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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8호

SOS! 공생 상담소 14 “성실하게 공부하는데왜 성적은 제자리걸음일까요?”

‘공부 착시’에서 벗어나 구조화한 학습법 실천하라_“성실하게 공부하는데왜 성적은 제자리걸음일까요?”

“공부는 엉덩이 힘이다.” “낙숫물로 바위를 뚫는 자세가 필요하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이들 문장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공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성실’을 강조하는 말들이다. 한데 정말 한눈 안 팔고 열심히 공부했건만 성적은 제자리걸음이라면 마음이 어떨지. 무엇보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공부 효능감과 자존감은 바닥일 게 분명하다. 성실한데도 중위권 성적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당장 책장을 덮고 이를 해결할 방법 찾기에 나서야 한다. 공부법 전문가에게 성실함도 넘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공부 장벽이란 무엇인지 물어봤다.


취재 심정민 리포터 sjm@naeil.com 도움말 한지윤 원장(에듀플렉스 중계점)·조승우 작가(<공부 마스터플랜> 지은이)



“중2 딸은 학교는 물론이고 학원 선생님들로부터도 ‘요즘 이렇게 착하고 성실한 아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엄마로서 정말 흐뭇한 칭찬인 것은 분명한데요. 문제는 성적이 노력 대비 50%도 안 나온다는 겁니다. 학원을 옮겨볼까 싶어 여기저기 상담을 다녔는데 ‘아이가 조용한 ADHD는 아니냐?’ ‘공부하는 척하면서 딴짓을 하는 것 같다’는 식의 다소 두루뭉술한 얘기만 해서 너무 답답해요. 성적은 둘째치고, 이 상황이 지속돼 착하고 여린 아이의 학습 의욕마저 꺾일까봐 정말 걱정입니다.”_성실한데 성적이 제자리걸음이라는 중2 한여린 학생의 학부모


네 문제를 보여줘!


CHECK 1

왕여린 학생의 2학년 2학기 기말 지필고사 주요 과목 성적




CHECK 2

왕여린 학생의 학습 계획표와 태도

① 학원숙제는 미뤄본 적이 없음.

② 혼자 하는 공부는 주로 주말에 하며 수학과 영어에 국한해 주로 1학기 이상 예습.

③ 국어는 시판 어휘집으로 꾸준히 공부하고 나머지는 내신 시험 위주로 2주간 학습.







무엇이 문제일까?


한지윤 원장의 진단


한 번 생각해보세요. 살이 너무 많이 쪄서 헬스장에서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집에 와서 평소보다 두 배가량 더 많이 먹고 바로 잠을 잔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원하던 체중 감량은 요원한 일이 되고 오히려 과식으로 인해 소화기계 질환에 노출될 수 있지요.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은 <수학>이 77점인데도 선행을 병행하고 있고, <영어>는 학원을 다녀도 81점인데 중3 문법과 고등학교 어휘를 공부하고 있어요. 물론 점수로 모든 걸 객관화할 수 없지만, 이 정도의 성적이라면 선행학습은 잠시 미루고 현행학습을 통해 시험 점수를 올려 공부 자신감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노트 정리 습관은 좋지만, 교과서나 참고서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베껴 쓴 흔적이 역력한 걸 알 수 있어요. 노트 정리에 많은 공을 들였기에 열심히 한 것 같은 ‘공부 착시’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죠.



선생님이 알려줄게!


조승우 작가의 진짜 공부법


POINT 01 학원 진도 재구성

먼저 학원 진도를 재구성 해보자! <수학>은 3학년 1학기 때까지 예습 이나 선행학습은 중단하고 현행에 집중해야 해. 학원 상담을 통해 3학년 첫 지필고사 시험 90점을 목표로 학습 계획을 다시 세우는 게 좋아. <영어>도 마찬가지야. 당장은 현행에 주력하고 굳이 어휘를 학습하고 싶다면 수능이 아니라 중학교 어휘만 복습하길 권해. 목표 달성은 자기 효능감을 높이고 이는 공부 엔진에 불을 붙이는 아주 중요한 매개라는 걸 잊으면 안 돼. 선행학습 안 하면 불안하다고? 중3 여름 방학부터 고등을 대비한 학습을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으니 걱정은 내려놓아도 된단다.


POINT 02 노트 정리 구조화

두 번째로는 노트 정리야. 지금 처럼 자습서나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베껴 쓰는 건 글씨 쓰기 연습을 하는 것과 같아. 구조화가 필요해. 공부한 모든 것을 굳이 노트에 정리할 필요는 없어. 개념을 공부하고 혼자 설명해본 뒤 문제를 풀었을 때 반복해서 오답이 나오는 내용만 골라 그냥 노트에 적어봐. 글씨는 ‘예쁘게’가 아닌, ‘바르게’ 쓰면 그것 으로 충분해. 이때 간단하게 키워드 위주로 정리하는 거야. 정리 노트는 A4 1/2 크기를 권장해. 휴대가 편해야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거든.


POINT 03 공부 계획 분석

마지막으로 제안 하나 할게. 학생은 지금까지 성실하기만 했지 진짜 공부를 하지 않은듯 해. 공부 계획 작성에도 변화가 필요해. 혹시 학교와 학원 수업, 학교-학원-집을 이동하거나 밥 먹은 시간, 동영상 강의 시청 등을 공부 시간으로 여겨온 건 아니니? ‘학(學)’을 했을 뿐 ‘습(習)’ 이 없는 거잖아. 이런 일정은 not-to-do list에 불과해. 배운 것을 혼자 이해할 때까지 복습한 행동만 to-do list에 적는 거야. not-to-do list보다 to-do list가 두 배 이상 많을 때 비로소 진짜 공부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걸 기억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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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정민 리포터 sjm@naeil.com
  • 중등 (2020년 01월 15일 9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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