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신설 학과는 경쟁률이 낮긴 하지만 낯선 학과의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선택을 망설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설 학과=미래지향 학과’라는 인식이 강해졌다.직업이 세분화되는 추세에 맞춰 대학마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특성화 학과를 신설하거나 관련 학과를 통합·개편해 새 학과를 신설하는 등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 학과명이 낯설고 졸업생 사례가 없어 불안한 마음을 접어둔다면 신설 학과 선택은 미래의 선두주자로 나서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취재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eil.com 도움말 김남권 원장(공부혁명대 대치점 총괄)·홍정기 센터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자료 공부혁명대·숙명여자 대학교 홍보실
신설 학과 키워드, 실용·융합+소프트웨어
신설 학과의 공통점은 ‘실용’이다. 이를 위해 여러 학부를 융합해 하나의 학부로 재편성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공부혁명대 김남권 대치점 총괄 원장은 “대학들은 학생이 졸업 후 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해당 분야의 심화 교육을 고심한다”고 전한다. 예를 들어 2017학년 개설된 경희대(국제캠퍼스) 소프트웨어융합학과는 전임교수뿐 아니라 산업체 실무 인력이 직접 교육에 참여해 현장에서 필요한 소프트웨어 심화 교육을 실시한다.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의 경우 보안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실무 인재 양성을 목표로 개설된 학과. 기존 컴퓨터공학과의 심화 과목인 해킹 관련 지식과 기술을 공부하며 평가도 실무 능력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경희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경북대 글로벌소프트웨어융합전공처럼 신설 학과의 학과명이 ‘융합+소프트웨어’인 이유는 뭘까? 김 원장은 “인공지능의 보편화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인력 충원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문제다. 또한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으로 선정되면 정부의 지원 혜택이 적지 않다. 이를 위해 대학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전형을 활성화한다”고 설명한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대학이 받는 혜택은 학생들의 취업과 심화 학문 연구를 위해 활용된다”며 “대학마다 다양한 활용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대학이 역량 집중하는 특성화 학과
최근의 신설 학과들은 각 대학의 특성화 학과인 경우가 많다. 건국대 줄기세포재생공학과는 미래 의학의 핵심 기술인 줄기세포와 재생의학을 연구하는 학과로 미국 하버드 대학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 국내에서는 최초로 개설됐다. 건국대 수의학과와 의학전문대학원의 필요에 맞물려 생명공학 분야를 키우려는 학교의 의지를 드러냈다. 학사와 석사과정을 5년으로 단축한 통합 프로그램으로 모든 학생의 입학금과 석사과정 수업료를 지원하는 등 장학 혜택도 뛰어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홍정기 센터장은 “특성화 학과란 대학이 특정 분야에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과”라며 “특성화 학과에 역량을 집중하기 때문에 장학금, 연수 기회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고 특화된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2017년 여성 공학 인재 양성, 융합교육 확대라는 키워드로 신설된 숙명여대 공대도 소프트웨어학부·ICT융합학부·화공생명공학부·기계시스템학부·기초공학부 등을 특성화 학과로 개설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대학 서열보다 전공 경쟁력!
신설 학과는 학교의 지원, 취업상의 유리함 등 장점이 많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
김 원장은 “학과의 설립 목적을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신설 학과에 대한 학교의 지원은 어떤지, 학과가 키우고자 하는 인재상은 어떤지 등을 확인해보라는 것. 또한 이를 바탕으로 선택하려는 학과가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얼마나 맞물려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김 원장은 “커리큘럼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학과 선택의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인다.
홍 센터장은 “신설 학과나 특성화 학과는 대학들이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만든 학과들이며 취업에 있어서도 비교적 안전하고 미래지향적이다. 또한 종합 전형을 중심으로 한 수시 선발 확대로 대학을 서열화하는 인식도 많이 줄었다”며 신설 학과 지원을 적극 고려하라고 덧붙였다.
댓글 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