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송지연 기자 nano37@naeil.com
/윤리 교과 자문 교사단/
박석환 교사(서울 휘경여자고등학교)
오청락 교사(서울 영동일고등학교)
최정윤 교사(서울외국어고등학교)
<자연에 대한 존중>
★★★★
지은이 폴 W. 테일러
펴낸곳 리수
※★의 개수는 난도를 의미. 적을수록 읽기 쉬운 책.
“인류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인간을 차별한 역사가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모두가 이 역사를 부끄러워하며, 차별은 부당하다는 데 동의하죠. 그렇다면 미래에는 동물을 인간과 같은 생명체로서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도 당연해질까요? 이 책의 지은이는 동물은 물론 식물까지 모든 생명체는 존엄하며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기에 인간은 다른 생명체에게 해를 가하거나 간섭해서는 안 되며, 해를 끼친 경우 보상해야 한다고 말하죠. 여러분은 이 주장에 동의하시나요? 책을 읽고 모든 생명체의 도덕적 지위에 대해 깊이 고민해봅시다.”_ 자문 교사단
한걸음 더
✔ 인간의 존엄성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에 대한 사상가들의 입장을 정리·비교하기 ✔ 인류의 질병 치료를 위한 동물 실험을 허용해도 되는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작성하기 ✔ 생태계 전체의 조화를 위해 개별 생명체를 희생시킬 수 있는지 친구들과 토의하기 |
/ONE PICK! 함께 읽기/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우월하다?
존중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생명체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연이은 폭염과 열대야, 강력해진 태풍, 이상기온으로 상승한 농산물 가격을 보며 기후위기를 걱정한다. 해수면 상승으로 섬이 잠겨 난민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실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데 이런 상황에서도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환경 파괴의 피해자가 있다. 바로 지구의 또 다른 구성원인 동물과 식물이다.
2019년, UN은 지구 생물 중 50~100만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으며, 야생 포유류의 약 82%는 이미 지구상에서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책임은 그동안 기후변화를 가속화하고 생태계를 파괴한 인간에게 있다. 자연과 생명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은 생명의 범주와 가치, 생명을 대하는 바람직한 태도를 새롭게 바라보도록 만드는 윤리 교양서다. 지은이 폴 W. 테일러는 인간이 다른 생명체보다 우월하다는 기존의 상식에 질문을 던진다. 새는 인간과 달리 날 수 있고, 치타는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달린다. 식물은 빛으로 양분을 만들어낸다. 이렇듯 생명체는 각기 다른 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 어느 한쪽이 더 우월한 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지은이는 동물은 물론 식물도 인간과 동등한 배려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의 강점은 단순히 생명의 가치를 일깨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은 인간이 지켜야 하는 의무와 인간과 다른 생명체의 이익이 충돌할 때 따를 원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독자는 이를 바탕으로 ‘동물을 잡아먹는 것은 윤리적인가?’ ‘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해도 되는가?’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도 답할 수 있다.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수업을 즐겁게 들은 학생에게도 추천한다. 슈바이처의 생명 외경 사상,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론과는 또 다른 환경 윤리를 접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구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생명체와 공존하는 방식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연계 전공 | 수의학과
철학과, 윤리학과, 수의학과, 동물자원학과 등
“대학 추천 도서, 탐구 활동에 유용해요”
장희수
건국대 수의학과 예과 2학년(경기 송현고)
Q. 전공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중학생 때부터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사람보다 높은 체온이나 마음이 통하는 것만 같은 눈동자에 큰 위로를 받았어요. 동물과도 다양한 감정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그때부터 동물을 위한 일을 하고 싶었고, 자연스레 수의사를 꿈꾸게 됐어요.
고교 시절에는 수의학 공부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생명과학을 집중적으로 학습했어요. 한편으론 동물 복지에 관심을 두고 <생활과 윤리>를 수강했죠. 수업을 통해 동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배우고, 그들을 대하는 바람직한 자세를 고민할 수 있었어요. 수의사를 희망하는 사람은 동물을 단순히 귀엽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후배들도 동물 복지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세워보길 바랍니다.
Q. 고교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흔히 고교 생활이 바빠 책 읽을 틈이 없다고 하지만, 휴대전화 사용을 10분만 줄여도 독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요. (웃음) 저는 밤에 잠이 오지 않으면 책을 읽었죠. 주로 수의학과 동물 복지, 인간·동물·환경의 건강이 모두 연결돼 있다는 ‘원헬스’를 다룬 책을 읽었어요. 책을 고를 땐 대학이 제공하는 전공별 추천 도서를 참고했습니다. 희망 대학의 추천 도서가 아니더라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추천한 책이니만큼 학습이나 탐구 활동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대학생 선배의 독서 이야기
/추천 도서/
<동물을 위한 정의>
지은이 마사 누스바움
펴낸곳 알레
흔히 동물 복지라고 하면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론을 떠올립니다. 싱어는 동물도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있으므로 불필요한 고통을 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죠. 이 책의 지은이는 여기서 더 나아가, 그들에게 번영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동물을 단순한 치료의 대상이 아닌 존엄성을 가진 주체로 바라보게 해주는 책이라 수의사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추천해요. 다만 난도가 높아서 피터 싱어의 사상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동물의 권리를 더 깊이 고민해보고 싶을 때 읽는 것이 좋아요.
<고기로 태어나서>
지은이 한승태
펴낸곳 시대의창
수의학과 입학 후 교수님의 추천으로 읽은 에세이입니다. 지은이가 실제로 축산 농장에서 일한 경험이 생생하게 담겼어요. 돼지, 닭, 소 같은 가축은 동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요.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아파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어렵죠. 지은이는 그들의 참혹한 모습을 담담하게 묘사하며, 육류 생산과 소비 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만듭니다.
가축은 수의학의 한 축입니다. 실제 수의사가 되면 육류 산업과 동물 복지 사이에서 윤리적인 고민에 빠지게 될 수도 있어요. 후배들도 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윤리적 기준을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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