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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호

학생 창업 메카 선언한 건국대

전공 깊이 더하고 진로 넓히는 창업 생태계 구축

경력직 위주로 기업들의 채용 방식이 바뀌면서 ‘자리를 기다리기보단 자리를 만들겠다’며 창업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젊은 패기가 학교 밖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줄탁동시, 부화를 위해 새끼와 어미 닭이 함께 알 안팎을 깨는 모습을 빗댄 말이다. 성공적 창업과 사업 안정화를 위해 학생과 학교의 줄탁동시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바로 건국대다. 명실상부한 창업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학교에서 추진 중인 창업 지원 활동들을 살펴봤다.
사업 대표로 분주한 학교 동문들도 만나봤다.

취재 이지연 리포터 judylee@naeil.com
도움말 최혜민 담당(건국대학교 창업지원단)
사진 건국대학교 홍보실






창업 주도 대학으로 자리매김 중


정부 창업 지원 사업 수주 규모 전국 3위(2019년 기준), 창업 동아리 120여 개, 학생 창업자 수 40명, 창업 교과목 수강생 5천800여 명. ‘대학생 창업의 메카’를 자처하는 건국대의 ‘창업 성적표’다.

건국대 창업지원단은 산학협력단, 지자체, 분야별 전문가 등과 유기적 협업 체계를 구축해, 내부적으로는 대학(원)생들의 창업 역량을 높이고 외부적으로는 서울·경기 동부권의 창업을 지원한다. 최근 4년간 누적 228억 원의 창업 지원 사업을 수주했고, 작년엔 약 54억 원 규모의 정부 예산을 확보해 창업 패키지를 운영했다. 이런 성과는 KU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건국대 전영재 총장의 리더십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전 총장은 삼성SDI, 삼성종합기술원을 거쳐 기술 벤처 기업을 창업해본 ‘창업 선배’다. 지난달 취임 1년을 맞이한 전 총장은 “기술, 산업이 급변하는 시대에 그린, 바이오, AI, 로봇 등 신 분야의 창업이 활성화돼야 한다. 건국대학교가 빠른 시대 변화를 넘어 대학 창업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학생 창업 활성화 위해 교육, 자금, 제도 적극 지원

건국대는 대학 창업 교육을 진로 전공을 기반으로 한 창업 교육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학생의 진로 경로를 넓히고 대학 혁신 지원 사업과 캠퍼스 CEO 육성 사업 등을 통해 준비된 학생 창업팀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STEP 1 KU스타트업 스타터로 아이디어 발굴

아이디어와 열정만으로도 스타트업 스타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다양한 창업 기초 역량 교육으로 창업 기본 소양을 갖춘 후 선배 창업가나 분야별 전문가와의 1:1 멘토링 등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다.


STEP 2 크리에이티브 클럽과 창업 동아리로 사업 구체화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려는 팀들은 크리에이티브 클럽과 창업 동아리를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크리에이티브 클럽은 영상, 매거진, VR 콘텐츠 등을 제작한다. 직접 콘텐츠를 구상할 뿐만 아니라 제작도 한다.

건국대 창업지원단 최혜민 담당은 “창업 교육은 사업 아이템을 기반으로 한다. 반면 크리에이티브 클럽 활동은 사업 자체보다는 사업에 필요한 역량, 창의력을 발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창업 동아리 KIUM은 창업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을 받으며, 사업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고 시제품 검증 등을 본격 진행한다.
시제품 제작 공간도 제공된다. 스타트업 스튜디오에서는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며, KU스마트팩토리는 드론비행장, 목공장비실, 금속장비실, 3D프린팅실 등을 구비하고 있다.


STEP 3 사업화 직전, 시장과 소비자의 반응 검증

와디즈, 텀블벅 같은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거나 실제 매장에 입점해 판매하며 고객 반응도 파악한다. 전국 규모의 창업 경진대회에 참가해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도 받아본다.


STEP 4 본격 창업: 자금·공간·제도 원스톱 지원

사업 자금은 예비 창업 패키지나 초기 창업 패키지를 이용해 최대 1억 원까지 받는다. 창업친화적 학사 제도로 최대 2년까지 가능한 창업휴학제나 창업 시간을 학점으로 인정받는 드림학기제 등이 있다. 특히 드림학기제는 창업 준비생들이 손꼽는 제도로 교수와 협의를 통해 창업 활동을 최대 15학점까지 전공으로 인정받는다. 사무 공간도 무상 제공된다.


학교 밖 괄목할 만한 성과 드러내

전공 기반의 창업 동아리를 적극 육성한 결과 학생 창업가들이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초유 화장품으로 유명한 팜스킨은 동물생명공학과 졸업생인 곽태일 대표가 이끄는 기업으로 2020년 매출 120억 원, <포브스> 선정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뽑혔다. 119REO주식회사는 건축학과 이승우 대표가 이끄는 회사로서, 버려지는 소방복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디자인 제품을 개발했다.

최 담당은 “창업가는 학생들의 수많은 진로 중 하나다. 이후 좋은 취업 기회를 갖거나 부족한 공부를 하고자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한다. 학생 창업 활동을 대학 차원에서 지원하는 이유는 인생 전반에 걸쳐 꿈을 꾸고 실현해갈 역량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업 면에서도 실제로 창업을 경험한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는 사례가 많아 전공 공부와 사업 경험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한다.

성공한 학생 창업가들뿐만 아니라 실패했더라도 실전 경험을 쌓은 예비 창업가들까지, 건국대의 창업 생태계가 품고 부화시킨 실력자들의 ‘더 큰 다음’이 기대되는 이유다.


mini interview


VANDAL SOFT

이봉학A
반달소프트 대표
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회사의 미션과 상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대학 4학년 때 반달소프트를 창업해서, 현재는 곤충 스마트팜을 개발하는 주식회사 반달소프트와 곤충을 사육하고 판매하는 농업회사법인트윈스타팜 총 2개 회사를 운영 중이다. Technology for brighter future, ‘기술을 통해 밝은 미래를 만든다’가 반달소프트의 미션이다. 첫 번째 과제로 기아와 지구온난화 해결에 일조하고 싶었다. 미래 식량으로 각광받는 식용 곤충으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폐사되는 곤충 없이 많은 양의 곤충을 사육하기 위해 곤충 사육실의 환경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스마트팜 기술이나 곤충 사육 로봇 등과 같은 곤충 사육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2013년 아프리카로 봉사 활동을 갔을 때, 기아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목격했다. 아프리카에서도 비교적 잘사는 나라였지만, 먹고사는 문제는 여전히 심각했다. 전공인 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먹을거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식용 곤충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


학교 창업지원단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부분과 결과는?

대학 재학 시절에 창업지원단을 통해 여러 가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창업 캠프에 참여해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KU창업 동아리 프로그램을 통해 시제품 제작에 도움을 받아 사업 아이템도 더욱 구체화했다. 창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창업 초기에 필요한 지식이나 사업계획서 작성 방법 등을 배울 수 있었다.


창업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과 보람된 점은?

창업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키우던 곤충의 갑작스러운 폐사다. 하루 사이에 많은 곤충이 폐사되어 원인을 찾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반면 여러 고민을 통해 해결했을 때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드러나다


안병세
드러나다 대표
건국대 스마트운행체공학과 2학년


회사의 미션과 상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드러나다’는 건국대 스마트운행체공학과 학생들이 모여 창업한 회사로, 9월 중 주식회사로 전환 예정이다. 설계부터 제작까지 직접 관여한 드론을 활용해 산업적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재 태양광 패널 점검 드론 솔루션을 준비중이다. 태양광 발전 패널은 작은 결함에도 발전 효율이 크게 저하되어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사람이 직접 점검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작업자의 역량에 따라 점검의 정확도에 차이도 발생한다. 태양광 점검 프로세스의 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이고자 열화상 카메라가 탑재된 자동비행 드론을 개발했다. 넓은 발전소를 빠르고 빈틈없이 촬영한 후 불량 셀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솔루션이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실제로 드론을 설계·제작하면서 관련 응용 지식들을 배웠고,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여러 대회에 참가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작년 국제 PAV 경연대회 동상 수상, 올해 예비창업패키지 드론 특화 분야 최종 선정의 성과도 얻었다. 실제 작동하는 드론을 제작해보니 산업에 적용하고 싶어져 창업을 결심했다.


학교 창업지원단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부분과 결과는?

창업 동아리의 활동 공간을 제공받은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스마트팩토리 설계실 덕분에 드론을 실제 제작하기 용이했고, 구성원들과 회의도 할 수 있어 아이디어를 다듬어나갈 수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창업지원단 관계자께서 발 빠르게 대응해주셔서,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멘토링도 받을 수 있었다. 운영, 법률, 세무 등과 같이 초기 스타트업이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어렵지만 꼭 필요한 경영 분야의 멘토링이 큰 도움이 됐다.


학교 수업과 창업을 병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학교 수업과 병행하다 보니 매우 바빴고, 특히 시험 기간에는 더 이상 병행이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기도 했다. 그러던 중 드림학기제라는 교내 제도를 알게 돼, 이번 학기부터 이용 중이다. 드림학기제를 활용하면 전공과 관련된 창업 활동을 학업 시간의 일부로 인정받을 수 있어 더욱 창업에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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