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교육

뒤로

고등

1083호

2023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8 _ 이서연 중앙대 광고홍보학과(서울 경복여자고등학교)

“내 별명은 ‘비효율의 끝판왕’ 다양성·적극성 보여주는 힘 됐어요”

1학년 <국어> 수업 매체 분석 활동에서 잡은 주제는 ‘소비자 관점에서 성공한 광고의 기준은 무엇일까?’였다. 당시 친구들이 최고로 뽑은 광고 중 하나는 P&G가 기획한 캠페인 광고 ‘Like a girl’이었다. ‘여자애처럼’이라는 말이 주는 사회적 편견, 여기에 던지는 카운터 펀치 같은 영상에 크게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반면 대체로 다양성을 무시하거나 차별과 혐오를 은연중에 드러내는 광고들은 부정적으로 인식됐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광고에 대한 관심은 광고기획자라는 꿈으로 이어졌다.
친구들 사이에서 ‘비효율의 끝판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학교 수업과 프로그램에 가릴 것 없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3학년 <심화국어> 수업에서 진행한 ‘동주! 내 맘속에 저장’ 프로젝트는 너무 재미있어서 온 시간을 쏟아부을 정도로 몰입했다. 결과적으로 이 시간들은 중앙대 다빈치인재전형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는 힘이 되어줬다. 중앙대 광고홍보학과에 합격한 이서연씨 얘기다.

취재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
사진 이의종



이서연 | 중앙대 광고홍보학과(서울 경복여자고등학교)




친구들이 꼽은 최악의 광고는 ‘차별’을 담고 있었다

1학년 때만 해도 인문 성향 학생들이 흔히 그렇듯 경제와 경영 쪽을 공부하면 어떨까 싶어 경제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미디어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인문사회 영역 영재학급에서 ‘미디어 읽기와 이해’ 프로그램을 접하면서부터였다. 경영·경제와 미디어의 접점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광고인 것 같았다.

“1학년 <국어> 수업에서 매체 분석 활동을 했는데, 저는 광고 분석으로 잡아봤어요. 친구들이 젓가락을 희화화한 외국 햄버거 광고를 보며 문화를 조롱하는 것 같다고 비판하더라고요. 여러 광고제에서 수상한 광고들과 논란의 여지가 있어 기사화됐던 광고들을 찾아 무작위로 보여주고, 친구들에게 최고, 최악의 광고를 선택하게 했어요. 최고의 광고를 선택한 이유는 다양했지만, 최악의 광고를 선택한 이유는 공통적으로 인종이나 성별에 대한 차별이 느껴진다는 점이었어요.”

이 탐구 경험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광고를 좋은 광고로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2학년 ‘학급 진로 심화 탐구 활동’에서 친구들과 함께 실패한 광고를 분석하고 대안을 찾아보기로 했다. 논란이 된 광고들을 찾아보던 중 인종차별 논쟁을 빚은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인 보티첼리의 작품을 참고한 한 광고가 백인 배우만 캐스팅해 인종차별 논란을 빚었더라고요. 대안이 뭘까 고민하던 중 ‘지갑을 쓱 열게 하는 명화’라는 칼럼을 읽게 됐어요. 마침 미술 시간에 탐구한 ‘예술에 접목한 광고 아트버타이징’이 떠올랐죠. 순수 미술을 활용하면 브랜드의 품격을 강조할 수 있고, 의도성이 없어 인종차별 논란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보티첼리 작품 속 인물을 직접 등장시켜 광고를 제작하자고 대안을 내볼 수 있었지요.”


‘여자애처럼’의 사회적 편견 깬 캠페인 광고의 힘

국어와 사회 과목을 좋아했던 서연씨가 특히 재미있게 배운 과목은 <윤리와 사상>이었다. 다양한 철학가의 사상을 현실에 접목해보는 과정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기호학을 접한 것도 이 과목에서였다.

“프랑스의 평론가였던 롤랑 바르트의 문화 기호학을 배우며 ‘사회의 거울인 광고가 어떻게 사람을 설득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그의 저서인 <현대의 신화>를 읽기 시작했는데, 어려운 부분이 많더라고요. 대학 공개 강의인 K-MOOC도 찾아 들었지만, 역시 어려웠어요. 하하. 그래도 여러 영상과 강의를 찾아보니 조금씩 이해가 되더라고요. 미디어에서 ‘기표’에 잘못된 ‘기의’를 붙여 소비되게 하면서 신화에 종속되어 살아가도록 한다는 분석이 인상적이었죠. 예를 들어 드라마에서 ‘엄마’라는 기표에 ‘집안일만 하는 사람’이라는 기의를 붙여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처럼요.”

이 관점에서 떠올랐던 것은 1학년 <국어> 시간에 친구들이 최고의 광고로 뽑은 P&G의 캠페인 광고 ‘Like a girl’이었다.

“이 광고에서는 우선 성인 여성과 남성, 10대 소년에게 ‘여자애처럼 뛰어보라’ ‘여자애처럼 싸워보라’ ‘여자애처럼 수영해보라’는 등의 주문을 해요. 대부분 소심하고 가냘프고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표현하죠. 한데 10대 소녀들에게 같은 주문을 했을 때는 달랐어요. 스스로 생각하는 최선의 몸짓으로 표현한 거죠. 여자애처럼 뛰어보라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로 뛰어보라는 의미였거든요. ‘여자애처럼’이라는 편견으로 학습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선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소녀에 붙은 기의를 드러내 사회적으로 문제를 제기, 신화를 벗어나려 한 광고로 느껴졌어요. 실제 이 캠페인 광고를 제작한 것은 P&G의 초경을 겪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생리대 브랜드 Always이기도 했고요. 좋은 광고는 ‘탈신화’를 시도하는 광고가 아닐까, 생각했죠. 당시 <수능특강>에서 기호학을 접하긴 했지만 기표와 기의의 개념을 어려워하던 친구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기억에 남아요.”


광고기획자 꿈 확고하게 해준 ‘윤동주 프로젝트’

3년 내내 수학이 그렇게도 발목을 잡았다던 서연씨는 국어와 사회 과목의 성적은 늘 우수했다. 다양한 사회 교과 일반선택 과목과 국어 교과 진로선택 과목 이수도 눈에 띈다.

“사회 교과에서는 <한국지리>와 <세계사>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을 선택했는데, 모두 재미있게 배운 과목들이에요. 상식이 넓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수학 과목들과는 정말 친해지기 어려웠는데요. <사회·문화>도 재미있었지만, 도표 문제가 정말 안 맞더라고요. 하하. 3학년 때 좋아하는 국어를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한 <심화국어> 수업도 빼놓을 수 없어요. 당시 ‘동주! 내 맘속에 저장’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윤동주 문학관 온라인 탐방과 작가에게 편지 쓰기 등 정말 재미있게 몰입해서 했어요. 사실 이 무렵 광고기획자라는 직업이 밤샘 작업이나 팀플레이가 워낙 많아서 쉽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조금 흔들렸는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 친구들에게 피력하고, 평가를 받는 과정이 무척 즐겁더라고요. 앞으로 현실의 벽에 부딪힐 수도 있겠지만, 광고홍보학과에 진학하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진 계기예요.”

수시 지원 당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한 중앙대 외에도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에 합격했지만, 미디어를 폭넓게 배우기보다 광고를 좀 더 전문적으로 집중해 익힐 수 있을 것 같아 최종 중앙대 광고홍보학과를 선택했다.

“1학년 때부터 광고를 하겠다는 확고한 꿈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제 별명처럼 다양한 학교 프로그램과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광고라는 영역과 만난 거니까요. 또 이 과정이 중앙대 다빈치전형의 인재상과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자신의 장점이 무언지 잘 알면 그만큼 내게 맞는 전형을 찾는 과정도 수월해진다는 얘기를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어요.”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국어> 매체 읽기 수업 중 ‘광고 분석하기’ 주제로 발표 <통합사회> 세계화 속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발표, 마케팅의 정의를 대표적인 광고 기법과 예시를 통해 제시


<2학년>

<수학Ⅱ> 뉴미디어의 추천 알고리즘 속 수학적 원리 탐구 <영어Ⅱ> 전 세계적인 인종차별에 대한 생각과 해결책 제시, 영어독해 지문 관련 심화 주제로 ‘미디
어에 작용하는 불평등에 대한 연구: 광고를 중심으로’ 발표 <미술> ‘예술을 접목한 광고 아트버타이징 분석 및 효과’ 탐구


<3학년>

<화법과 작문> ‘광고의 미래 양상 탐구_ 브랜디드 콘텐츠를 중심으로’ 발표 <사회·문화> ‘미디어 속 사회 불평등 현상 탐구_ 광고를 중심으로’ 발표 <윤리와 사상> ‘광고는 어떻게 사람을 움직이는가_ 롤랑 바르트의 문화기호학을 중심으로’ 발표 <심리학> ‘광고와 행동주의 심리학의 관계’ 탐구


<선택 과목>


▒ <한국지리> <세계사>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사회 교과를 좋아해 일반선택 과목을 다양하게 이수했다. 관심 있는 광고 분야와 철학가의 사상을 연결해보기 좋았고, 배경지식을 넓힐 수 있어 흥미롭게 배운 만큼 교과 성취도도 좋았다.

▒ <심화국어> 국어를 좀 더 심화해 배울 수 있다는 점에 끌려 선택한 과목이다. 수업 시간에 수행한 윤동주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사람들에게 인상적으로 각인시키는 과정에 즐거움을 느껴 광고기획자라는 꿈이 더 확고해졌다.

▒ <심리학> 심리학의 응용 분야인 소비자 및 광고심리학 수업을 접할 수 있었다. 광고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선택한 과목이다.






[© (주)내일교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댓글쓰기
240318 숭실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