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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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4호

백일장 수상자 바로 나야 나!

상 받는 글쓰기 따라잡기

머릿속 생각이 글로 적절하게 표현이 안 돼 애를 먹은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제출 시한이 촉박한 대회에서의 글쓰기라면 답답함은 더 클 터.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대회에 도전하기도 전에 포기하게 될 뿐 아니라 아예 글쓰기와 담을 쌓게 된다.
하지만 글쓰기 능력은 생각하는 힘과 직결되는 만큼 대회 참가를 계기 삼아 체계적으로 익혀두는 게 좋다고 국어 교사들은 조언한다.
단계별로 준비해서 상 받는 글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비법을 중학생이 알기 쉽게 대화체로 정리했다.
취재 백정은 리포터 bibibibi22@naeil.com 도움말 김지수 교사(경기 발산중학교)·허수진 교사(경기 석호중학교)



사 전 준 비

“대회의 성격에 맞는 글쓰기 전략 세워라”
대회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그에 알맞은 전략을 세우는 게 가장 먼저야. 글의 주제, 갈래, 분량 등에 맞게 글을 써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예를 들어 ‘시’라면 운율, 비유·상징 등의 표현법, 함축의 묘 등을 잘 살려야 해. ‘수필’은 주제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사회적 이슈나 교훈 등과 연결 지어 쓰면 좋아. ‘독서 감상문’은 책의 내용을 이해한 뒤 내가 깨달은
점을 잘 드러내야 하지. ‘논술문’은 글의 형식이 매우 중요한데 서론·본론·결론의 구성을 갖추고 주장과 근거를 논리적으로 연결하면 돼.
글의 갈래별 특징이나 표현 기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대회가 열리기 전 국어 교과서를 통해 공부해두면 도움이 많이 될 거야. 교과서 본문에 실린 수필이나 시를 가볍게 한두 번 읽어보면 더 좋지. 이렇게 사전 준비를 하고 대회에 나가면 전보다 글이 훨씬 쉽게 써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야.

이렇게 쓰면 예선 탈락!
“객관적인 근거도 없이 지극히 주관적인 주장만을 되풀이한 ‘논술문’, 느낀 점은 없고 책의 줄거리만 늘어놓았거나 어디서 본 듯한 흔한 감상을 담은 ‘독서 감상문’, 장르별 표현 방법을 무시하고 자기 방식대로 쓴 글 등은 심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다른 글과 차별화되는 독창성이 없다면 상을 받기 힘들다.”
_경기 석호중 허수진 교사


글쓰기

“의식적으로 단계별 글쓰기 시도하라”
글을 쓸 때는 다음의 과정을 거치도록 해. 계획하기(글의 목적·주제·독자에 맞게 계획) - 내용 생성하기(정보, 자료 등 글에 쓸 내용 수집) - 내용 조직하기(앞에서 수집한 내용을 바탕으로 내용 구조도 만들기) - 표현하기(실제로 글쓰기) 순으로 쓰면 돼. 국어 시간에 배우는 내용이니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따라 해봐. 글을 쓸 때마다 의식적으로 단계별 쓰기를 시도하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거야. 정보 전달 글이나 논리적인 글쓰기에 적절한 방법이야. 수필 형태의 일상적 글쓰기를 할 때는 내용 생성하기 - 표현하기로 간단하게 2단계만 거쳐도 괜찮아.
‘내용 조직하기’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에 앞서 어떤 내용을 담을지 순서대로 개요를 대략 적어보는 거야. 글쓰는 시간이 한정돼 있는 대회에서 효율적이고 짜임새 있는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될 거야. 하지만 글의 구조를 갖추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내용이야. 상 받는 글과 못 받는 글은 대부분 내용에서 판가름 나지. 글의 구성과 표현력이 좋더라도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바’를 글에 잘 담아내지 못하면 상위권에 들기 힘들어.

상 받는 글 속 독창적 생각이란?
“‘봄’을 주제로 한 백일장에서 ‘봄철의 꽃이 피고 떨어지는 모습을 청년 전태일과 연결 지어 쓴 글’ ‘다양한 꽃이 핀 공원의 모습을 한국의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와 연결 지어 쓴 글’ 등과 같이 내용 자체가 독창적이고 훌륭하다면 형식이 조금 부족해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_경기 발산중 김지수 교사


수정하기

“완성도 높이려면 3번 이상 퇴고하라”
글을 완성한 후에는 여러 번 읽으면서 고쳐 쓰는 과정, 즉 ‘퇴고’를 반드시 거쳐야 해. 글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3번 정도 고쳐 쓰는 게 적절해. 하지만 시간이 촉박한 대회에서는 힘들 테니 평소 글쓰기 과제를 할 때 시간 여유를 갖고 연습해두면 좋아. 실력도 늘고 대회에 나갔을 때 큰 도움이 될 거야.
대회에서는 최소 한 번 이상 꼼꼼하게 읽고 수정하는 게 좋단다. 중복된 표현을 지우고 같은 의미를 가진 다양한 어휘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을 거야. 문장의 호응 관계가 안 맞는 부분이 없는지도 잘 봐야 해.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평서문 대신 의문문으로 표현하면 전달력을 높일 수 있어. 예를 들면 ‘세상은 너무 아름답다’는 것보다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설의법을 쓰면 의미를 더 강하게 전달할 수 있지. 스스로도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거나 감동시킬 수도 없을 테니 과감하게 지우는 게 좋아.

대회에서 ‘글씨’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정갈한 글씨가 가독성을 높이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글씨가 예쁘다고 해서 무조건 더 좋은 점수를 받는 건 아니다. 글씨를 잘 못 써서 고민이라면 조금 큼직하게 쓰는 연습을 하라. 심사를 하는 사람이 글을 읽어나가는 데 어려움만 없다면 글씨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다.”
_경기 발산중 김지수 교사





심사평
글쓰기 주제(꽃)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화단에서 봉오리째 시들어버린 꽃을 봄)을 떠올리고 교훈(한 인권 변호사가 어려운 처지에 놓인 캄보디아의 어린 피의자들을 도운 일을 보고 자신도 ‘피지도 못하고 시든 꽃’과 같은 사람들을 외면하지 말고 도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음)과 연결해서 내용을 생성한 솜씨가 매우 우수하다.
‘꽃’ 과 ‘인간’ 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며 일관되게 글을 끌어나간 점도 돋보인다. 또한 문단의 개념을 확실히 알고 글의 형식을 갖춰서 쓴 점, 띄어쓰기가 바른 점 등도 칭찬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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