다뤄봤어요”


전주고 2학년 배윤재

활동 기록 내 식생활과 사회의 관계를 고려해보면서 일상생활에서 당연시된 육식 위주의 식생활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서열화된 단백질 사다리와 건강, 생명 경시 풍조 문제의 해결 방법을 친구들과 함께 모색해보면서, 사회 문제를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 것 같다. 같은 책을 읽고 서로 생각을 나누다 보니, 각자의 특기에 따라 다양한 의견과 해결 방법이 나타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사회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내용을 친구들과 허심탄회하게 다뤄본 것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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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지식 활용해 육식 폐해 극복할 방안 제안했어요”

전주고 2학년 최한준

활동 기록 육식 생산에서 자행되는 불공정한 행위가 식량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비윤리적임을 얘기했다. 각자 진로나 관심 분야가 다르다 보니, 책에서 집중하는 부분도 조금씩 달랐다. 육식 문화를 지리적으로 접근해 미국의 경우 풍요로운 지형적 특징이 육식 성향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측한 친구도 있었다. 관심 없던 분야를 새로 알게 돼 신선했다. 토론 시 논거가 필요해서 책 읽는 시간이 평소보다 오래 걸렸다. 이때 선생님이 나눠 주신 활동지에 기억에 남는 글귀를 써가면서 읽었던 것이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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