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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1호

특목·자사고 기피 현상 본격화?

2021 입시로 본 2022 특목·자사고 전망

수도권 지역의 후기고 원서 접수가 끝났다. 수도권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특목·자사고를 보유한 지역. 올해 지원 결과는 어땠을까? 대부분의 학교에서 지원자가 줄었다. 특목·자사고 기피 현상이 본격화됐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고교 입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정부의 꾸준한 특목·자사고 억제 정책이 지원 심리를 본격적으로 압박했다는 분석과 대입 정책 변화로 학교별 선호도 차이가 더 벌어진 것이라는 해석이 대표적이다. 2021 입시를 바탕으로 2022 고입 포인트를 짚어봤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도움말 오종운 이사(종로학원하늘교육)·유근상 수석컨설턴트(와이즈만입시전략연구소)


2021 고입, 지원자 또 줄었다

2021학년 외고·국제고·자사고 경쟁률이 또 감소했다. 서울 지역 2021학년 후기고 원서 접수 결과, 일반 전형 기준 경쟁률이 서울국제고는 2.01:1, 전국 단위 자사고인 하나고는 1.99:1로 각각 전년도 2.54:1, 2.7:1보다 소폭 낮아졌다. 6개 외고, 지역 단위 자사고 20곳도 하락세를 이어갔다(표). 특히 지역 자사고는 절반인 10개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같은 시기 원서 접수를 끝낸 경기의 국제고·외고도 정원 내 전형 경쟁률이 전년보다 낮다. 앞서 먼저 학생을 선발한 과고(3.17:1)와 영재학교(13.69:1)도 지원자가 줄었다.

이를 두고 특목·자사고 억제 정책 때문이라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학생 수 감소의 영향이 크다고 꼬집는다. 교육통계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중3 학생 수는 41만3천179명으로 지난해(44만8천125명)보다 3만4천946명, 약 7.8%가 줄었다. 반면 선발 고교의 모집 정원은 거의 그대로인 만큼, 전체 학생 수 대비 지원자 수의 비율을 따로 봐야 한다.

예를 들어 과고의 2020학년 전체 중3 학생 수 중 지원율은 1.28%(5천750명), 2021학년은 1.26%(5천196명)로 차이가 미미하다. 전체 경쟁률로 특목·자사고 선호도나 지원 경향을 파악하는 것은 무리인 셈. 전문가들은 “같은 유형 내에서도 학교 간 선호도 차이가 이미 크게 벌어졌다. 개별 상황을 따로 봐야 하며, 과고와 영재학교는 지난 11월 입시 개편 예고를 더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말한다.







POINT 01 특목·자사고

상산고·외대부고는 경쟁률↑

올해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전체 경쟁률은 하락했지만, 상승세를 보인 곳도 있다. 외대부고와 경기 안산동산고는 사회 통합 전형 지원자가 줄어 전체 경쟁률은 하락했지만, 일반 전형은 각각 2.43:1, 1.01:1로 전년보다 높았다.

민사고(1.91:1) 상산고(1.84:1) 서울 양정고(1.59:1) 서울 휘문고(1.33:1)도 전체 경쟁률이 상승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이사는 “정시 확대의 영향이 크다. 전국 단위 자사고 중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민사고 상산고 외대부고와 하나고의 희비가 엇갈렸다. 의대 진학자가 많고, 정시 합격자가 많은 학교에 지원자가 늘었다.

수시 중심 진학 학교로 알려진 하나고의 지원자가 준 것으로 보아 ‘서울 주요 대학 정시 확대’라는 대입 정책 변화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정시 진학률 향후 선호도 좌우할 듯

같은 맥락에서 지역 자사고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사교육을 받기 유리한 교육특구 학교, 정시 진학자가 많은 학교에는 지원자가 늘었다. 수능은 학교보다 학생 개인 역량, 사교육 환경의 영향이 크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외고는 인문 계열 약세와 외국어 특화 교육과정이 정시에서는 수시만큼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려워 지원율 감소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오 이사는 “수시 확대 기조에서 특목·자사고나 일반고나 수시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제는 수시와 정시 비중이 5:5다. 특목고는 교육과정이 특화돼 있지만, 자사고는 일반고와 큰 차이가 있는 곳이 별로 없다. 주요 지원층의 눈높이를 고려하면 내년부터는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학부 선발로 회귀한 약대,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의대 진학 규모가 학생 모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고교 유형이 아닌 학교 간 선호도 차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OINT 02 영재학교·과고

변별력 높은 2. 3단계 전형 변화 주목

영재학교와 과고는 올해 상황보다는 예고된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영재학교·과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에 따르면, 원서 접수 시기가 영재학교는 6월, 과고는 9월로 늦춰진다. 또 영재학교 중복 지원을 금지하며, 2단계 전형인 영재성 검사에서 선다·단답형 문항 비율을 축소하고 문항 수를 줄인다.

2021학년 기준 8개 영재학교 영재성 검사 문항을 분석한 결과 수학은 80.9%, 과학은 62.3%가 선다·단답형 문항으로 출제됐다. 개선안에 따라 내년부터 이를 30% 이내로 축소한다. 문항 수도 수학은 평균 22.4문항에서 10문항, 과학은 44문항에서 25문항 이내로 줄인다. 대신 서술형 문항 비율을 늘린다.

과고는 수학·과학 등 교과 역량을 주로 보던 2단계 면접 평가에서 창의성과 종합적 사고력, 협업적 태도 등을 평가할 수 있도록 문항을 개선할 방침이다. 아울러 모든 전형의 문항은 일반에 공개된다.


2단계 이후, 속도보다 다양한 접근 중요해져

이를 바탕으로 내년 상황을 예측하면, 영재학교의 평균 경쟁률은 하락이 불가피하다. 중복 지원 금지로 허수 지원이 빠져 2021학년 영재학교 평균 경쟁률(13:1)의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실질 경쟁률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이다. 당락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전형의 평가 방식이 달라져 이에 맞춰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와이즈만입시전략연구소 유근상 수석컨설턴트는 “영재학교·과고 모두 변별력이 높았던 2단계 전형의 출제 경향이 바뀐다. 특히 짧은 시간 정답을 내는 ‘속도전’ 성격의 학습보다, 확실한 개념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문제 해결력을 다지는 훈련이 고득점을 좌우할 전망이다. 출제 패러다임이 바뀐 만큼 이에 대한 대처가 중요하다. 한국과학영재학교의 기출문항이 이와 유사해 수험생들이 참고하면 좋다. 아울러 개념 학습이 더 중요해졌다. 문제집의 출제 의도를 확인하며, 맞게 풀었는지 그대로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증하며 학습해나가면 개념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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