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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호

2021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13 _ 서울과학기술대 인공지능응용학과 홍준서(제주과고)

“공부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소신, 프로그래밍 활동으로증명했어요”

그 흔한 학원 한 번 가본 적 없이 컴퓨터로 혼자서 컴퓨터를 배웠다. 필요한 정보는 모두 그 안에 있으니 더 바랄 게 없었다. 소프트웨어 공부를 더 체계적으로 하고 싶은 욕심에 과고에 진학했다. 전 교과를 고르게 잘하진 못했지만, ‘프로그래밍 분야에 대해 재학생 중 자타공인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음’이라는 극찬이 학생부에 적혔다.
서울과학기술대 인공지능응용학과에 학교생활 우수자 전형으로 입학한 홍준서씨는 치열한 내신 경쟁보다는 본인이 하고 싶은 프로그래밍과 소프트웨어 연구에 집중했고, 만족스러운 진학 결과를 얻었다. 공부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소신 아래 정보 분야의 깊이 있는 탐구 활동 경험을 살린 준서씨를 만났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사진 이의종



홍준서
서울과학기술대 인공지능응용학과·제주과고




확장성 강점인 인공지능 분야의 매력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학과가 어딜까에 집중해 대입을 준비했어요. 대학보다는 학과를 우선해 수시 원서도 딱 3장만 썼습니다. 저는 인공지능 분야의 가장 큰 장점이 확장성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분야와 접목해도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에 학과를 결정했어요.”

준서씨가 입학한 서울과학기술대 인공지능응용학과는 올해 첫 신입생을 뽑은 신설 학과다. 준서씨는 수시 모집 학교생활 우수자 전형에 지원해 17.33:1의 경쟁률을 뚫었다.

“인공지능 분야로 지원한 대학 두 곳에 합격했지만, 망설임 없이 우리 학교를 선택했어요. 1, 2학년 때는 주로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에 대해 배우고, 고학년이 되면 기계, 바이오, 디자인 등의 학문을 복수 전공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국제 공동 연구나 해외 인턴십 기회가 열려 있는 것도 장점으로 느꼈고요. 물론 우리 학교의 특전인 전액 장학금도 끌렸죠.”


윈도우 10 태블릿 PC,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OS로 교체하며 느낀 성취감

“초등학교 6학년 무렵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했어요. 엄마가 필요하면 학원에 보내주겠다고 하셨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인터넷만 연결하면 그 안에 내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가 있었으니까요. 컴퓨터로 컴퓨터를 배운 셈이죠. 너무 좋았어요.”

그의 모든 공부는 항상 정보 분야에서 출발했다. 궁금증을 해소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도 늘 소프트웨어가 있었다. 고1 때 학교에서 나눠준 윈도우 10 태블릿 PC의 사양이 낮아 쓰기 어렵게 되자,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OS를 가져다 교체한 일이 있었다.

“안드로이드는 ARM(Adavanced RISC Machine) 기반의 CPU에서 작동하는데, 태블릿 CPU 아키텍처(컴퓨터 시스템의 하드웨어 구조)는 ARM이 아니어서 OS 교체가 쉽지 않았어요. 우여곡절 끝에 교체하긴 했는데, 액정화면을 터치할 때 엉뚱한 곳이 터치되는 거예요. 터치할 때 중심점을 기준으로 대칭적으로 터치가 되는 것 같았고, 하드웨어의 입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죠. 그래서 HAL(Hardware Abstraction Layer, 하드웨어 추상화 계층)의 디스플레이 드라이버가 입력된 아날로그 값을 디지털 값으로 변환할 때 XY 좌표를 다시 반전시키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드라이버를 수동으로 바로잡아주자 터치가 정상적으로 되기 시작했죠.”

이 사건은 단순히 소트프웨어를 넘어 하드웨어까지 본인이 원하는 대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겼다.


동아리부터 교내 대회까지, 빛나는 아이디어와 주도성

한 해 입학생이 겨우 40명 남짓이어서 내신 등급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여건이었다. 대입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우수한 친구들과 성적 경쟁을 하기보다,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정보 분야를 습득하고 전문성을 갖추는 데 주력하는 쪽을 택했다. 교내 대회는 물론 교외 컴퓨터 정보 대회에 참여해 성과를 냈다.

“2학년 때 교내 대회에서 빨래방에 가면 볼 수 있는 스마트 행거봇을 만들어 발표했어요. 스마트폰 앱으로 옷걸이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기계에서 옷을 자동으로 찾아 꺼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죠. 3학년 때는 이를 더 심화해 사용자의 입장에서 불편함 점을 개선했어요. 단순히 정해진 위치를 이동하도록 코딩해놓은 프로그램에서 오차를 보정해 위치를 찾아갈 수 있게 업그레이드했고요. 다행히 좋은 평가를 받아 전국과학전람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준서씨는 특히 SW 관련 작업을 하면서 친구들이 모르는 부분을 알려주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면서 얻는 기쁨이 컸다. 3년간 정보 동아리 안에서 중학생 후배들에게 SW 교육봉사를 꾸준히 하기도 했다.


경제 동아리에서 경제 지표 예측 프로그램 탐구 활동

준서씨는 정보 분야에 대한 열정에 비해 다른 공부에는 흥미가 별로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수학 문제를 봐도 ‘컴퓨터한테 시키면 금방 답을 찾을 텐데 왜 이걸 손으로 풀어야 하지?’ 이런 의문이 자꾸 들었어요. 수학 이론을 증명하는 건 재미있었지만 문제 풀이는 하기 싫었죠. 내신보다는 비교과 활동에 올인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하고 싶은 탐구 활동을 맘껏 했기 때문에 제겐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정보 분야와 함께 그의 관심을 끈 건 경제였다. 3년간 현재의 주식시장을 분석해 코로나19로 인한 IT 계열 주식의 고평가가 2000년 닷컴 버블과 유사함을 밝히는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2학년 때 친구들과 함께 만든 경제 동아리에서도 주축이 돼 활약했다.

“동아리 과제 연구로 경제 지표나 수치의 예측에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인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의 분포가 적절한지 탐구 활동을 진행했어요. 기존에 사용하는 정규분포에 대해 비대칭적 상황에서는 오차가 발생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다른 분포들과 비교하는 방법을 택했죠. 경제에 관심은 있지만 이론적 용어에 취약한 친구들에게 개념을 정리해 알려주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공부했습니다.”


정보공학자의 꿈, 정보와 경제 접목한 일터에서 실현하고파

“선생님들은 늘 재능을 밖으로 꺼내 표현하는 데 서툴다며 저를 안타까워하셨어요. 쉬운 방법 다 두고 굳이 어렵게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스타일이라 효율이 떨어진다고요. 그래서인지 수상 경력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하지만 제가 우리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정보 분야의 깊이 있는 연구 활동과 그 안에서 진행한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했다. 문제 상황이 생기면 일반적인 풀이 방법이 아니라 생각하기 힘든 기발한 방법으로 해결법을 고안했고 이 생각을 프로그램으로 개발해 검증했다.

대학생이 된 준서씨는 학과 연구실인 아우라(AURA)의 연구생으로 선발돼 활동하고 있다. 아직 신입생이지만, 선배가 없다 보니 교수님을 도와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시간이 많다.

“아침에 기숙사에서 나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거의 연구실에서 지내는 편이에요. 요즘은 통계 계산과 그래픽을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 R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대학원과 박사 과정까지 염두에 두고 공부를 길게 할 생각입니다.”

아직 경험해야 할 것들이 많아 단언할 순 없지만, 현재로선 정보와 경제를 접목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일하는 게 목표다. 증권회사의 통계·정보 처리 업무처럼 소프트웨어의 전문성과 경제학적 감각이 필요한 직종에서 일하고 싶다고.

“경제 동아리 활동을 통해 협업의 매력을 깨달았어요. 모든 일을 혼자 시도하며 시행착오를 경험하는 것도 좋지만, 서로 다른 강점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함께 연구하며 성과를 얻는 즐거움 또한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저 자신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뒀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줄곧 간직한 정보공학자라는 꿈을 다양한 일터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실현하고 싶습니다.”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학생부

<1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MR 기반의 STT와 홀로렌즈를 사용한 청각장애인 보조 SW 개발’을 주제로 연간 탐구 결과를 발표해 좋은 평가를 얻음. 혼합 현실을 프로그래밍으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깊은 고민의 흔적이 드러남.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국어> 시를 짓는 일 자체를 하나의 프로그램 만드는 일로 인식해 0과 1의 이진수로 표현한 시를 창작함. <수학Ⅱ> 뛰어난 직관력을 갖고 있으며 남들이 생각하기 힘든 창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학생임.


<2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왜도를 고려한 몬테카를로 방법의 사용 확률 분포 수정’을 주제로 발표함. 이후 주가 폭등 회사의 데이터를 여러 확률 분포로 시뮬레이션해보고 실제 주가와 비교해 왜도를 고려하는 것이 더욱 정확함을 주장함.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심화수학Ⅰ> 정보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시간복잡도와 Big O 표기법’을 주제로 산출물을 작성해 제출함. Big O의 수학적 정의, 이용, 표기법의 목적까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친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음. <물리학 실험> KSP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우주 궤도 역학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면서 파일럿 역할을 맡아 팀원들이 요구하는 궤도대로 우주선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함.


<3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정보 동아리에서 학교생활 관리 사이트 ‘슬기로운 ○○생활’의 지속적인 기능 개선 활동에 참여함. 파이썬 스크립트 버그를 찾아 수정했으며 프로그램 오류에 대해 후배에게 원인 분석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고 해결하도록 도와줌.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자신의 진로인 정보와 연관지어 메타 문자로 변형한 정규 표현식에 대해 제시함. <과학과제연구> 학교 내 많은 학생이 SW 관련 작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으면 이 학생에게 질문함. SW 관련 분야에 매우 특화된 인재로 보이며, 그 수준은 분명히 일반적인 고등학생의 수준을 많이 초과한 것으로 보임.


선택 과목

▒ <통합사회>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경제와 정치 파트가 교과 내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수업이었다. 개인적 호기심과 흥미를 충족할 수 있어 매우 재미있게 들었다.

▒ <정보> 1학년 때 파이썬을 배웠다. 그 시간을 활용해 개인적인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특히 친구들의 질문에 답해주면서 알고 있는 내용을 복습할 수 있는 알찬 시간이었다. 2학년 때도 <정보>를 수강했는데, 주로 C언어를 배우는 수업이었다. 평소 C#을 주로 활용하는 편인데, 수업을 들으며 다시 기억을 상기할 수 있어 좋았다. 포인터에서 친구들이 막힌 부분을 예전 경험을 토대로 알려줄 수 있어 보람 있었다.

▒ <한국사> 암기식 역사 수업이 아니라 토론식으로 진행된 수업이어서 더욱 의미 있었다.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이를 통해 역사관을 확립할 수 있었다.

▒ <세계사> 많은 내용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과목이기에 세부적인 사항은 <한국사>보다는 부족했다. 하지만 수업을 통해 전체적인 세계 역사의 흐름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과거에 벌어진 일을 답습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 지정 과목이 많은 학교의 특성상, 학생의 의사에 따라 선택해 이수하는 과목이 적은 편이었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었던 수강 과목 중심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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