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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1호

2025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4 | 김태성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입학 예정(서울 숭실고)

에너지 ‘올인’하다 신소재 섭렵 희망 전공은 이정표일 뿐

고교 3년간 ‘에너지공학’ 전공 진학을 희망했다. 에너지 분야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마땅한 꿈이 없었기에 지망 전공을 고심하다 때마침 주목받고 있는 친환경 분야, 그중에서도 신재생에너지를 발견했다. 전망도 밝다는 조언을 듣고 정한 희망 전공은 학교생활의 이정표가 됐다. 과목 선택의 기준이 된 한편, 다양한 창·체 활동까지 적극 참여하는 동기가 됐기 때문. 호기심 많은 성격은 에너지 분야 탐구 활동의 소재를 신재생에너지에서 태양·수소전지, 에너지 수집·저장 기술, 배터리·반도체로 넓히게 했고, 관련 원리와 기술을 파고들며 다양한 신소재를 만나도록 이끌었다. 김태성씨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에 합격한 배경이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사진 배지은


김태성 |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입학 예정(서울 숭실고)




학교생활 이정표 된 지망 학과 탐색

고교 입학 후 치른 첫 시험 결과는 예상외였다. 중학교에선 평범했던 성적이 고등학교에선 전교권에 올라섰다. 기대 이상의 성취감에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목표를 뚜렷하게 세우면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았다. 외향적인 성격이기에 다양한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기로 결심했다. 동시에 지망 학과를 찾아 나섰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금도 그때도 마땅한 꿈이 없었어요. 고민하다 학과 범주를 좁혀보기로 했죠.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돌아봤어요. 고3까지 공부해나갈 교과목을 살펴보니 인과 관계가 뚜렷하고, 명확하게 답이 떨어지는 수학과 과학에 흥미가 컸어요. 기초 원리를 파고들기보다는 실생활에서의 쓰임에 초점을 둔 공학에 눈길이 갔고요. 특히 <통합과학>을 배우며 ‘전력’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희망 전공을 좁히게 됐죠.”

<통합과학> 시간에 ‘V(전압)·I(전류)·R(저항)’을 배우면서 전압이나 저항에 따라 전류의 세기가 어떻게 바뀌는지 확인하는 계산 문제를 접했다. 까다로워하는 친구들과 달리 태성씨는 재미를 느꼈다. 전류의 세기가 전압에 비례하고 저항에 반비례하는 ‘옴의 공식’이나 전류의 흐름과 전압의 변화를 다룬 ‘키르히호프 1, 2법칙’ 등의 공식도 흥미로웠다.

“현대 사회에서 전기는 필수불가결한 에너지이고, 친환경적인 생산·활용 기술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 전망이 밝아요. 전력 생산이나 시스템은 에너지 쪽에서 다루니 에너지공학과 진학을 목표로 잡았죠. 확고한 꿈이 없어서 저 자신과 지망 학과를 깊이 고민했는데, 이후 과목 선택이나 탐구 활동을 할 때 좋은 이정표가 돼줬어요.”


발전→소재, 폭넓은 에너지 분야
교내 프로그램에서 자유롭게 탐구

공학 계열 진학을 결심한 만큼 2, 3학년 선택 과목은 과학과 수학에 집중됐다.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물리학Ⅰ·Ⅱ> <화학Ⅰ·Ⅱ> <생명과학Ⅰ>을 이수했다. 수업에서는 교과 개념과 관련한 신에너지·친환경 기술을 탐구했다. <수학Ⅰ>에서는 자연 속 피보나치 수열을 모델로 효과적인 태양전지 배열을 고민했고, <화학Ⅰ>에서는 화학결합 원리를 바탕으로 스스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정전기 소재의 원리를 찾아봤으며, <생명과학Ⅰ>에서는 태양에너지가 화학에너지로 바뀌어 생명체에 영향을 주는 현상이 흥미로워 바이오에너지를 탐구했다.

공부할수록 수소전지, 자율주행, 탄소 포집, 스마트 그리드 등 다양한 에너지 분야에 대한 흥미가 커졌지만, 한계도 느꼈다. 현실의 에너지는 여러 개념·교과가 섞여 있는데, 수업에선 개별 교과 중심으로 접근하다 보니 호기심을 완전히 해결하기 어려웠고 시간도 부족했다. 다행히 모교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태성씨의 호기심을 풀어내는 무대가 됐다.

“모교인 숭실고는 매 학기말에 교과 융합형 수업량 유연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여러 교과를 넘나들며 관심 분야 주제를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어요. 학술제, 각종 아이디어 발표 대회는 희망 진로 분야를 탐구한 후 발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창의적 체험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됐죠. 2학년 수업량 유연화 땐 환경정화자동차를 설계했어요. 에너지 분야이면서 <물리학Ⅰ>에서 배운 수소 연료전지의 발전 방식과 <화학Ⅰ>의 산화·환원 반응을 융합한 주제였죠. 학기중에 배운 지식을 모아 공들여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라 의미 있었어요.”

창·체는 관심 분야를 파고드는 기회이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는 창구가 됐다. 1학년 때 창의경제 아이디어 대회에서 3학년 선배의 압전소자를 활용한 에너지 하베스팅(에너지 수집·저장 기술) 탐구 발표를 들었는데, 이는 2학년 <물리학Ⅰ> <화학Ⅰ>에서 관련 개념을 집중 학습하고, 3학년 <물리학Ⅱ>에서 에너지 하베스팅과 관련한 배터리 기술을 찾아보고 관련 분야의 수석연구원을 직접 인터뷰해 폐배터리 순환 시스템 개선법을 제시하는 활동으로 이어졌다.

“창·체에서 새로운 정보를 얻고, 수업에서 관련 개념을 깊이 학습하고, 다시 탐구 활동을 하면서 제 궁금증을 해결했어요. 어느 순간 학업·활동 모두 더 집중하게 됐죠. 또 친환경적 에너지 순환 체계에서 생산도 중요하지만, 에너지를 절약하고 쓰인 에너지를 회수해 에너지 총 사용량을 줄이는 게 훨씬 효율적이란 생각에 탐구 활동의 방향도 바뀌었어요. 고3 학술제와 창의경제 아이디어 대회에서 반도체 공정을 살펴보며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은 이유죠. 팀장을 맡아 온실가스의 종류와 반도체 공정의 특성을 고려한 흡착제를 활용해 최적의 포집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내용으로 발표했는데, 이를 증명한 실험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열악한 환경에서 최대한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고 대형 수조에 컵을 뒤집어 진공 상태를 만들어 흡착 효과를 비교했는데 실험 설계를 여러 번 수정해야 했고, 변인 통제에도 애를 먹었거든요. 수상도 했지만, 흡착제와 탄소 포집 원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고, 문제 해결에 흥미를 느끼는 제 성향도 재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지원 전공, 다양해도 괜찮아?!

3년간 에너지 분야를 파고들었지만 수시는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한양대 에너지공학과·신소재공학부, 성균관대 자율전공 등 다양하게 지원했다.

최근 대입이 전공 적합성보다 계열 적합성이나 진로 역량으로 보다 넓게 평가한다는 점, 학생부 기록에서 태양전지, 스마트 그리드, 수소전지, 탄소 포집 등 에너지와 관련해 다룬 내용들이 모두 ‘신소재’와도 관련이 깊다는 점, 신소재가 좋아하는 화학의 역할이 큰 분야이고, 반도체나 자율주행 등 졸업 후 진출 분야가 에너지공학보다 다양해 여러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은 태성씨에게 더 적합하다는 조언에 따라 지원 폭을 넓혔다. 그 결과 가장 가고 싶었던 연세대 신소재공학과에 합격했다.

대학 입학 후엔 고등학교 때처럼 다양한 활동에 도전하며 다시 한 번 꿈을 찾아볼 계획이다. 태성씨에게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종합전형은 시험 성적으로 결정되는 다른 전형과 달리, 내 활동과 노력으로 가치를 높일 기회가 주어져요. 이것만으로도 꾸준히 도전해볼 가치가 있죠. 아직 꿈이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면 일단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세요. 여러 활동에 참여하면서 내가 이걸 좋아하나 잘할까 자문자답해보고, 꿈이 없을 경우 학과 정보나 선택 과목의 특성을 찾아보면 그래도 해보고 싶은 게 한둘은 있을 거예요. 그걸 목표로 삼으면 자연스럽게 종합전형에 지원할 만한 무기를 갖게 될 겁니다. 특히 <통합사회>나 <통합과학>, 창·체의 탐구 활동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취향을 찾아주니 잘 활용하길 바라요.”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수학> 원의 방정식을 통해 스프링클러의 분사 면적을 구하고 압력을 변화시켜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스프링클러를 설계 <통합과학> 금속과 비금속의 특징을 이용한 금속 조리봉와 전기 낚시대를 디자인·발표 <정보> 티처블머신 실습에서 머신러닝으로 생물과 무생물을 구별할 수 있는지 프로그램을 설계·머신러닝을 이해


/2학년/

<수학Ⅱ> 연도별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변화율을 도함수·미분계수 등을 활용해 분석 <화학Ⅰ> 오비탈을 학습한 후 혼성 오비탈 개념을 활용하여 탄소 포집 기술의 과학적 원리를 논리적으로 설명 <생명과학Ⅰ> 근수축 모형을 직접 제작해 활주설의 원리를 발표하고 근전도 실험을 진행해 뇌의 의식적 운동 원리를 파악 <기하> 포물선의 성질을 이용한 태양열발전을 주제로 포물면 반사를 실험 후 태양열 발전의 효율성과 발전 가능성을 설명


/3학년/

<미적분> 엔트로피 변화량을 적분을 이용해 구하는 식을 유도하고, 카르노사이클의 비가역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안 <확률과 통계> 4가지 변수를 설정하고 각 변수의 확률을 곱하는 아이디어로 전력 수요량 예측 모델링 결과를 발표 <수업량유연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DSSC)를 설계해 염료별 효율성을 비교하고 DSSC 효율성 증대 방안을 실험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화학Ⅰ·Ⅱ>_ 공학 계열 지원에 필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해서 <화학Ⅰ>을 선택했다. 실생활 곳곳에 많이 쓰이는 과학 교과라는 점에서 흥미를 느껴 <화학Ⅱ> 까지 이수했다. 특히 <화학Ⅰ> 담당 선생님께서 실생활 사례를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해주셔서 이해가 쉬웠다.

▒ <확률과 통계> <미적분>_ 진로와 관련 있는 과목이라 이수했다. 특히 기대하지 않았던 <확률과 통계>는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은 과목이었다. 공학은 실험에 기반하고, 산업 현장에서는 효율화가 중요한데 이와 관련한 데이터 처리 및 분석의 기초를 배울 수 있어 유용했다.

▒ <인공지능수학>_ 일반 수학 수업과 달리 다양한 인공지능 활용 사례를 중심으로 수학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수업이었다. 재미있고 실용적인 수학을 공부하고 싶은 학생에게 강추한다.



/주요 창의적 체험 활동/


▒ 자율 활동(1학년)_ 전교 부회장, 1학기 학급 부회장, 2학기 학급 회장을 맡아 구성원들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실현, 휴대폰 자율화, 공대여, 자율학습관 사용 등의 공약에 대해 논리적인 근거를 준비해 추진

▒ 동아리 활동(3학년)_ 물리학공학동아리에서 아두이노를 이용한 자율주행차 실험의 팀장을 맡아 아두이노 명령어 학습에 적극 참여, 발표회 당일 컴퓨터 오류와 실수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집중력을 발휘해 극복

▒ 진로 활동(2학년)_ ‘ESC’팀을 조직해 에너지공학 기술 분야를 탐구하고 ‘수차가 물을 받는 각도에 따른 발전량의 차이와 이를 이용한 소수력발전 설계’란 제목으로 학술제 연구보고서를 제출, 특유속도 공식을 회진 수와 출력에 관한 식으로 직접 유도하고 가장 효율적인 수차 각도로 80도를 선정해 소수력발전소를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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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 고등 (2025년 02월 12일 11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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