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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873호

GLOBAL EDU 유학생 해외통신원

고교 성적은 절대평가, 센터시험 개혁 준비 중



오사카대 외국어학부에서 중국어를 전공하는 마이코에게 일본의 고교 평가 방식에 대해 물었다. 피아노 콩쿠르 수상 경력이 화려한 마이코는 현재 대학에서 댄스 동아리를 비롯해 고비 사막 연구 프로그램과 중국 연수에 참가하는 등 다양하게 활동 중이다.


계열에 따라 배우는 과목의 차이는?
일본의 거의 모든 고등학교는 센터 시험과 2차 시험에 필요한 과목을 효율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문과와 이과로 구분해 수업을 실시한다. 따라서 국어, 영어 등은 문과와 이과 관계없이 공통으로 배우지만 선택 과목은 계열에 따라 다르다. 계열은 고등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빠르면 고등학교 1학년, 늦으면 고등학교 2학년 때 분반한다. 참고로 우리 학교는 1학년 때 분반했다.
이과 학생은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 중 두 과목을 선택하는 반면 문과 학생은 <물리 기초> <화학 기초> <생물 기초> <지구과학 기초> 중 두 과목을 선택한다. 배우는 내용의 난도는 차이가 있다. 수학은 1A, 2B, 3 등 세 과목이 있는데, 1A와 2B는 공통으로 배우지만 3의 경우 난도가 높아 이과 학생만 이수한다.
문과 학생이 주로 이수하는 과목은 <세계사> <일본사> <윤리정치경제> <지리> 등이다. 이과 계열 학생은 한 과목만 선택하면 되지만 인문 계열 학생은 두 과목을 이수해야 하며, 입시에서도 깊은 이해도를 요구한다.


고교의 예체능 수업은 활발한 편인가?
일본은 ‘부활동’ 즉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다. 명문고일수록 예체능 활동에 힘을 쏟는다. 음악 활동도 굉장히 중요한데, 뮤지컬이나 오페라 감상을 자주 한다. 나의 경우 합창을 거의 전문적으로 연습해 규슈 지역 대회에 출전한 적도 있다. 악기 연주도 많이 한다.
미술 관련해서는 학교 주변에 있는 성을 대상으로 데생을 그리거나 손 모양의 석상을 만드는데, 기술을 평가하기보다는 창의성을 중시한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체육 수업은 성별을 구분해 진행한다. 남학생은 운동장에서 축구를, 여학생은 체육관에서 배구를 주로 한다.
1년에 두 번 실시하는 체력 훈련을 위해서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 한 번씩 단거리 마라톤에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 수험생인 고3조차 센터 시험 2주 전에 마라톤에 참가할정도로 예체능 수업이 활발하다.


시험 형태는?
보통 정기고사를 80 % 이상 반영하고, 나머지는 쪽지 시험, 수업 태도, 발표 참여 등 수행평가를 반영해 100%로 환산한다. 이는 교육청이 정한 것으로, 교사에 따라 쪽지 시험만으로 성적을 내기도 한다.
성적은 기본적으로 절대평가다. 30점 이하는 낙제다. 교사들은 평균 50점은 되도록 시험을 출제한다고 하지만 시험이 어려워서 50점을 밑도는 경우도 많다.
평가는 점수를 평균하여 100점 만점으로 표기한다. 이를 학년말에 1~5단계로 나눠 평가한 평정(評定)으로 변환한다. 80점 이상은 5점 만점이며, 10점 단위로 점수가 낮아진다. 평정을 잘 받으면 대입에 유리하다. 하지만 평정을 받기 수월한 고교를 선호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명문 대학에 입학하려면 센터 시험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경쟁력있는 고교에서 수험 공부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시험 문제는 국어나 영어는 100% 논술 문제를 출제한다.
수학 등 이과 과목은 해답보다 풀이 과정을 중요시한다.


강의식 수업과 학생 중심 수업 중 가까운 수업 형태는?
교사 중심의 강의식 수업이 많다. 특히 일본의 소위 ‘진학교’로 불리는 명문고교는 입시 중심의 수업을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학생 간의 경쟁심을 유발하기 위해 그룹을 구성해 팀 대항 문제 풀이로 성적을 평가하는 등 긴장감 있는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도 많다.


사교육을 받은 적이 있나?
일본의 4대 예비교(학원) 중 한 곳을 다녔다. 특히 국공립대 진학을 희망하는 고등학생이라면 예비교에 들어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입시에 필요한 모든 과목을 배운다.


고교 교육과정이나 수업에 변화가 있나?
일본은 기존의 센터 시험 대신 새로운 시험을 도입하려고 준비 중이다. 상세한 정보는 아직 많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 유형 시험은 2021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시험 시간을 늘리고, 기존의 선택형 시험이 아닌 과정 중심, 서술형 시험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편적인 지식 암기와 선택형 문제에서 벗어나 이해도와 논리력을 측정하기 위해서다.






1. 일본 고교생이 배우는 교과서.
2. 마이코는 고교 때 미국으로 수학여행을 갔다. 레크리에이션에서 피아노 반주를 담당하는 모습.
3. 뉴욕의 한 자매 학교에서 댄스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일본 학생은 입시뿐 아니라 예체능 활동이나 해외 교류도 활발하게 한다.
4. 학년말에 받는 성적표. 가로로 첫 줄은 1학기 성적, 두 번째 줄은 2학기 성적, 세 번째 줄은 두 학기의 평균 성적, 네 번째 줄은 평정, 다섯 번째 줄은 이수 단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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