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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호

2026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02 | 정현수 서울대 의과대학 입학 예정 (경기 용인홍천고)

안전한 선택보다 한계에 도전 난치병 치료 꿈꿨기 때문이죠

의학 계열 쏠림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지만, 선호도는 굳건하다. 최상위권이 몰리다 보니 학생 입장에선 성적과 활동에 대한 부담도 크다. 보다 앞선 학습, 색다른 활동으로 경쟁력을 쌓고 안전한 선택으로 높은 성적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많은 이유다. 현수씨의 학교생활은 이와는 달랐다. 현재에 충실하면서, 위험 요인이 있어도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이어갔다.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사진 배지은



정현수 | 서울대 의과대학 입학 예정 (경기 용인홍천고)




이유 있는 과목 선택, 바탕은 진로 수업

어릴 적부터 병원을 자주 찾았다.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가족과 함께 검사부터 상담까지, 진료 과정을 함께했다. 난치병 환자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의료진을 여럿 만나면서, 막연히 의사의 꿈을 키웠다. 이는 학습에 강한 동기를 부여했다. 특히 수학과 과학이 흥미로웠다. 의학도 자연 계열에 속하니 두 교과를 파고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고교에서 <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 <물리학Ⅰ·Ⅱ> <생명과학Ⅰ·Ⅱ> <화학Ⅰ·Ⅱ>를 선택한 이유다.

“고등학교에서 최대한 많은 수학·과학 과목을 듣고 싶었어요. 모교인 용인홍천고는 수학 세 과목을 모두 선택할 수 있었어요. 과학의 경우 생명과학·화학과 더불어 모든 과학의 밑바탕인 물리까지 선택했죠. 공학을 이해하는 의학도가 되면 더 많은 이들을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어려운 과목을 피하고 싶지 않았고요.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는 난치병 치료를 꿈꾸면서, 안전한 선택을 할 순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는 중학생 때 들은 <진로와 직업> 수업의 영향도 컸다. 다양한 진로·성격 검사를 하며 스스로를 파악하는 한편, 직업과 진로를 찾는 방법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앞으론 한 사람이 여러 직업을 갖게 될 거란 얘기에 제 진로를 의사라는 직업에 가두지 않고 의료에서 공학, 교육, 건축까지 접근했어요. 고교에서 이들 분야에 공통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흥미와 적성에도 맞는 과목·활동을 찾으면서 기초 수학·과학 역량을 쌓는 걸 우선했고요. 그런 면에서 진로를 특정 직업이나 학과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그와 관련된 분야를 찾아나가는 식으로 넓게 접근하길 추천해요. 미래에 대한 선택지를 늘려 부담은 덜면서 다양한 직업 분야를 접하며 보다 구체적인 진로를 그릴 수 있거든요.”


실패한 이유 찾다 교과·진로·융합 역량↑

수업에서 개념·원리를 알아가는 것도 재밌었지만, 탐구 활동을 통해 배운 것이 더 많다. 고교 시절 교과 개념과 의료 기술을 접목한 탐구 활동을 여럿 했는데, 그중 고2 ‘어울림 아카데미’에서 진행한 DNA 실험 프로그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기장으로 DNA를 크기별로 분리하는 전기영동 실험을 통해, 제한효소의 효능을 1학년이 직접 비교·분석해볼 수 있도록 운영했다. 고1 <통합과학>에서의 유전자 조작 기술, 고2 자율 활동에서의 전기영동 실험·유전자 가위 활용 치료 사례 내용을 발전시킨 활동이었다.

“고교 실험은 내용은 단순한데도, 진행 시 온갖 오류에 부딪혀요. 그럴 때 전 ‘왜’ 안 되는지를 파고들면서 온갖 방법을 시도했어요. 궁리하다 보면 수업 시간에 배운 지식은 물론, 스쳐지나가며 본 기사나 책 내용까지 끄집어내 활용하게 되더라고요. 복습도 되고, 개념을 응용하는 실력도 늘었어요. 실패해도 실패한 이유를 과학적으로 타당하게 설명하면서 얻는 것이 많더라고요. 그런 실험의 장점을 후배들도 알았으면 해 진행했는데 호응이 커 보람을 느꼈죠.”

후배들을 위한 실험이었지만 자신도 성장했다. 실험을 설계·개선하는 과정에서 제한효소에 대한 흥미가 커져 특정 암유전자를 표적하는 유전자를 조사하고, 유전자 형질전환의 원리를 다룬 논문을 읽으며 지식을 쌓았다. 더불어 유전자 치료와 관련한 윤리적 쟁점도 접하며 환자의 생명과 과학자의 윤리, 기업의 이익과 정부 규제의 균형점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매일 아침 책을 읽는 ‘슬로 리딩 프로젝트’에서 <7일간의 철학여행>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으며 접한 일상생활 속 윤리적 딜레마나 죽음에 대한 자세를 과학 탐구 활동에서 한 번 더 돌아봤죠. 많은 탐구 활동을 했지만, 단순히 학업 역량을 강조하거나 수학·과학 기술의 이점만 살피기보다 다른 교과와 연계해 학습을 발전시키고, 생명윤리나 공동체, 사회 규범까지 시야를 넓힌 활동이 더 기억에 남아요. 거창한 주제보다 배운 내용을 조금씩 발전시키고 자신의 치열한 고민을 녹인 탐구 활동이 의미 있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학생자치와 수능 과탐Ⅱ, 안주하기보다 도전!

현수씨의 고교 생활에서 학생자치 활동도 큰 축을 차지한다. 고1 때는 학급 회장, 고2 때는 전교 회장을 지냈다. 다소 내성적인 성향인 만큼 큰 도전이었다고. 하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조율하며, 지원하는 역할을 하면서 주변의 신뢰를 얻었다.

“1년 동안 15개의 프로젝트를 했는데, 호응이 좋았어요. 처음으로 타 학교와 공연을 교환해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고요. 개인 시간이 줄었지만 학생회 임원이 역할을 잘 분담해줘서 부담이 크지 않았고, 저만의 의사소통 방식이나 리더십을 키울 수 있었어요.”

고3 4월, 현수씨는 또 다른 도전을 결심했다. 수능 과학탐구 응시 과목을 <물리학Ⅰ> <화학Ⅰ>에서 <화학Ⅱ> <지구과학Ⅱ>로 교체한 것. ‘사탐런’이 급증하던 시기였지만, 과학을 워낙 좋아했고 Ⅱ과목 응시 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모교의 내신 시험이 수능과 흡사해 모의고사에서 국어 영어 수학은 안정적인 성적을 확보했던 만큼 과학에 시간을 투자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수능 기출문제와 EBS 연계 교재에 집중하며, 9월 모의평가에서 정시 지원이 가능할 정도의 성적을 확보했다. 진학 선생님과의 상담 끝에 수시에서 수능 이후 면접이 있는 종합전형을 중심으로 서울대 지역균형전형, 연세대 활동우수형, 가톨릭대 학교장추천전형, 성균관대 성균인재전형, 가천대 가천의약학전형, 아주대 ACE전형에 지원했고, 현재 서울대 의과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다.

“후배들이 가능한 한 학교에서 많은 경험을 하길 권해요. 이때 선생님께 수시로 도움을 구하세요. 의견을 교환하면서 방향을 정리하고, 아이디어나 활동 순서를 정비하며 질을 높일 수 있거든요. 무엇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필요하거나 해보고 싶은 공부나 활동은 일단 참여하고, 취약점을 극복하는 경험도 해보세요. 의학 분야는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게 필수인데, 학교는 비교적 안전하게 실패하며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입시에서도 경쟁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으니 마음껏 도전해보세요.”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 <확률과 통계>는 의료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데이터와 직접 관련이 있고, <기하>도 의료 영상을 분석하거나 장기를 모니터링하는 데 필요한 기초 개념을 이해할 수 있으며, 미분과 적분은 상태 변화를 다루기에 신약 개발과 치료법 연구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해 모두 수강했다.

▒ <생명과학Ⅰ·Ⅱ> <화학Ⅰ·Ⅱ> <고급생명과학> <화학실험> 화학은 과학 교과 중 가장 흥미가 컸고, 실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은 데다 사람의 생명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 생명과학도 화학과 연계되는 부분이 많고 의학에 필수적이라 선택했다.

▒ <정보> <프로그래밍> <정보처리와 관리> 어릴 때부터 코딩을 좋아했는데, 용인홍천고가 마침 AI선도학교라 다양한 컴퓨팅 과목을 제공해줘 가능한 한 이수했다. 파이썬과 C언어를 익히고 관심 분야 주제를 직접 프로그래밍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수학> 의학 속 수학을 탐구하며 CT기술과 연립방정식에 대해 발표 <학교자율과정> ‘전자공학도를 위한 의료영상시스템 개론’ 과정에 참여한 후 텍스트 코딩 언어로 실습해보면서 의용전자공학에 대한 이해를 높임

/2학년/
<수학Ⅰ> 로그함수와 베버-페히너의 법칙을 연계하여 생명과학 분야에서의 수학적 활용성을 탐구 <확률과 통계> 내분비교란물질 노출과 건강 상태의 연관성을 탐구하기 위해 직접 설문조사를 실시해 통계 분석을 수행 <화학Ⅰ> <침묵의 봄>을 읽고 ‘살충제의 위험성과 현재’를 주제로 발표함 <고급생명과학> 다발성 자가면역질환의 연구 진행 상황과 치료 방향성이 궁금해 주제 탐구, 치료법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

/3학년/
<미적분> <미적분의 힘>을 읽고 철학적 시각에서 미적분학이 물리, 경제, 생물학 분야에 기여한 바를 분석 <심화수학> 편미분방정식 중 확산방정식을 기반으로 산소가 이동하는 생리학적 과정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해 천식 환자의 산소 확산 과정을 탐구 <물리학Ⅱ> 광유전학을 활용한 재활, 대사질환 치료법을 탐구 <생명과학Ⅱ> 수행평가에서 다룬 스트레스와 코르티솔 사례 연구를 확장해 ‘코르티솔 기능 억제제(미페프리스톤)의 당뇨병 영향’이라는 주제로 보고서 작성




/나를 성장시킨 모교의 특색 활동/

학생 주도성 프로젝트

“용인홍천고는 프로그램이 참 다양해서, 학생 입장에선 관심 분야를 파고들 기회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중 저를 가장 성장시킨 건 학생 주도성 프로젝트예요. 매해 2~4명이 모둠을 짜 6개월가량 탐구를 진행했죠. 고1 땐 ‘유전과 신경의 관계’, 고2 땐 ‘식물의 뿌리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장뇌축 근거’, 고3 땐 ‘대체당이 장내 미생물 및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탐구했어요.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융합·확장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고, 관심사가 다른 친구와 협업하며 새로운 지식을 얻고 시야도 넓힐 수 있었어요. 심화 학습의 계기가 됐고, 다른 교과·동아리 활동에서 연계 활동을 하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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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 고등 (2026년 01월 21일 12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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