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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2호

감으로 풀지 말고 나만의 논리 펼쳐라

수포자 막는 기하 공부법

중학교 수학 2학기에 배우는 기하. 가장 기본적인 도형에 대해 배우는 1학년 과정은 그럭저럭 잘 넘겼으나 2학년 ‘도형의 닮음’을 맞닥뜨리면서부터는 ‘멘붕’에 빠지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알쏭달쏭 이해가 될까 말까 한데 피타고라스 정리가 연이어 나온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말 그대로 ‘수포자’가 되기 십상.
전문가들은 중학교 기하를 제대로 공부하려면 공식을 외우거나 감으로 풀지 말고 원리를 이해하며 정확히 논증해보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중학교 기하 공부법, 학년별로 꼭 알아야 할 중요 개념과 함께 살펴봤다.

취재 송은경 리포터 eksong@naeil.com
도움말 전인덕 원장(아이디수학학원) 최은정 교사(서울 성서중학교)


중학 기하 제때, 제대로 공부해야

기하는 도형의 기본적인 성질을 이용하는 ‘논증 기하’와 좌표를 이용해 대수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는 ‘해석 기하’가 있다. 중학교에서는 주로 논증 기하를, 고등학교에서는 해석 기하를 다룬다.

문제에 따라서는 도형의 성질을 이용해서 푸는 것보다 좌표를 사용하는 편이 훨씬 더 간단할 때도 있다. 하지만 모든 기하 문제를 좌표를 이용해 푸는 것은 매우 어렵다. 오히려 중학교에서 배운 도형 개념을 적용하면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어려운 기하 문제들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배운 도형에 대한 지식을 모두 활용해 해결해야 한다. 중학교 기하를 제대로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아이디수학학원 전인덕 원장은 “중학교 때 기하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학생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문제 난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손을 못 댄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중학교 기하를 다시 공부하기란 사실상 어렵고, 중학교 기하 영역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만한 문제나 기회가 별로 없다. 중학교 기하는 배울 때 확실히 공부해둬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 성서중 최은정 교사는 “기하는 문제 해결 방법이 다양해 추론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아주 좋은 영역이다. 한 문제를 다각도에서 생각해보는 습관을 통해 창의력과 수학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며 중학교 기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공식의 원리·유도 과정까지 이해 필요

중학교 기하에서 가장 큰 고비는 2학년 2학기. 도형의 닮음, 피타고라스 정리와 같은 기하 논증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적절한 보조선을 찾아 긋고,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도형의 성질이나 공식을 떠올려야 하는 등 문제 풀이에서 엄밀한 추론 과정을 요구하기 때문. 이러한 논증 과정에 익숙지 않아 감으로만 문제를 풀려고 하면 기하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기하는 대수 영역과는 달리 문제 풀이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도형의 성질을 단순히 암기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으로는 응용 문제를 풀 수 없고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최 교사는 “도형의 성질을 학습할 때는 먼저 주어진 문장에서 가정과 결론을 구분 짓고, 가정에서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여러 번 적어보며 다양한 공식의 원리와 유도 과정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한다. 원리를 이해하면 계산 실수가 잦을 수 있는 대수 영역보다 기하 영역이 오히려 더 쉽고 명확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중1

점, 선, 면 등의 기본도형의 성질, 간단한 도형의 작도, 삼각형의 합동 조건과 같은 기하의 기초적인 내용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평면도형, 입체도형의 성질들을 다룬다. 중1 기하 파트는 난도가 높지는 않지만, 앞으로의 기하 공부를 위해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전문가 ADVICE

삼각형의 합동 조건 세 가지를 이용해 주어진 도형 그림에서 합동인 삼각형을 찾아내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해요. 이 과정에서 같은 변의 길이, 같은 각의 크기는 한눈에 파악되도록 기호를 이용해 그림에 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2

삼각형과 사각형의 성질, 피타고라스의 정리, 삼각형의 닮음 등을 배우며, 본격적으로 기하 학습에서 중요한 논증 기하를 경험하게 된다.



전문가 ADVICE

도형의 닮음 - 고등학교 기하에서 많이 쓰이는 중요한 개념으로, 삼각형의 닮음에서는 AA 닮음을 이용하는 유형이 많아요. 풀리지 않는 도형 문제에서 같은 각을 같은 모양으로 표시하다 보면 닮음인 삼각형이 보이게 되고, 닮음인 삼각형에서 대응하는 변의 길이가 같음을 이용해 비례식을 세워 해결하면 됩니다. AA 닮음 관계인 ‘모래시계 닮음’ 유형도 고등학교에서 자주 나오는 내용이니 꼭 익혀두세요.

피타고라스 정리 - 중2 과정에서는 직각삼각형의 세 변의 길이를 유리수로 한정하지만, 중3 과정에서는 무리수로 확장해 피타고라스 정리를 다양하게 활용하니 중요성을 간과하면 안 됩니다. 중3에서 무리수를 학습한 후에는 피타고라스 정리를 이용해 직사각형과 정사각형의 대각선 길이, 정삼각형의 높이와 넓이, 직육면체와 정육면체의 대각선 길이는 공식으로 유도하고 외워두는 것이 편해요.
피타고라스 정리는 고등학교 기하에서도 연계성이 높고 직각삼각형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정리이므로 도형에서 직각삼각형이 보이지 않을 때는 적절한 보조선으로 직각삼각형을 만드는 것을 연습해야 합니다.


중3

삼각비와 원의 성질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이뤄져 있다. 2학년 과정의 닮음과 피타고라스 정리를 제대로 학습했다면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다.



전문가 ADVICE

삼각비 - 초등학교의 비율, 중2의 닮음비와 밀접하게 연결되며 고등학교에서는 삼각함수로 이어지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직각삼각형에서 두 변의 길이의 비율로서 cos, sin, tan 세 가지를 배우는데, 여기에서 삼각비가 정의 가능한 이유는 닮음인 삼각형에서 대응하는 두 변의 길이의 비가 같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어야 해요.
중3 과정에서 삼각비는 30°, 60°, 45°와 같은 특수각만 다루는데, 특수각은 기하에서 항상 등장하므로 많이 연습해두면 좋아요.

원의 성질 - 중1에서 배운 부채꼴과 호의 성질, 중2에서 배운 외접원, 내접원과 연결돼 더욱 확장된 개념과 성질들을 배우게 돼요. 원은 수능 문제에도 자주 등장하는데 ‘원주각은 중심각의 절반’과 같은 각의 성질을 알아야 풀리는 문제가 많답니다. 고난도 문제에서는 알고 있는 원의 성질을 사용하기 위해 적절한 보조선을 찾아 그려야 하는 문제들이 많이 등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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