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교육

뒤로

중등

862호

암기가 싫거나 불성실하거나

영어 꺼리는 중학생 해법은?

중학생 가운데 상당수는 영어 과목을 싫어한다.
초등학생 때까지 회화 위주의 재미있는 수업을 듣다가 문법과 단어, 독해 위주의 중학교 수업에 적응 못한 경우가 많다. 영어에 흥미를 잃다보니 교과 성적이 낮은 것은 당연지사.
영어 싫어하는 중학생, 흥미와 성적 모두 올리는 방법은 없을까? 독자 사례를 바탕으로 해법을 찾아봤다.
취재 심정민 리포터 sjm@naeil.com 도움말 송형호 교사(서울 천호중학교)·이도현 강사(kns어학원)


Reader’s letter
“중1 아들이 유독 영어 교과에 흥미가 없어 고민입니다.
단어 암기를 정말 싫어하는 것도 문제고 영어 원서를 권하면 손사래부터 칩니다. 교과서 지문을 소리 내어 읽는 것도 어려워합니다.
영어 학원도 가기 싫다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네요.”
_신소영(44·서울 도봉구 창동)


Case Check!
□ 초등학생 때 어떤 식으로 영어를 공부했나?
>> 초6까지 놀이 통한 회화 식 영어 학습함.
□ 평소 단어 암기를 꾸준히 진행했는가?
>> 내신학원 수업 중 집중 암기함.
□ 영어 쓰기를 귀찮아하지 않는가?
>> 우리말로 독후감 쓰기조차 어려워함.
□ 같은 문법 교재를 몇 번이나 공부했나?
>> 내신학원에서 한 번 봤음.
□ 독서를 즐겨하는 편인가?
>> 중학생이 되고부터 두 달에 한 권도 읽지 못 함.



Part 01 진단하기

“성실한 공부 습관 부족이 영어 과목 회피로 이어져!”

□ 서울 천호중 송형호 교사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놀이를 통한 회화 식 영어 학습만 한 결과, 문법과 독해 비중이 높은 중학 단계 수업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한다. 다시 말해 판서 식의 중학교 수업에 지루함을 느껴 영어에 흥미를 잃었을 공산이 크다는 것.

□ 특히 송 교사는 어휘 학습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회화 식 수업만 하다가 중학 단계 학원에서 많은 양의 단어를 한꺼번에 외웠을 공산이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순간적인 암기를 완벽한 단어 이해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외국어는 한 번 외운 단어라도 3~5일 뒤 다시 반복해 암기하지 않으면 초등 수준의 어휘 실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부족한 어휘는 성적 하락의 주원인이다.

□ 또 하나 학생이 알아야 할 것은 중학교 영어 수업과 시험에는 초등 단계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쓰기가 많다는 점이다. 송 교사는 “중학교 영어 수행과 지필평가의 쓰기 영역은 교과 지문에 나오는 단어를 외워 이를 바탕으로 영어 작문을 완벽히 해야 온전한 평가를 받는다. 우리말로 독후감을 쓰는 것조차 어려워한다면 영작을 잘하기란 매우 힘들다”고 말한다.

□ 중학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문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중학교 영어 지필시험에서 문법 영역 출제 비중은 20~30%. 독해 영역이라도 문법을 모르면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고, 쓰기 영역도 문법을 기반으로 할 때 정답에 도달할 수 있다. 송 교사는 “문법 교재를 한 번만 봤다면 수박 겉핥기 식 공부를 했을 게 분명하다”고 꼬집는다.

□ 송 교사는 “딱히 학원에 다니거나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듯한데 영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종종 본다”고 말한다. 이는 초등학생 때부터 독서 습관이 제대로 잡힌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장르를 불문하고 영어 원서를 많이 읽은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높다는 것을 주목할 만하다.

총평 사례 학생은 성실하게 공부하는 습관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영어는 영역별 공부를 꼼꼼히 해야 하는 ‘매우 귀찮은 과목’인 만큼 자신에 맞는 학원이나 교재, 공부법을 택해 느리게 가더라도 완벽한 학습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Part 02 해법 제시

“흥미 키우고 교과 성적 올리는, 두 마리 토끼 잡기!”

□ kns어학원 이도현 강사는 “영어 과목 회피는 교과 성적 저조로 이어져 영어를 더욱 싫어하게 만들 수 있다”며 먼저 흥미 있는 영어 학습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영어 자막 한글 더빙이나 영어 자막 영어 대사로 된 영상을 보게 하면 좋다고. 독해나 어휘는 MP3를 활용한 음성 인식으로 학습케 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평소 주요 관심 분야에 관한 뉴스를 해외 사이트에서 찾아보거나 영어로 쓰는 SNS 활동도 적극 추천한다. 이때 단어나 문법적 오류가 없는지 스스로 첨삭·수정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 문법 실력을 높이려면 자신의 실력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의 교재를 2회 반복하길 권한다. 이 강사는 “영어 원서를 많이 읽어 독해력이 뛰어난 학생들은 중학생 때까지 별다른 노력 없이도 좋은 성적을 받는다. 하지만 난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고교 영어에서는 쉽게 무너진다”고 지적한다. 글을 잘 읽고 해석한다고 해서 문법을 잘 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중학 단계야말로 시간을 들여 기본적인 문법 실력을 다질 적기다.

□ 곧 있으면 기말고사다. 교과서 지문을 달달 외워도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려운 건 까다로운 문법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험 범위의 문법만이라도 숙지하자. 기말고사에 관계대명사와 부가의문문이 해당 범위라면 그 문법만 완벽히 공부해야 답을 적을 때 헷갈리지 않는다. 또 각 문장에서 사용된 중요 문법과 전치사, 접속사 표현만큼은 따로 노트에 정리해 시험 직전까지 습득해야 한다.

총평 영어에 대한 거부감부터 없애야 한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의 영어 버전을 접하거나 관심 분야의 뉴스를 외신으로 보길 추천한다. 단, 어느 정도 흥미가 생겼을 때나 시험을 앞뒀을 땐 학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특히 어휘와 문법은 시간을 투자해 공들여 공부해야 한다.

[© (주)내일교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일교육
  • 심정민 리포터 sjm@naeil.com
  • 중등 (2018년 06월 06일 862호)

댓글 0

댓글쓰기
240924 숭실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