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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호

세특, 진로 맞춤형 강박 버려라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는 지원자의 개인 역량을 파악할 때 학생부를 중요한 평가 자료로 활용합니다. 특히 학생의 학업 역량과 전공 적합성, 발전 가능성 등을 두루 평가할 수 있는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은 매우 중요한 항목이죠. 학생부 기재 내용 축소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기재 사항이 강화된 항목 역시 세특입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지나치게 학생의 진로에 맞춰 세특을 기술한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세특은 본래 학생의 과목별 태도, 지적 호기심, 탐구 활동 등 수업 참여 과정을 전반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항목인데, 해당 과목의 역량을 확인할 만한 근거 자료 없이 진로 연계 내용의 기재 유형이 패턴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학생부의 세특을 진로 맞춤형으로 엮어 바라볼 때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세특 기재를 둘러싼 학생과 고교 교사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은 무엇인지, 아울러 대학은 과연 평가 자료로 세특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도움말 강성준 교사(충남 논산대건고등학교)·고민성 교사(경기 일산고등학교)·김상근 교사(서울 덕원여자고등학교)
방유리나 입학사정관(건국대학교)·이성준 대입지원관(부산시교육청)·전천석 소장(삼선대학입시연구소)
자료 학생부 종합 전형의 학생부 평가 방안 연구(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을 중심으로)·2021 학생부 기재 요령






교과 세특,
진로냐 학업 역량이냐!


학생부 교과 세특의 의미

교과 이수 과정의 학업 의지와 태도, 탐구 활동 등 기록

학생부는 학생부 종합 전형의 주요 평가 자료다. 그 중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은 교과 학습 발달 상황의 영역으로 과목별 성취 기준에 따른 성취 수준의 특성과 학습 활동 참여도 등을 기술하게 돼 있다(표 1).

충남 논산대건고 강성준 교사는 “세특은 말 그대로 교과 수업 내용이나 활동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기록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역량이 제각기 다르므로, 각 과목에서 학생들이 어떤 역량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교과 세특에서는 교과별로 진행한 수업 내용을 포함해 학생이 참여한 발표·토론·실험 실습 등 다양한 교과 경험과 활동을 기록하게 된다. 강 교사는 “정해진 시간 안에 빠르게 답을 찾는 문제 해결적인 부분보다는, 각 과목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력이나 다양한 역량을 한 학기 동안 수업 시간 안에서 학생들을 관찰하고 활동하며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 있는 세특과 진로의 연계

전공·계열 적합성 드러내야 한다는 부담

최근에는 교사들이 교과 단원과 학생의 진로를 연계해 추가적인 발표나 보고서 작성을 하게 하는 경우가 늘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세특을 진로와 연계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됐다. 본인의 전공 혹은 계열 적합성을 세특 안에서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강 교사는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각 과목 안에서 진로와 연관성 있는 합리적인 구조를 잡아 접근해야 한다. 모든 과목의 세특에서 한 가지 진로를 억지로 맞춰 서술하기보다는 그 과목 안에서 진로 관련 역량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서술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쉽게 말하면 한 가지의 진로 관련 활동을 여러 과목에 나눠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각 과목의 특성을 통해 자신의 진로에 얼마나 적합한 인재가 돼가고 있는지 성장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경기 일산고 고민성 교사는 “‘세특의 개별화’라는 표현 때문인지 많은 교사가 학생의 발표 활동을 세특 기재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학생 입장에서도 발표를 위한 주제 선정을 할 때 가장 접근하기 쉬운 본인의 진로 관련 내용을 고르게 된다. 이런 경우 만약 학생들끼리 희망 진로가 같으면 개별화된 세특 기재가 어려워진다. 이때는 발표 주제에 무게를 두고 평가하기보다는, 주제 선정의 준비 단계부터 발표 보고서를 완성해가는 과정에 교사가 적극 개입해 상호 작용해야 한다. 말 그대로 과정 중심의 평가가 전제돼야만 학생의 성장과 동시에 대학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세특 기록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과 세특 기재의 딜레마

전체 학생 대상의 개별화 기록을 남기려면

학생부 기재 방식이 바뀌면서 세특 기재를 둘러싼 일선 학교의 어려움도 적지 않다. 수상 경력이나 창의적 체험 활동 등 다른 항목의 기재 분량이 축소된 데다,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모든 교과의 세특 기재를 의무화하고 있어 교사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서울 덕원여고 김상근 교사는 “학생부에서 교과 세특은 교사뿐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된다. 특히 단어나 문장 표현 하나하나에 민감한 학생과 학부모가 적지 않아 교사들도 늘 부담을 느낀다. 개별화된 기재에 대한 교사들의 고민은 여전하다. 학생의 진로를 파악하고 관련 활동을 세특에 기술할 수 있으나, 이를 패턴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업 시간에 진행한 활동이나 과제를 중심으로 학생에 대한 특기 사항이나 평가를 기재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세특의 개별화 왜 어렵나

교과 진도 수행 어려움 등 변수 많아

지난 2월 건국대 중앙대 한양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학생부 종합 전형의 학생부 평가 방안 연구’ 자료에 따르면 일선 교사들의 세특 기재의 어려움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전체 학생에 대한 기재 의무, 학생별 개별 기록의 부담, 기재 요령과 기재 규정 준수의 어려움을 비롯해 참여형 수업 진행에 따른 교과 진도 수행의 어려움, 우수 학생에 대한 차별화된 우수성 기재 부담, 추후 기록 공개에 따른 부담, 글쓰기 자체 혹은 분량 채우기의 어려움 등을 꼽았다(표 2).

세특을 기재하는 교사 입장에서 보면, 교과별로 느끼는 어려움에도 차이가 있다. 경기 일산고 고민성 교사는 “교과 특성상 언어를 다루는 국어와 영어는 상대적으로 교사의 주관적 평가 비중이 큰 편이다. ‘듣기 쓰기 읽기 말하기’라는 교과 성취 기준에 맞춰 학생의 발전 과정이나 성장 모습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기록하기에도 역부족인 면이 있다. 실제로 <진로영어>와 <영어Ⅰ>의 교과 성취 기준은 대동소이하다. 수학이나 과학 교과에 비해 개별화된 내용을 기록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세특 맞춤형 진로 활동의 한계

토론·발표 등 일회성보다 과정 관찰 기록에 의미

대부분의 교사는 세특을 기재할 때 대학의 평가를 고려한다. 그렇다면 가장 비중을 두는 평가 요소는 무엇일까? 이번 연구에 따르면 대학의 다양한 평가 요소 중 어떤 영역에 중점을 두고 기술하는지 묻는 질문에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항목은 ‘학업’이었다. 그 뒤를 이어 ‘전공 적합성(진로)’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학생부 종합 전형은 그 학과에 어울리는 학생을 뽑는 것이고, 따라서 그 학과에 적합한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라고 생각하는 교사가 많았다. 강 교사는 “학생들도 세특 안에 본인의 진로가 명확히 드러나야 학업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아쉬운 점은 자신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먼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용적으로만 채우려다 보니, 진로에 대한 정보만 가득할 뿐 정작 내가 어떤 학생인지에 대한 표현은 빠져 있다. 대학은 세특을 통해 수업 시간 안에 드러난 지원자의 자발성이나 성실함, 꾸준함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싶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은 세특을 어떻게 평가하나


평가 자료로 더욱 중요해진 세특

정량 평가 ‘내신’을 ‘세특’의 정성 평가로 보완

종합 전형에서는 정량 지표뿐 아니라 세특에 기재된 서술 내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학생의 역량을 확인한다. 최근 들어 세특은 더욱 중요한 자료로 인식되고 있다. 건국대 방유리나 입학사정관은 “학생부 기재 축소 흐름과 맞물려, 학생별로 개별화된 기재나 수업과 학습 과정 안에서 역량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졌는데, 세특 안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주요 대학들은 학생부 세특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2021 중앙대 학생부 전형 가이드북은 교과 학습 발달 상황에서 ‘수업의 과정과 성취 결과를 통해 학생의 다양한 역량을 평가’하고, 입학사정관은 학생부 교과 성적만을 정량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상이한 교육 환경 속에서 연별 성적 추이, 지원 학과와 관련된 교과 성적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해서 정성 평가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특에 기재된 내용을 통해 수업 환경을 확인하고 그 속에서 학생의 학습 활동 노력과 우수성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한양대는 학생부 종합 전형 가이드북을 통해 학생부 종합 평가에서 내신을 정량적으로 반영하지 않는 대신, 세특을 중요하게 반영한다고 밝혔다. ‘수업 과정과 결과에 대한 부분도 세특에서 확인할 수 있고, 정량 평가인 내신을 세특에 대한 정성 평가로 보완하고 있다’고 기술했다(표 3).




교과 성취 기준에 부합한 세특의 본질

전공 적합성, 고려하되 매몰되지 말 것

세특에 진로 관련 활동을 적을 것인가, 말 것인가 여전히 혼란스럽다. 전 서울시립대 입학사정관인 부산시교육청 이성준 대입지원관은 “평가자 입장에서 보면 세특 안에 학생의 수업 모습이 담겨도 좋고, 진로 관련 스토리가 언급돼도 좋다. 학생의 모습을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이다. 다만 진로 맞춤형으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으면, 정작 교과 수업을 통해 배우고 익혀야 할 학업 성취도와 교과 역량을 놓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례로 국어 세특에는 국어 수업을 통해 성장한 학생의 국어 관련 역량 정보가, 영어 세특에는 영어 수업을 통해 성장한 학생의 영어 관련 역량 정보가 들어 있어야 마땅하다. 세특을 작성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대학의 평가 요소인 ‘전공 적합성’을 간과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끼워 맞춘 듯 진로 중심으로 작성한 세특은 오히려 신뢰도를 떨어트린다.

이 대입지원관은 “혼란스러울수록 원칙에 충실하면 좋겠다. 이상적일 수 있으나 가장 좋은 방법은 수업에 집중하면서 과목별로 제시된 성취 수준과 성취 기준을 참고해 수업을 통해 성장한 학생의 역량을 중심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읽는 사람’ 중심이 아니라, 조금 힘을 빼고 학생들이 보여준 여러 모습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기록하면 그 자체로 훌륭한 세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입 평가 자료로서 세특을 둘러싼 말말말!

세특은 학생의 석차등급이나 성취도 평가의 보조적인 역할을 넘어서는 게 맞을까, 아닐까. 이에 대해 교사와 입학사정관 대부분은 세특이 보조적인 역할을 넘어선다는 의견을 보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석차등급이 부여되지 않는 과목도 생겼는데, 이때 세특을 통해 지원자의 학업 역량을 평가한다는 것. 세특과 성취도가 상호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다음은 학생부 종합 전형의 학생부 평가 방안 연구에서 나타난 세특 역할에 대한 교사와 입학사정관의 의견 중 일부다.
“세특은 학생이 수업 시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탐구하며 자신의 학업 역량을 드러냈는가를 기술하고, 평가자는 교과의 수치적 결과보다 그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과 발전 가능성까지 유추해낼 수 있는 중요한 기록이다. 따라서 석차등급이나 성취도 평가의 보조 역할이 아닌 주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특 내용을 바탕으로 석차등급이나 성취도 평가의 의미를 해석해야 할 것이다.”_ 교사 A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에 따라, 학생의 석차등급 혹은 세부적인 성취 자료가 기재되지 않는 과목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세특이 성취 자료의 보조적 수단이라고 정의 내리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물론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을 얼마나 성실하게 잘 이수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로서 성취 자료가 담당하는 역할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개설 과목 다양화에 따라 성취 자료가 아닌, 세특 안에서 과목 및 이수자의 특성, 수준, 지원자의 성장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다양성보다 정규 교육과정의 공통 이수가 강조되던 예전 교육과정에서는 이수자 중의 상대적 우수성이 성취 자료에 비교적 잘 드러났으나, 이제는 과목 특성에 따라 세특만으로 학생의 우수성을 판별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_ 입학사정관 A




어떤 세특이 좋은 세특인가


대학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세특

과목 특성에 맞춰 본인 역량 보여줘야

‘학생부 기재 요령’에는 ‘중·고등학교의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란은 교과 담당 교사가 학생 참여형 수업 및 수업과 연계된 수행평가 등에서 관찰한 내용을 입력한다. 지필평가와 수행평가 결과를 토대로 과목별 성취 기준에 따른 성취 수준의 특성 및 참여도, 태도 등 특기할 만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객관적으로 입력한다’고 기술돼 있다.
대학의 평가 자료로 세특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 강 교사는 “대학 평가에서 세특이 중요한 이유는 우선 한 과목의 수업 시수가 창의적 체험 활동 전체의 시수보다 많아서다. 여러 과목의 평가가 모여 서술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시간이 더욱 길어지고 그만큼 비중이 높아진다. 두 번째는 학생 평가의 객관적 시각이다. 창체는 담임 교사가 기재하기 때문에 한 사람의 서술이지만, 교과 세특은 각 과목 교사가 한 학생을 평가하는 것이어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신뢰를 담보한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 거꾸로 생각하면 대학의 좋은 평가를 받는 세특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강 교사는 “다양한 시각과 관점에서 각 과목의 특성을 살려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건축학을 진로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모든 과목에서 건축을 한 방향으로 서술하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강 교사는 “음악 시간에 음악 감상을 한 뒤 느낀 점을 건축 디자인에 반영한 경험, 화학 시간에 다양한 물질의 특성을 배우고 이를 건축의 자재와 연결지어 고민한 경험처럼 다양한 시각의 접근과 활동이 건축이라는 하나의 큰 중심점으로 수렴될 때 좋은 세특이 된다”고 봤다.


주제 선정부터 보고서 작성까지

관심사 중심으로 넓게 시작해 좁혀가는 방식으로

세특 기재의 실천적 방법 측면에서 본다면 학생들이 세특 기록을 위해 가장 많이 하는 접근은 탐구 활동이다. 평소에 관심 분야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주변의 사소한 것도 자신의 관심 분야와 연관 있다면 그 호기심을 자료 조사 활동으로 이어가는 습관이 필요하다.

김 교사는 “많은 학생이 세특과 진로를 세트로 묶어 생각하는 이유는 아마 세특에 들어가는 활동의 개수가 적기 때문일 것이다. 두 개 이상의 주제 활동을 준비한다면 진로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다양하고 풍성한 내용이 세특에 담길 수 있다. 세특 기재를 위해 학기말이나 학년말에 몰아서 발표나 보고서 작성을 하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과제를 수행하며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1이라면 완결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관심 분야에 넓게 씨앗을 뿌린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되, 2, 3학년에 올라가 연계와 확장, 심화로 활동을 이어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독서를 통해 지식의 외연 확장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부 독서 활동 상황엔 책 제목과 저자 이름만 기재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독서의 중요성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삼선대학입시연구소 전천석 소장은 “교과 세특과 독서는 긴밀한 연결고리를 갖는다. 학교 수업 내용과 밀접하게 관련된 독서 활동은 학생부 끝부분의 독서 활동 상황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교과 세특에도 자주 등장한다. 교과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추가적으로 더 알고 싶어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수행한 독서 활동이라면, 세특 기록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 기반으로 진로 목표 세우기

세특, 교차 비교 평가의 의미

평가자 입장에서는 지원자의 교과 세특을 확인할 때 같은 학교 지원자와 교차 비교 평가하는 것이 기본이다. 방유리나 입학사정관은 “한 선생님이 같은 수업을 진행했지만 교과 세특 기록은 제각각 다르게 나올 수 있다. 평가할 때도 같은 학교 안에서 동일한 과목을 수강한 두 학생의 세특 기록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찾는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제가 있을 때 어떤 학생은 ‘○○라는 책을 읽고 ○○의 주제를 정해 ○○의 내용을 발표했다’로 세특 기록이 끝나지만, 어떤 학생은 ‘발표 과정에서 본인만의 ○○라는 문제 풀이 방식을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그 내용을 도식화해 발표 자료의 완성도를 높여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받음’이라는 세특 기록도 나올 수 있다. 진로에 대해서도 해당 수업 안에서 학업 역량과 발전 가능성 등 학생의 모습이 개연성을 갖고 합리적으로 기술된다면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공 계열 지원 학생이라고 해서 수학이나 과학 교과 세특 내용만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영어 국어 사회 등 다른 교과에서도 같은 모습의 학업 의지와 학습 태도를 공통적으로 보여준다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세특 기록이 된다.


수업 시간에 배우고 성장한 내용의 사실 기록

표준화의 딜레마, 결국 수업 설계가 시작

여전히 세특 기록에 있어 학교와 교사 간 차이로 인한 불이익 우려는 남아 있다. 방지를 위해 고교 교사들 간의 협의와 내용 공유, 교육청 주관의 교사 연수 강화 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 교사는 “세특의 평가 기준을 정하고 공개할 경우, 오히려 표준화된 기준이 세특 내용의 획일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반대로 표준화된 세특 기록을 위해 수업에 변화를 시도하는 교사들이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교사의 수업 설계 단계에서부터 과정 중심의 학생 평가가 갖춰져 있어야 교육의 본질을 그대로 살리면서 학생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학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세특 기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떠한 방식의 세특 기재 유형이 학생의 실제 평가에서 지원자 간의 변별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학생부 종합 전형의 학생부 평가 방안 연구 결과, 입학사정관들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내용은 ‘과목에 대한 흥미, 진로 연계성에 대한 기술’이었다. ‘진로’는 평가자 입장에서도 학생의 개별화된 내용을 확인하기에 좋은 주제라는 방증이다.

강 교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로·진학이나 세특 기록만을 위해 수업에 임하는 태도는 지양하면 좋겠다. 교과 수업에 적극 참여해 배우고 탐구하면서 본인의 진로 탐색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그 안에서 발산적인 사고가 가능하도록 융·복합적 시각을 갖추기 바란다. 입시를 위해 진로를 디자인하는 게 아니라, 수업 안에서 생긴 호기심을 좇아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다듬어가길 권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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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 WEEKLY THEME (2021년 06월 16일 10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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