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 첫해가 지나가는 지금, 학부모 사이의 혼란은 여전하다. 쏟아지는 고교학점제 비판 기사는 불안을 키운다. 특히 고교 진학을 앞둔 중3 학부모는 정확한 정보를 얻고 궁금증을 해소할 창구가 절실한 상황, 서울시교육청에서 중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설명회에는 교육청 장학사가 직접 연단에 섰다. 1부에서 설명한 고교학점제의 과목 선택과 학점 이수를 중심으로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교육청 장학사가 추천한 교육 사이트도 소개한다.
취재 송지연 기자 nano37@naeil.com
학생이 직접 고르는 수업 불안해할 필요 없어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적성에 맞는 과목을 직접 선택하는 제도다. 다만 흔히 상상하듯 ‘대학처럼’ 운영되지는 않는다. 대학은 일반적으로 과목별 정원이 정해져 있는 데다 수강 신청 방식이 까다로워,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고교는 다르다. 과목 선택 기회가 2~3회까지 주어져 중간에 선택을 수정할 수 있고,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한다.
선택 과목은 2~3학년 때 본격적으로 이수하지만, 신청 절차는 1학년 1학기에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4월부터 선택 과목 수요 조사를 실시하며, 5월에는 교육과정과 과목 선택에 대한 안내가 적극적으로 이뤄진다. 1차 수강 신청은 6~8월에 진행된다. 이후 2차 수강 신청과 변경 요청 기간을 거쳐 10~11월에는 대부분의 과정이 마무리된다.
원하는 과목이 학교에 개설되지 않는다면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을 활용할 수 있다. 서울시의 공동 교육과정은 ‘거점학교’와 ‘공유캠퍼스’로 나뉜다. 거점학교는 방과 후나 주말을 이용해 타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학점을 취득하는 제도다. 공유캠퍼스는 인근 학교가 모여 교과 수업·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교육과정으로, 정규 수업 시간 안에 운영된다. 이 외에도 실시간 쌍방향으로 이뤄지는 온라인 수업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교육청 고교학점제 지원 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학점’ 얻어야 졸업 가능 출석 횟수·학업 성취율 중요
출석 일수만 채우면 졸업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고교학점제하에서는 192학점 이상을 취득해야만 졸업할 수 있다. 이때 과목별 수업 횟수의 3분의 2 이상을 출석하고, 학업 성취율을 40% 이상 달성해야 이수를 인정받고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해당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학교는 학생의 과목 이수를 위한 추가 기회를 제공한다. 과목 출석률을 달성하지 못한 경우 ‘추가 학습’을 통해, 학업 성취율을 달성하지 못한 경우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의 보충 지도를 통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추가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해당 과목은 ‘미이수’로 기록된다. 이 기록은 삭제되지 않으며, 같은 과목을 재수강하기도 어렵다. 시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과목 이수를 포기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추가 학습과 보충 지도에 성실히 임해 끝까지 과목을 이수하는 것이 좋다.
한편 국가교육위원회에서는 현재 과목 이수 기준 완화를 논의 중이며, 2025년 하반기, 혹은 2026년 2월 안에 확정·안내할 예정이다.
/교육청 장학사의 조언/ 교육청 장학사는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선택 과목을 결정하게 되므로 중3부터 진로를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때 진로를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다. 흔히 진로와 진학할 대학 학과를 동일시하지만, 최근에는 학과별 이수 과목을 지정하지 않거나 진로 관련 역량을 전공에 한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대학이 늘었다. 재학 중 학생이 설정한 목표가 바뀔 수 있는 만큼, 흥미와 적성, 자신의 성장을 중심으로 한 진로 탐색이 필요하다. |
/교육청 장학사 추천 사이트/
/① 학교 알리미 schoo linfo.go.kr/
전국 학교의 공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다. 교육 활동, 교육 여건, 학생 현황, 교원 현황, 예결산 현황, 학업 성취 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주로 고교 선택 전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탐색할 때 활용한다. 진학할 고교가 정해졌다면, 학교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미리 학업·진로 계획을 세워도 좋다.
/② 하이인포 hinfo.sen.go.kr/
서울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서울 고교 홍보 사이트다. 고교 배정 절차의 흐름과 고교 유형별 전형 계획, 고입 전형 총점 산출식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돼 있다. ‘학교 정보 조회’ 탭에서는 학교별 교육과정 운영의 특징과 1학년 개설 과목, 창의적 체험 활동, 졸업생 진로 현황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③ 서울진로진학정보센터 www.jinhak.or.kr/
아직 진로를 정하지 않았다면 서울진로진학정보센터의 무료 진로 검사를 활용해보자. 과목 선택이 고민이라면 ‘선택 과목 안내서’를 통해 각 과목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함께 제공되는 엑셀 보조 자료는 희망하는 계열의 추천 과목을 모아 볼 수 있어 유용하다.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 활용하기에도 좋다. 대학별 모집 요강, 가이드북, 분석·전략 자료가 모여 있어 한 번에 검색하기 편리하다. 서울시 소재 학교의 학생·학부모라면 대입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간단한 고민은 비공개 온라인 게시판 상담으로 해결할 수 있고, 성적과 학생부를 기반으로 한 대입 진학 상담은 1:1 방문·화상 상담을 신청해야 한다.
댓글 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