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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8호

2023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23 | 염지원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1학년 (서울 광신고)

“일상 속 수학·과학 파고들며 세상을 바꿀 과학자 꿈꾸게 됐죠”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잘하는 일을 선택하라고 한다.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염지원씨는 ‘타고난 이과생’으로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이 같았던 지원씨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노력으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이를 위해 대학원까지 염두에 두고 수학과 과학을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는 연구 중심 대학에 진학했다.

취재 손희승 리포터 sonti1970@naeil.com
사진 이의종



염지원 |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1학년 (서울 광신고)




코로나19와 함께 시작된 고등학교 생활

지원씨는 고등학교 생활이 특별한 것 없이 무난하고 평범했다고 말했다. 수업을 성실히 듣고 학교가 끝나면 교내 자습실이나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했다. 특별한 취미가 없었고 여가 시간은 친구들과 소소하게 어울리며 보냈다.

“국내 대학에 지원할 때 수시 6장을 모두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지원했어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하기에는 내신이 비슷한 친구들에 비해 교내 활동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평가했거든요. 종합전형으로 진학하려면 더 많은 활동을 했어야 했지만 고1·2 땐 ‘공부하기도 바쁜데’라고 때 생각했었어요. 고등학교에 입학한 때부터 코로나19가 터져 3년을 코로나19와 함께 보냈어요. 만약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고등학교 생활을 했다면 지금과는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뒤늦게 했었죠.”


존경하는 물리학자의 발자취를 좇아

지원씨는 수학과 화학, 물리학을 좋아했다. 교내 수학 경시대회와 수리논술 경시대회, 과학 경시대회 화학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했다.

동아리는 고전수학문제탐구부와 융합과학부에서 활동했다. ‘네 점을 공유하는 서로 다른 두 원을 그릴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호기심을 갖고 수식으로 불가능함을 증명했다. 도형과 수를 연관시키는 다각수에 흥미를 가지고 일정한 모양의 점을 더했을 때의 규칙을 찾았다. 물리학에선 빛과 물질의 이중성이 만들어낸 광전효과와 물질파에 대해 조사했다. 화학에선 원자의 구조에 관심이 많았으며 현대 원자 모형이 전자의 발견 확률로 표시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닐스 보어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과학자예요. 물리학과 화학 교과서에 나오는 원자 모형을 만들고 20세기 양자 역학의 토대를 쌓은 덴마크의 물리학자죠.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과 프랭클린 D.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을 만나 핵무기를 공동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설득에 실패해 지금처럼 여러 나라에서 핵무기를 무한 경쟁 체제로 생산하고 있죠.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엔 지금도 닐스 보어가 만든 이론물리학 연구소인 닐스 보어 연구소가 있어요.”

지원씨는 고등학교 때는 약대를 생각했지만 지금은 연구 중심 대학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화학과 물리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전문직으로 일할 수 있는 전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이제는 새로운 지식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실무 역량을 갖춘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 그것이 제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에요. 닐스 보어처럼 한 분야의 연구를 깊이 파고들어 세상을 한걸음 나아가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른 사회 진출 가능한 ‘5년 학·석사 과정’ 끌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의 입학 전형은 일반전형과 학교장추천전형, 두 가지다. 학교장추천전형은 추천 인원에 제한을 두거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지원씨는 학교장 추천을 받은 후 서울시교육감 추천을 받아 장학금 수여 대상이 됐다. 서울시·인천시·경기도·세종시교육청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와 업무협약을 맺어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에 대해 교육청 자체 심사를 거쳐 교육감이 추천하고 있다.

“3학년에 재학 중인 선배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를 추천해줬어요. 부모님들끼리도 아는 사이였는데 선배의 부모님이 저희 부모님께 실험과 실습 시간이 많은 것이 큰 장점이라고 적극 추천하셨어요. 처음 상담 왔을 때 취업률이 98%라니 놀랐어요.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 취업됐다는 사실에서 졸업 후의 미래가 밝아 보였어요.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학부와 대학원을 5년 안에 마칠 수 있는 5년 학·석사 과정이에요. 사회 진출을 1년 앞당길 수 있으니 군대를 갔다와야 하는 남자에겐 더 유리하죠.”

지원씨는 같은 이유에서 국내 대학 재수도 원하지 않았다. 불확실한 미래에 1년을 걸기보다 20대의 시간을 가치 있게 쓰고 싶었다.

“부모님도 재수보다 훨씬 나을 거라고 하셨어요. 영어로 공부하고 생활해야 한다는 점을 특히 마음에 들어하셨죠. 영어 구사 능력이 사회생활에서 큰 부가가치를 일으킨다는 것을 알고 계셨거든요.”


공부량 두 배 많은 유럽식 교육과정

겐트대 글로벌캠퍼스는 한 학기에 60학점, 4년 동안 24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국내 대학이 대부분 130~140학점이니 공부량이 2배에 가깝다. 대학에 오면 공부량이 대거 늘어나는 유럽식 교육과정을 그대로 가지고 왔기 때문이다.

유럽은 9월에 신학기가 시작된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는 3월과 9월에 신입생이 입학하는데 3월에 입학한 학생들은 3학기 동안 1학년을 이수할 수 있다.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입생이 영어 강의와 유럽식 교육에 적응하도록 1학년을 1년 반 동안 이수하게 만든 것이다.

“친구들끼리 이번 학기를 0.5학년이라고 불러요. (웃음) 3월에 입학해서 6월까지 15학점을 이수했죠. 1학년 60학점 중 45학점을 나머지 두 학기 동안 마치면 돼요. 수업은 강의가 절반, 실습이 절반이에요. 이번 학기에 들은 수학과 화학 과목은 고등학교 때 배웠던 내용과 연계돼 까다롭지 않았어요. 영어 과목에서는 특히 구어체 표현을 자제하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논문을 위해서인 듯해요.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니 영어로 생각하는 훈련을 하면서 영어 소설을 소리 내어 읽고 있어요. 4학년 1학기에 벨기에 홈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고 대학원은 유럽으로 진학할 계획이니 실력을 더 키우려고 해요.”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은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한다. 1학년과 2학년은 수학·물리·화학·생화학·생명·정보학·영어 등 STEM 기초 과정을 이수한 후 3학년 올라갈 때 분자생명공학과·식품공학과·환경공학과 중 하나를 인원 제한 없이 선택한다.

“분자생명공학을 전공하려고 해요. 공부는 어렵지만 진출 분야가 다양하다는 점이 끌려요. 학교 앞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 자리 잡은 바이오 기업들에서 인턴십도 해보고 싶어요. 겐트대를 비롯해 유럽 대학은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했고 과학 연구에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어요. 4학년 때 벨기에로 가면 교과서에서 봤던 유명한 과학자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어요.”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수학> 평면좌표의 심화 문제를 풀면서 기하학적인 의미와 연계시키려고 노력함. 네 점을 공유하는 서로 다른 두 원을 그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수식으로 증명함. <통합과학> 전자기유도와 태양광 전지 분야를 다루는 물리학에 관심이 많아 응용 분야를 탐구함.

<2학년>

<독서> 파슨스의 기능 이론을 바탕으로 학교의 기능과 교육의 공정성에 대해 생각해봄. <물리학Ⅰ> 자동차를 실제 제작해보는 메이커 교육을 통해 역학·에너지·마찰의 원리를 이해함. <생명과학Ⅰ>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른 유전병을 가계도로 분석해 설명함. <기하> 유클리드 기하학의 5번째 공준에 대해 윌리스-보여이-게르빈 정리와 플레이페어의 공리를 활용해 설명함.

<3학년>

<영어독해와 작문>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를 연구하는 화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영문 지원서 작성하기에서 밝힘. <경제수학> 화장품 산업의 흥망성쇠를 조사하며 화학공학과 경제의 관계를 확인함. 반도체 산업에서 인재가 부족한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정리함.


<선택 과목>

▒ <프로그래밍> 전문 교과 과목으로 컴퓨터실에서 C언어와 파이썬을 배웠다. 1학년 1학기와 2학기 때 <정보>를 각각 2단위씩 이수한 뒤 3학년 2학기 때 <프로그래밍>을 이수했다.

▒ <현대문학감상> 한 학기 한 권 읽기 활동으로 현대문학 소설을 읽고 독서 일지를 작성했다. 성석제 작가의 단편소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감상하고 비평하면서 1970년대 농촌과 산업 사회의 변화에 대해 좀 더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 <경제수학> 수학이 실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느낀 과목이다. <수학Ⅰ>에서 배운 함수, 그래프, 수열, 미분 등이 나왔다. 경제 개념은 중등 <사회>와 고1 <통합사회>에서 배웠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 단리와 복리로 이자율을 각각 계산해본 것이 기억에 남는다. 수학적 역량만큼 논리적 사고가 중요한 과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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