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교육

뒤로

고등

1246호

2026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34 | 김은강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경기 풍덕고)

심리→생명과학→식품 ‘찍먹’ 아닌 연계로 찾아낸 길

관심사가 계속 바뀌어도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은강씨는 중학생 시절 범죄 심리 다큐멘터리와 정신 건강을 다룬 영상을 보며 심리학에 빠져들었지만, 이를 곧바로 희망 학과로 연결하지는 않았다. 대신 고교 3년 동안 심리학과 생명과학, 의약학, 식품공학 등 여러 분야에서 호기심을 발휘하며 각 학문을 연계해 탐구했다. 폭넓은 관심사가 오히려 자신의 강점이 됐다는 은강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송지연 기자 nano37@naeil.com
사진 배지은



김은강 |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경기 풍덕고)



​

다양한 관심사는 나만의 무기

종합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일관된 관심사를 가지고 학교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다수의 대학이 전공(계열) 관련 분야에 대한 이해도와 탐구 경험을 주요하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한데 일부 대학은 전공(계열) 적합성·진로 역량보다 폭넓은 관점으로 학생을 평가한다. 관심 분야에 대한 종합적인 탐구 역량을 살피는 성균관대가 대표적이다. 은강씨는 이러한 성균관대의 평가 방식과 잘 맞았다. 은강씨의 학생부 기록을 보면 고교 3년 내내 심리학과 의약학, 식품공학 등을 넘나들며 탐구한 점이 눈에 띈다.

“희망 전공을 빠르게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고1 때는 최대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려고 했죠. 중학교 시절부터 흥미 있었던 심리학과 관련해 사이코패스의 행동 양상에 대해 발표하는가 하면, 의약학 분야에 관심이 생겨 주기율표가 만들어진 과정을 조사하기도 했어요. 고2 때는 과학 과목을 주로 수강하면서 생명과학의 매력에 빠졌어요. 뇌의 구조, 신경 전달 물질 등 심리학과 관련된 개념을 배울 수 있는 데다 일상생활과 밀접한 내용이 많아서 수업 시간이 즐거웠죠. 한데 생명과학을 공부할수록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식품이 눈에 띄었어요. 평소 학업 스트레스도 맛있는 음식으로 푸는 편이라, 식품공학을 파고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은강씨는 단순히 여러 분야를 ‘찍먹’ 하지 않았다. 관심 있는 학문을 연계해 독창적인 활동을 구상했다. 식품과 장내 미생물, 정신 건강의 관계성을 탐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화학Ⅱ> 시간에는 발효 식품 속 효소가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트립토판 생성을 유도하는 사례를 정리한 다음, 발효 식품이 뇌 건강에 기여하는 기능 식품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자율 활동 시간에는 <식탁 위의 미생물>을 읽고, 발효 식품의 점성과 겔(Gel)화된 구조가 유익균이 장까지 도달하는 데 도움을 주며 이 유익균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소개했다.

“단순히 식품 관련 화학·생명과학 개념을 학습하는 건 뻔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나의 개성을 활동에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원래 관심 있던 심리학, 그중에서도 정신 건강과 연결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 정신 건강 관리법을 자주 찾아보는데, 식습관을 개선하라는 조언이 많았거든요. 영어토론 동아리 시간에는 고카페인 음료가 청소년의 수면 장애, 정서 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해외 사례를 인용해 판매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어요.”


활동 후 남은 호기심을 다음 탐구로 연결

은강씨는 활동에서 아쉬웠던 점이나 새롭게 궁금해진 점을 다음 활동으로 연결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탐구에 깊이를 더했다. 고2 <화학Ⅰ> 시간에 화학조미료(MSG)의 화학적 구조와 제조 과정을 조사하면서, MSG가 자연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물질이며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후 고3 학교 자율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MSG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된 이유를 ‘중국 음식점 증후군’과 사회적 낙인을 활용해 설명했다.

“활동 후 해결되지 않은 의문이 있으면 따로 메모장에 적어두고, 다음 탐구의 주제로 발전시켰어요. <화학Ⅰ> 시간에 MSG를 탐구하면서, 왜 사람들이 과학적 사실과 무관하게 MSG를 유해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해졌어요. 조사해보니 1968년 미국의 한 의사가 중국 레스토랑의 음식을 먹은 뒤 두통이 생겼다고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됐더라고요. 시간이 지나 인종에 대한 편견과 언론의 프레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졌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았죠. 이러한 현상을 낙인 이론과 문화자본 이론 등을 활용해 심리학적으로 분석했어요. 호기심을 직접 해소하니 성취감이 남다르더라고요.”

특히 토론 활동은 평소 생각해보지 못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어 후속 탐구를 위한 좋은 초석이 됐다.

“모교는 토론 활동을 활발하게 운영했어요. 이 활동에서 얻은 것들이 정말 많아요. 상대 팀의 반론을 예상하고 재반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제를 깊이 이해하게 됐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서 사고의 폭이 넓어졌죠. 사실 <생명과학Ⅰ> 시간에 유전자 변형 식품(GMO)을 처음 접했을 때는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는데요. 진로 활동 시간에 GMO의 안정성을 주제로 토론하면서 반대 측의 의견을 들으니,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작용이 있는지 알고 싶어졌어요. 이후 GMO의 명과 암에 대해 추가로 조사해 친구들에게 소개했죠.”


탐구 역량 폭넓게 평가하는 성균관대에 도전!

은강씨는 대입에서 당시 관심 있었던 경희대 숙명여대 연세대의 식품 관련 학과에 지원하는 한편,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에도 원서를 냈다. 수시 지원을 앞두고 고민하던 중 성균관대의 종합전형 평가 방식이 눈에 띄었다고.

“고교 3년간 수학·과학 과목을 공부하며 관심사를 확장하면서도, 심리학에 대한 열정 역시 놓지 않았어요. 성균관대라면 이런 과정을 좋게 평가할 것 같았죠. 심리학과에 진학할 수 있는 사회과학계열에 지원했고, 다행히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실제 대학에 입학해보니 저 말고도 자연 성향 학생이 많아요. 고교에서 사회 관련 과목은 거의 이수하지 않았지만,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다 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없어요. 오히려 심리학 수업에 생명과학 용어가 자주 등장해 고교 시절 배운 내용이 도움이 돼요.”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 학생들은 입학 후 1년간 사회과학 교양 수업을 폭넓게 수강한 후, 2학년 진급 시 전공을 결정한다. 은강씨는 심리학뿐만 아니라 경제와 통계, 미디어·커뮤니케이션에도 관심을 갖고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기 전까지 다양한 분야를 접해보려고 해요. 고교 시절엔 가끔 진로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는데, 결국 그때의 경험 덕분에 제 관심사를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후배들도 희망 학과를 정하지 못했다고 해서 막막해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여러 분야를 경험해보기 바랍니다.”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국어> 매체 비평하기 활동에서 이태원 참사를 다룬 기사를 선택해, 참사의 책임을 기초 질서를 지키지 않은 개인의 탓으로 돌린 점과 참사와 관련된 다양한 배경이나 원인을 종합적으로 다루지 않은 점에서 기사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함 <한국사> 조선 시대 약학을 주제로 약학의 발전 과정과 세종의 향약 장려 정책, 허준의 <동의보감>이 갖는 의의 등을 탐구함

/2학년/

<독서> <북극곰은 걷고 싶다>를 읽고 한반도의 기후변화가 세계 평균보다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명태가 사라지는 원인이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라는 사실을 파악함 <지구과학Ⅰ>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찾는 활동에서 심화되는 온열질환, 전염병 등과 기후 우울증과 생태적 불안이라는 새로운 정신 건강 문제를 제시함

/3학년/

<언어와 매체> ‘매체가 K-푸드 열풍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플랫폼별 콘텐츠의 특징과 표현 방식, 수용자 참여 유도 방식의 차이에 주목해 매체의 특성이 음식에 대한 인식과 소비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함 <고전읽기> <지그재그 이론>을 읽고 알칼로이드가 식물의 방어 물질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생리 활성 물질임을 탐구함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생명과학Ⅰ·Ⅱ> 고교 시절 가장 즐겁게 공부한 과목이다. 심리학과 연관이 깊고, 우리 몸을 다룬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생명과학Ⅰ> 수업에서는 호르몬과 감정의 상호작용이 인간의 행동, 대인관계,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생명과학Ⅱ> 시간에는 발효 식품 속 유익균이 장내 미생물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탐구하며, 세균이 서로를 감지하고 신호 물질로 소통하는 ‘쿼럼센싱’ 현상을 알게 됐다.

■ <미적분> 미적분이 식품 생산과 품질 관리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탐구하고, 발효 식품 섭취에 따른 장내 유익균 생장 과정을 로지스틱 함수로 모델링해 생장 속도와 누적 활성량을 분석했다. 대학에 입학한 지금은 경제와 통계 분야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사회문제탐구> 청소년층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우울감, 불안 스트레스 등이 지속적으로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식품 성분과 식이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나를 성장시킨 모교의 특색 활동 | 수학·과학 창의력 캠프/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끼리 모여 체험 부스를 운영하는 활동이에요. 부스 기획부터 준비, 진행은 물론 체험자를 위한 개념 설명까지 직접 해야 합니다. 저는 네온 사인이 기체 방전 현상을 통해 빛을 발생시키는 과정을 다룬 부스를 담당했어요. 새로운 화학 원리를 배워 즐거웠던 데다가, 자기 주도 능력과 협업 능력까지 기를 수 있었기에 후배들에게도 추천합니다. 부스 운영 후에는 성찰 보고서를 작성해 후속 활동을 기획하기에도 용이해요.”



[© (주)내일교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댓글쓰기
260914 한남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