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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호

인문 계열 전문직 기본 소양 준비하는 법학과

법은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 소재다. 정의를 수호하고 인권을 지키는 법률가의 모습이 감동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법이 닿지 않는 곳이 없기에 그럴 것이다. 로스쿨이 생기고 주요 대학을 포함한 25개 대학에서 법학과가 없어지면서 위상이 다소 낮아졌지만,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배운다는 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학문이다. 법률 환경 변화에 따른 법학과의 변화와 진로에 대해 알아봤다.

취재 김지영 리포터 janekim@naeil.com
도움말 최봉석 교수(동국대학교 법과대학 학장)·김성태 교수(숭실대학교 국제법무학과 학과장)
정제원 교사(서울 숭의여자고등학교)·조진표 대표(와이즈멘토)
자료 학과 홈페이지·커리어넷

기본에 충실+변화 반영한 선택 과목으로 구성된 교육과정

법학과는 사회 각 분야의 갈등을 해결하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과 자질을 갖춘 법률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과다. 헌법·민법·형법·상법·민사소송법·형사소송법의 기본법을 근간으로 하되, 사회 변화를 반영하는 세분화되고 전문적인 법을 추가로 배운다. ‘법’이라고 하면 판검사가 되기 위해 헌법·민법·형법 등을 배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이 필요한 영역은 다변화되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세계화되는 추세를 반영해 AI법, 디지털사회와 법, 미디어법, 생명과학과 법, 환경법, 국제법 등이 선택 과목으로 등장했다.

동국대 법과대학 학장 최봉석 교수는 “우리 대학은 2년에 한 번씩 과목을 정비한다. 해외에 영사관 수요가 많은데 이에 대응할 법제 인력이 부족하다는 요청에 따라 영사법무 관련 과목을 개설했다”고 설명한다.


행정고시·공무원 시험 등 준비에도 강점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은 다양한 전공의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취지였지만 법학적성시험(LEET, 리트)은 법학 전공자에게 여전히 유리하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로스쿨 지원자를 평가할 때 유사 국가시험 합격률도 고려된다. 국가 전문자격시험을 통과한 노무사, 세무사 등은 리트에 통과할 확률이 높아 로스쿨 지원 시 유리한 부분이 있다. 이에 대한 대학의 지원이나 관련 학과 개설 현황 등도 살피면 좋다”고 덧붙인다.

로스쿨과는 별개로 법학 전공자의 강점은 무엇일까? 와이즈멘트 조진표 대표는 “기업 법무팀에 변호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법학 전공자도 있다. 법 전공을 살려 다른 직무에서 일할 수도 있다. 노무사, 변리사, 감정평가사, 법무사, 관세사 등 다양한 자격증에 도전할 때 유리한 부분이 있다. 법은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변호사 자격을 갖춘 사람은 채용을 못해도 법을 전공한 사람을 채용할 곳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최 교수는 “행정고시와 입법고시, 5급·7급 국가시험, 경찰시험을 준비할 때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 등 공기업의 시험에 합격해 근무하기도 한다. 물론 쉬운 시험은 아니지만 열린 사고를 가지고 개인적으로 노력한다면 로스쿨 입학과 비교해 기회가 확장되는 것이다. 일반 공무원 선발 시험이 30가지 이상이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어도 지방직 7급 공무원 2년 계약직으로 일하기도 한다. 로스쿨 입학을 위해 필요한 시간적, 경제적인 요소를 생각해보고 중소기업 취직, 공직의 안정성을 고려한 공무원 시험 등을 자신에게 맞게 면밀히 따져보면 좋겠다”라고 조언한다.




법률가 꿈 소신 지키는 일관성 중요

법학과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은 사회 정의 구현에 앞장서는 법률 전문가, 민주 법치 시민 양성이다. 다른 학문 분야에 비해 자신의 진로에 대한 일관성과 사명감이 강조된다. 동국대 법학과의 입학사정관으로 10년 이상 지원 학생들을 평가했다는 최 교수는 “많은 학생들의 서류를 검토하고 면접을 진행했다. 법학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진로는 크게 법조계, 전문직 공무원, 사기업·공기업 취업 등 세 가지다. 중·고등학생 때부터 법조인으로서의 소신과 기대가 있는 학생,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아 작게나마 사회에 일조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입학하면서부터 두각을 나타낸다. 법학 관련 용어는 낯설고 공부량도 많다. 그래서 여러 고민 끝에 입학하면 법대의 수업이 버겁게 느껴질 것이다. 일관성, 소신이 법학도에게는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그 밖에 법조계나 유사한 직무에서 필요한 리더십, 성실성을 높이 평가한다.


사회 곳곳에서 활약할 법률 전문가

사회는 법을 전공한 법률 전문가를 다양한 영역에서 필요로 한다. 법률 관련해서는 법제처,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인권위원회 등에서 활동한다. 입법 분야에서는 지방의회의 입법 전문가, 국회의 입법 조사처 등 활동 범위가 넓다. 신문사 기자, 언론사 PD 등 언론 분야로도 진출할 수 있다. 로스쿨 졸업생과는 다른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서울 숭의여고 정제원 교사는 “로스쿨 변호사가 많아지면서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면 법학과 졸업생은 취업 시 힘들어진 부분이 있긴 하다. 그래도 법학은 기초가 되는 학문이라는 장점이 있어 본인의 능력과 노력 여하에 따라 발전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부분 때문에 학생의 성향에 따라 인문 계열의 중위권 학생들에게 법학과를 추천한다. 로스쿨을 지원할 생각이라면, 대형 로펌과 로스쿨에서는 컴퓨터공학이나 기계공학·의학 전공자를 환영하는 추세라는 점을 알아두면 좋다. 인문계에서는 로스쿨 수업에 익숙할 법학과 학생들을 여전히 선호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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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국제법무학과는 어떤 학과?

유사 학과로 국제법무학과가 있다. 숭실대 국제법무학과 김성태 교수는 “로스쿨이 생기면서 국제적 감각을 갖춘 법률 전문가를 양성하고자 개설했다. 한미 FTA 등 법률 시장이 개방되면서 외국 기업과의 교류에 도움을 주고자 해외법을 주요 교과 과정에 넣어 차별화했다. 국내법을 축약해서 배우는 대신 국제법, 유럽법, 미국법 등 미국 로스쿨에서 가르치는 교과 과정을 배운다. 유럽 법률 기구 연수, ‘스탯슨 국제환경 모의재판’ 동아시아 예선전 주관 등을 통해 국제적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미국 변호사 자격을 가진 교수가 영어로 수업하는 전공 필수 과정이 있어서, 수시 모집 시 영어 능력과 법 전공 의지를 주요하게 평가한다”고 설명한다.




1MINI INTERVIEW1


“법학과에서 배운 ‘법학적 사고’ 발판 삼아 로스쿨 진학”

강나윤
건국대 로스쿨 2학년
숙명여대 법학과 졸업


Q. 법학과에 지원한 계기는?

고등학교 때까지 희망 진로가 뚜렷하지 않았다. 다만 원리를 다양하게 적용하고 활용하는 과목에 관심이 많았고 성적도 좋았다. 문과였지만 수학·과학을 좋아했고 그래프를 적용·해석하는 <사회·문화>를 잘했다. 이런 이유로 주위에서 경제, 행정, 법학 분야를 추천했는데, 이 중 가장 전문적인 분야가 법학이라고 생각해 지원했다. 추후 로스쿨 지원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Q. 법학과에서는 어떤 것을 배우는지?

헌법. 민법. 형법의 기본 3법을 중심으로 법철학, 경제법, 국제법, 여성법, 미국법 등 다양한 법을 수강하며 ‘리걸(Legal) 마인드’를 배운다. 어떤 분야로 진출하든 법학 전공자의 장점은 법학적 사고, 즉 리걸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는 1, 2학년 때 헌법,민법,형법을 중심으로 필수 과목을 주로 수강한다. 헌법은 기본권론·통치구조론·구제절차, 민법은 민법총칙·계약법·물권법·가족법·민사소송법, 형법은 형법총칙·형법각론·형사소송법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1학년 1학기에는 가장 기초인 민법총칙과 법철학을 기본으로 법학에서 필요한 전반적 사고를 갖춘다. 3, 4학년 때는 이를 기본으로 연습 과목과 관심 있는 분야의 법학 과목을 선택해 공부한다. 특히 사기업으로 진로를 정한 학우들은 연계 전공으로 ‘기업법무’를 선택해 같이 학위를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


Q. 법학과 학업 시 어려운 점은?

법학은 양이 방대해 잘하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 머리의 한계를 시험하는 느낌이다. 법학을 단순히 조문을 외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조문은 원칙일 뿐이고 이를 해석하는 방식을 배운다. 즉, 학설과 판례, 조문을 모두 익히고 사례에 적용하는 과정이다. 특출한 능력자가 아니라면 우직하고 성실하게 공부해야 잘할 수 있는 학문임을 7년째 느낀다.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 학문이라는 점이 좋다.


Q. 로스쿨에 재학 중이다. 지원 계기는?

법학과에 지원하면서 로스쿨 진학을 염두에 두고 학업 성적과 로스쿨 진학에 필요한 다양한 경험을 쌓는 데 집중했다. 고학년이 되면서 기자, 공기업·사기업 법무팀 등을 고민하는 동기들을 보면서 다른 진로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시간과 경제적인 면에서 로스쿨 진학이 부담됐고 변호사 시험 합격률도 50% 정도여서 불확실하기도 했다. 그래서 공기업 법무팀 인턴에 지원해 근무했는데, 그곳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로스쿨에서 공부하면 여러 분야를 전문성 있게 다룰 수 있다고 조언해줬다. 잘할 것 같다는 응원에 용기를 내어 로스쿨 진학을 준비했다.


Q. 로스쿨 진학 시 법학과와의 연관성은? 타 학과 졸업생과 차이가 있다면?

법학과와 로스쿨은 법학을 공부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지향점이 다르다. 법학과는 법학을 통해 사회에서 활약하는 데 기반이 되는 ‘법학적 사고’를 갖추는 데 목표가 있다. 로스쿨은 법조인의 자격을 갖추는 데 목표가 있어 법학을 좀 더 수험적으로 다루고 변호사 시험에 맞추어 수업이 진행된다. 따라서 학문의 연관성은 있지만 법학과를 졸업했다고 해서 수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학을 어떻게 공부하는지를 시행착오를 거치며 느낀 경험이 있고, 법학의 기본기를 다졌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여겨진다. 로스쿨에서는 ‘수험’에 집중하는 압축되고 빠른 과정 때문에 학과에서 공부할 때보다 고민할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런 부분에서 차이가 크다.


“법 자체에 매료돼 대학 간판 포기하고 법학과 지원”

박성민
동국대 법학과 2학년


Q. 법학과에 지원한 계기는?

검사가 되고 싶었다. 꿈을 위해 처음에는 상위권 대학에 입학해 로스쿨로 진학하는 것을 고민했다. 하지만 <법과 정치> 과목을 공부하며 ‘법’이라는 학문 자체에 매력을 느꼈다. 지원 시 학과 선택을 앞두고 법학과를 지원할지, 학과와는 상관없이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할지 많이 고민했다. 상위권 대학에서 법과 관련 없는 전공을 하기보다는 동국대 법학과에서 법을 심도 있게 공부해보고 싶어 지원했다.


Q. 법학과에서는 어떤 역량을 필요로 하나?

법학과에서 가장 필요한 역량은 성실함이라고 생각한다. 법학은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니다. 한 교수님께서 “네가 책을 5번 읽고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면 착각이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 정상이다”라고 말씀해주셨다. 5번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책들을 공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성실함이라고 생각한다.


Q. 법학과에 들어와 실제 공부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법학과에서는 헌법, 민법, 형법, 상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의 기본 6법을 바탕으로 다양한 과목을 배운다. 저학년 때는 기본 6법, 관련 기초 과목을, 고학년 때는 전문 법들을 선택해서 배운다. 고등학교 때보다 한 분야에 대해 훨씬 전문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난도가 상당히 높다. 특히 법학과에서 로스쿨을 준비하는 학우들은 학점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상대평가 시 학점 따는 것이 매우 어렵다.


Q. 어떤 진로를 생각하는지? 선배들의 진로는 어떤지?

법원직공무원을 준비하려고 한다. 법학과에서 배우는 전공 과목 수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학생회 일을 하며 법학과 학우들의 진로에 대해 조사해본 적 있는데 로스쿨 진학, 법률 서비스 분야, 법원직 공무원, 검찰사무직 공무원, 행정고시, 법무행정 분야, 경찰 등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공동 교육과정에서 ‘국제법’ 수강하며
국제법 전문가 미래 그려”

장재영
숭실대 국제법무학과 2학년


Q. 국제법무학과에 지원한 계기는?

어릴 때부터 법에 관심이 많아서 학문적으로 배우고 싶었다. 고교 때 학생부 종합 전형을 준비하며 <법과 정치> 과목을 듣고 싶었는데 개설되어 있지 않았다. 교실 밖 수업을 찾던 중,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꿈두레 교육과정’에서 ‘국제법’을 수강할 수 있었다. 고2 주말마다 인근 학교에서 ‘국제법’ 강의를 들으면서, 국내법뿐 아니라 국제법에도 관심이 생겼다. 우리 과는 전국에 2개뿐인 특수과로 국내법과 국제법을 모두 배울 수 있어 지원했다.


Q. 법학과와의 차이는?

민법, 형법을 세분화한 중요 내용을 바탕으로 계약법, 재산법, 행정법 등 국내법을 배운다. 이에 더해 미국법의 이해, 미국 헌법, 미국 계약법, 동아시아법, 국제법, 국제기구 관련 법을 배운다. 법학과와 비교해 국내법에 더해 해외법을 배우는 차이가 있다. 전공 필수 과목 중에 미국 변호사 자격을 가진 외국인 교수님의 영어 강의도 포함된다.


Q. 숭실대 국제법무학과의 특징은?

이론적 교육뿐만 아니라 해외연수, 스텟슨 국제모의재판 대회 등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이 있어 진로 선택의 폭이 넓다. 숭실대 국제법무학과에서 국제 환경 모의재판인 스텟슨 국제모의재판 대회 동아시아 예선전을 진행하기 때문에 대회에 참가해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고 자원봉사단으로 행사 진행에 참여할 수도 있다. 법학과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끌렸다.


Q. 실제 공부하면서 어려운 점은?

원서가 모두 영어로 되어 있어 해석하는 데 영어 능력이 필요하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도 많아 영어가 필수적이다. 국내법을 배우는 과목은 상관없지만 미국법이나 외국법, 국제법을 배우는 과목의 경우 영어로 원서를 이해하고 수업을 따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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